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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24호] 2. <곁지기 사진가 하동훈의 시선> 일상을 지켜주는 사람

2020-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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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지기 사진가 하동훈의 시선>


"일상을 지켜주는 사람"


▲ 일상을 지켜주는 사람©하동훈 


출근 시간이 조금 지난 아침, 지하철 역사를 지나는데 바닥이 젖어있다.

‘비 소식은 없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우산을 챙겼나 하고 돌아보다 보니 방역요원 한 분이 머리부터 발끝을 감싸는 방호복을 입고, 긴 소독기 막대기를 이리저리 흔들고 계신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이미 역사 안을 한 바퀴 다 돌고 나오신 후인지, 계단을 앞에서는 잠시 멈추어 숨을 고르신다. 이내 계단을 오르시는데, 발을 떼는 속도가 아까 보다 많이 느리다. 방호복 스치는 소리도 점점 무거워지는 듯하다. 어느새 노즐 사이로 소독약이 치익 뿌려지는 소리보다 마스크를 넘어 터져나오는 아저씨의 숨소리가 더 크게 들려온다.


어느 한구석이 빠질세라 이 끝에서 저 끝까지 꼼꼼히 챙겨가며 계단을 오르시던 아저씨는 마지막 계단을 딛고 나서야 방호복 모자를 살짝 걷어내고 바람을 쐬신다. 

 

이번 여름은 그 어느 해 보다도 덥고 힘들 거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바람도 통하지 않는 방호복과 함께 지내시게 될 저분의 여름은 얼마나 더 고되고 길지 마음이 쓰였다.

동시에 감사함과 존경의 마음도 한 번에 쏟아져 나와서 나의 마음도 뒤범벅이 된다.


우리의 일상을 지켜주는 분들은 우리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우리보다 먼저 움직이거나, 우리 뒤에서 움직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 드러나지 않게 수고하고 있음을 느끼고 감사할 줄 알아야겠다고 다시금 떠올려본다.



기사 입력 일자 : 2020-06-26


사진&글 : 하동훈 ‘사진하는 공감아이’ 사진치유자, 곁지기 사진가 / dong-hoon.ha.michae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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