전시 개요


전시 제목

삶이 흐르는 강 MEKONG - 메콩강과 함께하는 6개국 107인 공감사진전


전시 기간

2021년 12월 15일 (수) - 2022년 2월 6일 (일)

(오프닝: 2021년 12월 18일 / 오프닝 행사 영상 보기)


전시 장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KT&G 상상마당 4, 5층 갤러리


주최  발전대안 피다 

주관  달팽이사진골방 (임종진)

후원  (재)바보의나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KT&G 상상마당

| 모든 강들의 어머니


메콩강은 동남아시아 대륙부에 위치한 거대한 국제 하천입니다. 중국 티베트 고원에서 발원해 중국 윈난성, 미얀마,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을 관통합니다. 세계에서 12번째로 긴 강으로 그 길이는 무려 4,350km에 달합니다. 유량은 평균 16,000㎥/s, 최대 39,000㎥/s에 이르러 세계에서 10번째로 유역량이 많기도 합니다. 유역면적 또한 매우 커서 한반도의 약 4배 크기에 달합니다.


메콩강이라는 이름은 중국 소수민족인 따이족(다이족)이 지은 것으로, '모든 강의 어머니'란 의미입니다. 메콩강 유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이 강은 어머니의 존재처럼 소중합니다. 이 강 주변에 사는 유역인구는 무려 6천 5백만 명에 달합니다. 메콩강의 자연 자원에 의존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만으로도 메콩강이 이 지역에서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지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캄보디아와 라오스의 경우, 전 국토의 86%가 메콩강 유역에 해당하고 중국 윈난성과 태국도 메콩강 유역으로 구성된 부분이 40%에 달합니다.

 

메콩강은 강 유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모든 생물들에게 풍부한 자원을 공급해 주는 보금자리일뿐만 아니라, 인문지리학적으로도 국가 간의 경계를 명확하게 하고 자원 이동을 하기 위한 무역 루트일 뿐 아니라, 민족과 문화 교류의 장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 지역의 '삶'을 이야기하는 데 있어 메콩강을 빼놓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잘못된 '개발'이 부른 비극

2018년 7월 23일. 누군가에게는 별일 없이 평소처럼 지나간 하루였겠지만, 라오스 남동부 아타프 주의 주민들에게는 악몽으로 기억되는 날입니다. 대부분의 가정이 저녁식사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고 있던 늦은 저녁 무렵, 난데없이 들이닥친 거대한 물살에 6개의 마을이 순식간에 휩쓸렸습니다. 메콩강의 지류인 세콩강과 세남노이강, 세피안강이 흐르는 고원지대에 건설 중이던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 댐의 5개 보조댐 중 하나가 붕괴되는 사고가 일어난 것이었습니다. 이 일로 인해 여의도 면적의 7배에 달하는 농경지가 파괴되고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들을 위해 책임을 지는 자들은 없었습니다. 무너진 댐이 한국의 개발원조로 지어진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지원 주체인 한국수출입은행도, 시공사인 SK건설도 침묵과 방관으로 일관했습니다.

| 강을 잃어버릴 우리에게


발전대안 피다는 대한민국 정부의 개발 원조 사업을 감시하는 활동의 하나로 라오스, 캄보디아 등 개발 도상국에서 원조 현장 평가, 시민 현장 감시단 등의 프로그램을 수행해 왔습니다. 세피안-세남노이 보조댐 붕괴 사고가 발생하자 사고 대응을 위한 국내 8개 시민·사회단체 TF에 참여해 한국 정부·기업을 대상으로 사고에 대한 진상 규명과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촉구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시민 사회 TF 활동을 통해 수집한 자료·기록을 바탕으로 2020년에는 도서 '강을 잃어버릴 우리에게 - 라오스 댐과 메콩강 개발 이야기'를 펴냈습니다. 재단법인 바보의나눔 지원으로 제작된 이 책은 메콩강 유역 주민들에게 강이 갖는 의미와 메콩강 개발의 역사를 살피고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의 구체적 사례를 통해 수력 발전 댐 건설을 통한 경제 성장 전략이 실제 주민들의 삶에 입힌 피해를 증언해 ‘발전’이라는 이름 아래 추구하는 '더 나아진 삶'은 무엇이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돌아보기를 청유하는 책입니다. 개발과 인권의 문제에 관심이 많은 5명의 활동가들이 쓴 글과, 사진을 통해 공감과 치유를 만들어 내는 1명의 사진가가 나누어 준 사진들이 실렸습니다.


다시 1년이 지나 2021년 12월 15일, 피다는 세피안-세남노이 댐 한 곳을 넘어 메콩강 전체를 통해 개발의 이름에 가려진 사람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사진전 삶이 흐르는 강 MEKONG은 '강을 잃어버릴 우리에게'에서 다루는 개발과 인권의 관계에 대한 성찰의 연장선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메콩강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성장주의라는 미명에 가려진 사람들의 '삶'을 조명해 진정한 발전의 의미를 곱씹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