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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대안<곁지기 사진가 하동훈의 시선> 봄의 소리

2022-04-28
조회수 196


눈이 내리는지, 비가 내리는지 헷갈리는 날. 바닥에 미끌리는 장화 소리와 함께 아이들 재재대는 소리가 들려온다. 확성기를 통해 나오는 선생님의 목소리는 크지만 뭉뚝하고, 아이들의 목소리는 빗물에 씻긴 듯 또릿하게 들린다. 한껏 신이 난 아이들의 목소리는 너무도 맑아서 조밀하게 만든 새하얀 마스크도 걸러내지 못하는 듯하다.


아이들이 무리 지어 다니는 모습을 본 적이 언제이던가. 예전처럼 만지며 놀 수도 없고, 환하게 웃는 서로의 입을 보기도 쉽지 않은 날들을 지내 온 아이들은, 그런 일이 있기라도 했냐는 듯 제각각의 색으로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어쩌면 우리가 알던 이전과 같은 세상은 더 이상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조금은 착잡한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쯤 만난 모습이어서인지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나를 위해, 그리고 우리를 위해, 모이고 함께 먹는 것을 삼가는 일들이 익숙해지기도 했던 터에 만난 행복한 순간이다.


빗방울이 더 이상 시리지 않다.

한동안 움츠리고, 먹먹했던 날은 가고, 이제 곧 봄이 올 것 같다.

만나고, 만지고, 떠들고, 함께 먹고, 함께 웃을 날이 코앞에 온 듯하다.


따스한 기운을 나누기 위해 서로 배려하며 기다렸던 시간들을 함께 위안할 때가 오고 있는 것이다.



사진 & 글: 하동훈

‘사진하는 공감아이’ 사진치유자, 곁지가 사진가

donghoon.ha.michae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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