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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다's View[23호] 1. 사람이 꽃피는 발전 2020

2020-01-08
조회수 967

사람이 꽃피는 발전 2020



‘에일리언 2020’, ‘2020 원더키디’... 공상과학(SF) 영화에 제목에나 나올 법한, 먼 미래쯤으로 여겨지던 2020년이 현실로 다가왔다. 게다가 SF 영화에 등장하던 상상들이 실화로 펼쳐지고 있기도 하다. 많은 일자리와 직업들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고, 마지막 인간의 영역 중 하나로 자부하던 바둑에서 인류 최고의 프로기사들이 인간의 완패를 시인하는 모습에서 이제 정말 로봇의 인간 지배에 대한 현실적 우려의 목소리들도 들려온다. 인간들의 이익과 편리를 위해 개발해온 과학기술들이 인간들에게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는 현실이다. 인류는 이제 ‘환경의 역습’과 더불어 ‘기계의 역습’마저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계의 역습’ 못지않게 인류가 인간성을 잃어가는 모습은 더 근본적인 위기감을 불러온다. ‘인간 같은 로봇’의 등장보다 ‘로봇 같은 인간’이 되어가는 현실이 더 큰 인류의 위기는 아닌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자연의 역습, 기계의 역습, 인간성의 상실... 어찌 보면 이 모든 문제들은 게임의 규칙을 만들고 통제해온 상위 1%가 더 이상 성장이 어려워지고, 더 이상의 성장을 추구해서는 안 되는 상황에서 99%의 사람들과 온 생태계를 쥐어짜고, 위기의 책임을 전가해온 ‘성장 프로젝트’의 필연적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현 인류가 겪고 있는 고통과 위기의 근본 원인은 성장의 양과 속도가 아닌 성장의 질과 방향에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SF 영화 같은 현실이 도래하고 있는 2020년, 피다는 다시 ‘사람이 꽃 피는 발전’의 깃발을 곧추세우려 한다. 2020년 한 해도 사람과 생명이 목적이 되는 발전, 사람과 관계의 성장이 내용이 되는 발전, 꽃과 같은 존재인 사람이 꽃봉우리가 피듯이 잠재력을 발현하고, 함께 성장하는 발전을 추진하려 한다.


우선 피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찰하는 데서 시작하려 한다. 지난 2년 간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일어난 미투운동 가운데 피다 역시 자유롭지 못하였다. 이는 젠더 폭력을 넘어 조직 내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력에 의한 폭력의 현실을 직면하고 성숙한 조직문화를 고민하고 계기가 되었다. 피다는 올 한 해 성숙한 조직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체계를 회원들과 함께 수립하려 한다. 기존의 사후조치 중심의 규칙 수립을 넘어 피해를 예방하고, 피해자의 치유와 상호간의 화해, 공동체의 회복과 성장을 목적으로 하는 체계를 만들려 한다. 물론 규칙과 체계가 잘 작동을 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가치와 문화가 근본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회원들과 함께 가치와 문화를 더욱 성숙시켜나가는 노력 역시 병행해갈 것이다.   


내 품에 가시 있음을 성찰하지 못한 채 다른 이를 껴안으려 할 때, 누군가, 특히 연약하고 위험한 환경에 처해 있는 이웃들의 가슴에 상처를 입힐 수 있음을 경계하려 한다. 단순히 경제적 기준 하나로 열등감과 우월감이 혼재된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려 한다. 경제발전 중심의 패러다임을 넘어 환경, 노동, 인권, 민주주의 등 다각적인 관점에서 우리사회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좀 더 바람직한 발전모델을 시민들과 함께 학습하고 모색하려 한다. 이러한 성찰과 학습을 바탕으로 우리의 국제개발협력을 점검하려 한다. 경제적 기준 하나로 우월감 속에서 우리식의 발전을 강요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려 한다. ‘국익’이 ‘공익’이 되어버리기 일쑤인 국제무대에서 국제개발협력이란 이름하에 우리의 이익을 위해 협력국과 그 사회를 도구화하고 있지 않은지, 국제개발협력의 구체적인 사례를 시민들과 함께 조사하고 학습하려 한다.

 

세계시민들과의 교류와 연대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우선 우월적이고 일방적인 방식을 경계하고 세계시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려 한다. 그들 자신과 공동체, 그 사회의 발전은 고유한 역사와 문화가 있음을 존중하고, 스스로가 추구하는 발전의 방향에 대해 경험하고 배우려 할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거울이 되고, 스승이 될 수 있는 교류와 연대를 추구할 것이다. 또한 자본주의 위기의 책임을 99%의 민중들에게 떠넘기려는 자본의 보편적 속성과 어느 지역 누구나 그 희생양이 될 수 있음을 주지하고, 다양한 현장의 아픔에 공감하고 연대하려 한다. 2020년, 피다부터 성찰하고, 시민들과 함께 성찰하고, 학습하고, 실천하고 연대하는 한 해를 채워가려 한다.



기사 입력 일자: 2020-01-08


필자: 김경연 발전대안 피다 공동대표 / kaykim70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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