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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다액션2021 토크콘서트 4회차 리뷰: 더 오래, 더 즐겁게 - 청년활동가들의 지속 가능한 활동을 위한 대안 찾기

2021-11-11

더 오래, 더 즐겁게

청년활동가들의 지속 가능한 활동을 위한 대안 찾기 
- 활동가의 목소리로 만드는 국제개발협력 속 민주시민교육 4회차 행사 리뷰 -


지난 10월 말, 발전대안 피다는 국제개발협력 활동가들이 더 오래,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개발협력 활동가들의 지속가능한 활동’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그 첫 번째 시간으로 10월 28일, 청년 활동가들이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한 대안 찾기’라는 주제 아래 함께 모였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일하며 느꼈던 어려움과 고민을 나누고 공감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번 피움에서는 청년 활동가들의 고민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가 가득했던 현장을 담아 보았다.



사회: 발전대안 피다 김향지 팀장

패널

-  국개협UP <니캉내캉> 꾸숨: NGO 봉사단 및 NGO 6.5년 경력의 활동가 

-  국개협UP <니캉내캉> 포포에: 개발 NGO 및 중간지원조직 5년 경력의 활동가

-  이어주네 노니필: 개발 NGO 및 공공기관, 지역 커뮤니티 등 1.5년 경력의 활동가

-  좋은 일 하시네요 M: 개발 NGO 8년 경력의 활동가




주제토론 1 봉사와 직업 사이: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노동 조건


  Q1. 고용 안정


김향지: 오늘 첫 번째 주제 토론에서는 개발협력 활동가들의 지속적인 활동을 어렵게 하는 노동 조건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아무래도 이 분야의 노동 조건을 얘기할 때 가장 두드러지는 문제점은 고용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모든 활동가들이 안정적인 정규직으로 일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죠. 특히 개발협력 입문 필수코스가 된 NGO 봉사단이나 ODA YP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일자리의 평균적인 질을 저하시킨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단체들 입장에서는 이 프로그램들을 통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부족한 인력을 충원할 수 있기 때문에 의존도가 높은 편입니다.

이 문제에 대한 패널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요. 이러한 입문 프로그램이 오히려 고용 불안정을 높인다는 비판과 그마저도 없으면 고용 창출이 안 된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니캉내캉 꾸숨: 봉사단과 YP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이 프로그램들이 개발협력 분야에 입문하는 경력 사다리가 된다는 점은 사실인 것 같아요. 저희가 진행했던 설문 중 “처음 경력을 시작한 활동의 형태는 무엇이었는지”라는 질문에 170명 중 23%(39명)가 월드프렌즈 NGO봉사단, 12%(21명)가 YP라고 답변했습니다. 이 결과로 봤을 때, 절반이 넘는 활동가들이 이 두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협력에 입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입니다.

또 이 제도 자체가 우리 분야 일자리 질을 낮추고 고용 불안정성을 높인다고 바로 단정지어 생각하기에는 구조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니캉내캉 포포에: 개발협력 분야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와 정보가 적다 보니 어쩔 수 없이 YP나 봉사단으로 인력이 몰리게 되는 점도 있는 것 같아요. 저도 그렇지만 이 분야 사람들을 만나면 YP나 봉사단 경험에 대한 질문을 당연하게 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경험이 없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걸 꼭 해야 하나’ 하는 부담이 있을 수 있고, ‘한번 꼭 다녀와’ 하는 이야기들이 오히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다른 시각에서는, 개발협력 현장이 그곳에 있는 것은 맞지만 그 현장을 경험하고 알아가기 위해 봉사단을 다녀와야만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개발협력 안에 마케팅, 인사, 회계 등 다양한 직종이 있고 그런 일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들어올 수 있는 기회나 채널도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노니필: 먼저, 저는 이 프로그램들이 개발협력 일자리의 질을 낮추거나 고용 불안정을 촉진시킨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물론 이 제도들이 단기 일자리 중심이거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숫자 채우기 형태라는 비판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제도들이 개발협력 분야를 경험하고 더 나은 일자리로 옮겨갈 수 있는 발판이 된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서 수혜를 받은 입장이기도 하고요.


M: 국제개발협력도 하나의 산업이라고 봤을 때, 2010년대 초반까진 모금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성장했다가 최근엔 성장 폭이 둔화되었다고 보입니다. 이 분야가 IT나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들처럼 고속 성장하며 일자리가 쏟아져 나오는 산업은 아니지요. 이에 더해, 이 분야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후원금으로 운영된다는 특성이 임금과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고요. 그래서 YP나 봉사단 프로그램 자체는 좋은 입문 제도지만, 이 제도를 거친 사람들이 고용으로 연결되기엔 시장의 일자리 자체가 한정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Q2. 젠더 불균형


김향지: 개발협력 분야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여초라는 것인데요. 기관마다 성별의 비율은 모두 다르겠지만 절대적으로 남성의 비율이 많은 기관은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앞서 이야기 나눈 고용 불안정 문제와 뒤이어 나눠 볼 저임금, 사회 인식과 같은 개발협력 분야의 노동 조건과, 이 분야에 여성 근로자 비율이 높다는 특징 간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요?


니캉내캉 포포에: 국개협UP에서 진행했던 관련 설문 결과를 먼저 공유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설문에 응답하신 분들의 성비도 7:3으로 여성이 많은 여초 양상을 보였는데요. 월 임금을 묻는 문항에 대한 답변을 살펴보면, 남성 응답자의 평균 임금은 234만원, 여성 응답자의 평균 임금은 211만원이었습니다. 이를 직급별로 나누어 보면, 신입~실무자(3-5년)급의 남성 평균 임금은 220만원, 여성 평균은 207만원으로 13만원 차이가 났습니다. 중간책임자급에서는 남성 평균 297만원, 여성 평균 265만원으로 약 30만원으로 차이가 더 벌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 설문에선 성별, 임금, 직급이라는 정보만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세 요소 간의 더 깊은 상관관계가 있는지는 살펴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여성 구성원 비율이 많음에도 직급별로 여성과 남성의 임금 차이가 난다는 점을 생각하면 상관관계가 전혀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니캉내캉 꾸숨: 설문 결과를 해석하면서 저희 내부에서 ‘이런 결과가 나타나는 원인’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는데요. 가장의 역할에 대한 인사권자의 고정관념, 관리자 임명 시 남성 선호, 기혼 여성의 근무 형태, 미혼 여성이 기혼이 될 것에 대한 우려를 바탕에 둔 직무 배치 등의 고착화된 인식에서 기인하는 많은 원인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니캉내캉 포포에: 물론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은 우리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져 있는 문제입니다. 그렇지만 우리 분야 안에서 성 평등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놓고 함께 이야기할 필요가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M: 저는 예전에 ‘왜 이 분야엔 여성이 많지?’라는 질문에 대해 남성 동료와 이야기 나눈 적이 있는데요. 그분이 니캉내캉분들과 비슷한 이야기를 하셨어요. 아직은 한국 사회에 남성의 경제력, 가장으로서의 책임, 소위 말하는 사회적 성공을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남아있다. 그래서 개발협력 분야에서 요구하는 스펙을 가진 사람들이 굳이 이 분야를 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요.

이 이야기를 듣고,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성은 조금 조건이 안 좋아도 일을 한다는 것이죠. 이 부분에 대해서 저는 전통적으로 돌봄, 봉사가 여성의 역할로 여겨져 왔고 개발협력 또한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는 비슷한 형태의 전문적이지 않은 ‘좋은 일’로 여겨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인식이 저임금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습니다.


노니필: 젠더 이슈에 대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성 평등과 다른 노동 조건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남자 입장에서 성 평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예민한 부분이다 보니 이야기하기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이야기하며 고민하는 과정 역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시행착오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꾸준히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3. 저임금 & 사회 인식


김향지: 앞서 M님께서 이 분야가 성장 폭이 둔화되어 있다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요. 사실 전체적인 그림에서 정부의 ODA 예산만을 놓고 봤을 때는 예산은 매년 늘고 있고 내년만 해도 17% 상승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습니다. 물론 사업 규모가 커진다는 것이 그 안의 인력에 대한 투자(임금 등)가 비례하게 상승한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데요.

공공부문의 재원에 많이 기대고 있는 개발협력 시민사회에서 저임금 문제를 개선하려면 무엇이 필요해 보이는지 의견 듣고 싶습니다.


니캉내캉 꾸숨: 시민사회 분야에서 연봉 테이블 자체가 적게 책정되어 있고, 공공 재원에 의존하다 보니 임금을 높이지 못하는 데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M님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이 분야는 새로운 직종이나 일자리가 계속 창출되는 것은 아니다 보니, 한정적인 고용 틀 안에서 ODA가 늘어나면 임금보다는 사업의 질과 양을 높이는 데 집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M: 사실 ‘ODA 예산이 17%가 늘면 우리의 임금도 17% 늘고, 이런 임금 상승이 시민사회에 낙수효과처럼 전달되는가’ 하고 생각하면 그건 아닌 것 같아요. 늘어난 ODA 예산은 국가 간 프로젝트, 봉사단, 연수 등의 사업비로 가겠지요. 정부 재원 비중이 큰 기관에서는 인건비 제한 등 정부 예산 지침에 영향을 많이 받겠지만,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은 ODA 예산과 관계없이 연봉 테이블에 의해 임금이 책정됩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연봉 테이블 자체가 개선되어야 하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 업계에서 요구하는 스펙에 비해서 처우가 낮기 때문에 각 기관들에서 이를 개선하려는 의지가 필요하고, 기관별 혹은 개발협력 전체 종사자 노조 같은 부분들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시에 우려되는 부분은 후원자들의 인식인데요. 후원금으로 임금을 인상한다고 하면 당연히 많은 클레임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후원금과 임금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이 항상 고민의 지점이 되는 것 같습니다.


노니필: 비슷한 맥락에서 개발협력 시민활동가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면 임금 등의 노동 조건도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임금을 포함한 단체 운영비가 상승하는 것에 대한 후원자들의 거부감이 있는데요. 우리나라 후원 문화가 다른 선진국처럼 변화해 가기 위해서는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겠고, 지금 그 과정에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니캉내캉 포포에: 노니필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 분야의 노동 조건을 이야기하는 데 사회 인식이 영향을 미치고 이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우리의 일을 좋은 일, 봉사 활동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남아 있는데요. 봉사는 무보수로 하는 일이지만, 우리는 이 분야를 업으로 삼고 활동함에도 적은 비용으로 좋은 마음으로 봉사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활동가에게 충분한 처우나 급여를 제공하는 데 어려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M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개인 후원자나 외부 도너의 후원금으로 운영하는 기관에서는 더욱이 후원자의 입장이 운영비나 인건비를 책정하는 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이 때문에 개발협력 활동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헌신이나 봉사가 아닌 노동자, 실무자로 바뀌면 그것이 우리의 노 동조건 개선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제토론 2 운동과 노동 사이: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조직 문화


  Q1. 조직 문화


김향지: 개발협력 분야를 떠나는 이유로 ‘국개협UP’ 연구의 응답자 21%가 ‘조직 문화’를 꼽았고, ‘좋은 일 하시네요’ 연구에서도 활동을 중단하게 되는 주요한 요인들이 ‘조직 문화’와 관련돼 있는 걸로 나옵니다. 혹시 패널분들께서는 조직의 리더나 관리자의 다양한 활동 배경에 따라 조직문화에 대한 특이점을 느끼신 부분이 있으신지요.


니캉내캉 꾸숨: 조직의 미션과 비전만큼 리더와 관리자, 이사회 구성원들의 활동 배경이 조직 문화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합니다. 조직의 리더에 따라 조직의 방향성이 달라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 대외적으로 보여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리더의 경우, 모든 활동을 수치화해서 널리 알리는 것에 중점을 두고,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거나 개인의 성장보다는 조직 전체에 중심을 두는 리더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조직의 장이 나아가려고 하는 방향에 따라 사업의 우선순위가 달라지고 조직의 색깔이 결정되는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노니필: 제가 있었던 조직의 리더는 외국계 기업 CEO이셨는데요, 조직의 리더나 관리자의 활동 배경에 따라 조직 문화에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직접 마주할 일은 적었지만, 비영리조직, 시민사회 조직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영리 마인드도 어느정도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또한 소위 말하는 ‘한비야 세대’와 ‘이케아 세대’ 간의 갈등도 경험했던 것 같습니다.


M: 국제개발협력 사업만 진행하는 기관도 있지만 국내 복지 사업도 함께 진행하는 기관도 있는데요, 특히 복지 사업을 먼저 시작한 경우에는 사회복지 출신의 리더가 다수이고 정부 위탁 사업을 많이 진행하게 되면서 공무원 마인드의 조직 문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조직의 규모에 따라서 모금액이 큰 규모의 조직의 경우 관료화된 양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조직의 규모가 있으면 직급 체계가 명확하고 사측과 노측의 경계가 뚜렷하게 있고 경영진의 의사 결정이 실무진이나 조직원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합집합이 아니기 때문에, 조직이 내린 의사 결정에 실무자로서 동의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매 건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고 할 수 없어서 그럴 때엔 ‘나는 직장인이다’라고 생각하고 제 일에 집중하는 편인데, 그러다 보면 조직에 대한 애정, 미션과 가치에서 점점 멀어지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김향지: ‘일은 일로서’라는 태도가 존중되기를 바라는 현 세대 초급/실무자급 활동가들의 정서가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치지향적인 일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너무 괴리가 느껴지면 오히려 의욕이 저하된다는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결국엔 어느 한 극단으로 치닫지 않는 게 중요해 보입니다. 조직 문화에서 비롯된 애로사항들이 많이 있는데요, 이런 부분들은 노동 조건보다도 명확하게 진단하거나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해결이 쉽지 않은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청년활동가들이 이런 문제점들을 갖고 리더나 관리자가 될 때까지 버티고 기다리는 것이 답인가 하는 생각도 들면서도, 지금 당장의 활동의 지속가능성을 만들어 주는 변화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시도해 볼 수 있을지 자유롭게 의견 나눠 주세요.


니캉내캉 포포에: 생각의 차이와 갈등은 언제나 발생할 수 있다고 조직 안에서 인식하고 있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함께 꺼내 놓고 이야기하지 않으면 조직 내 한 개인이 힘들어질 수 있는 상황이 생길 수 있는 것 같아, 옆에 있는 동료와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내부적으로 어렵다면 같은 분야에 종사하는 활동가들과 현안에 대해 답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일 것 같습니다.


노니필: 저는 주로 일하면서 생긴 답답함들을 주변 네트워크를 확장하며 나눠왔던 것 같습니다. 제 고민을 공유하고, 활동에 대한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민했던 것이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주제 토론 3  변화의 가능성: 모두가 더 오래, 더 즐겁게 일하는 개발협력을 위하여


  Q1. 정책적 변화


김향지: 내부적인 변화도 중요하지만, 외적인 조건들이 변화하고 외부적인 지원이 받쳐 주는 것도 중요한데, 모두가 더 오래, 더 즐겁게 일하는 개발협력을 위해서 개발협력 활동가들의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한 정책적 변화로는 어떤 것을 제안하고 싶으신지 활동가들의 시각에서 나눠 주세요.


노니필: 노동에 대한 대가가 활동가들의 동기 부여로 작용하기 때문에 적정 임금을 보장하는 정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KOICA 전문가 등급 산정과 같이 시민사회에도 임금 기준이 마련되면 좋을 것 같은데 이를 위해서 기관들의 지속적인 협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니캉내캉 포포에: 개인이 변화를 만들어 가기엔 힘든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요, 활동가들의 네트워크를 구성해 주요 의사결정 기구에 활동가의 의견을 전달하고 이를 확대하면 변화를 같이 이뤄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향지: 지금 활동하고 계신 국개협UP과 이어주네를 포함한 4개 활동가 커뮤니티가 모인 국제개발협력 커뮤니티 얼라이언스(국커얼)에서 하고자 하는 활동 중에 말씀하신 플랫폼으로서 활동가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등의 것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관련 활동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니캉내캉 꾸숨: 말씀해 주신 대로 국제개발협력 커뮤니티 얼라이언스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지원하는 국제개발협력 커뮤니티 간의 연대체라고 소개를 하고있습니다. 관련된 활동을 노션에 기록해 공유하고 있고, 목소리를 내는 애드보커시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필요한 곳에 목소리를 덧댈 수 있는 저희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서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을 찾고있습니다. 


  Q2. 노동조합


김향지: 사회복지도 노조가 있듯 개발협력 분야도 노동조합이 있지 말라는 법은 없는데요, 개발협력 활동가들의 지속가능한 활동과 관련한 문제가 노동조합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세요.


M: 문화예술 노동계에도 노조가 만들어지고, 격무와 열악한 노동 환경에 놓여 있었던 영화계에도 노조가 만들어지면서 표준계약서가 생기고 노동 환경이 개선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발협력의 경우 후원자의 인식이나 특수성이 있긴 하지만 쪼개기 계약 등 노동법과 관련된 직장내 괴롭힘과 성희롱, 비민주적인 조직 문화, 조직 내 부패 및 비리 등과 관련한 사례를 모으고 개선을 요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노조가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장기적으로 비민주적인 조직은 후원자들이 이런 문제를 알고 후원을 중단하고 직접적으로 재정에 타격을 입어봐야 변화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활동가들이 조직 내에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이유는 좋은 일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업계 자체가 매우 좁아서 평판을 걱정하기 때문일 텐데요, 익명성을 보장받으면서 사례도 모으고 임금이나 처우 등의 문제를 노조를 통해 해결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Q3. 내가 만들 수 있는 변화


김향지: 현재 활동하는 활동가로서 이제 입문할 미래 활동가들을 위해 나는 어떤 선배가 되고 싶은지, 이것 하나만큼은 변화를 안겨줄 수 있다면 무엇을 해 주고 싶은지 나눠 주세요.


니캉내캉 꾸숨: 제가 좋아하는 말 중에 ‘자신이 어렸을 때 필요했던 사람이 되어라’라는 말이 있는데요, 제가 처음 이 분야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이 있거나 아직 완성되지 않은 고민이 있을 때 그 고민에 대해 답을 내려 주기보다는 제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민을 같이 나누고 건강한 고민을 만들어 가는 선배가 되고 싶습니다. 또, 누구나 자기만의 색깔로 꾸려나갈 수 있는 활동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니캉내캉 포포에: 미래의 활동가들을 만날 때까지 제가 이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다양한 목소리를 계속 낼 수 있는 활동가가 되고 싶습니다. 개인의 성향과는 관계 없이 조직의 분위기, 조직 문화 안에서 개인의 목소리를 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고 저도 제 목소리를 내는 활동가가 되고 싶습니다. 


노니필: 저는 모든 사람들과 조화롭게 지내는 능력을 키우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걸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국제개발협력도 어차피 사람들이 하는 일이고 또 사람을 대하는 일이기 때문에 사람과 함께 원만하게 지내고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유튜브에서 인상깊게 본 인터뷰 영상이 있는데요, 대기업에 다니는 대리-과장급의 직장인들에게 본인이 취준생으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모든 사람들이 인턴으로 돌아가서 여러 유형의 사람들을 만나고 느끼고 싶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위해 일하는 사람으로서, 되도록이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원만하게 지내는 것이 이 분야를 더욱 지속가능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M: 저는 인턴으로 시작할 때 비장함을 요구 받았던 것 같아요. 세상에 평생 직장은 없으니 여기서 일하는 동안 즐겁게 일하는 경험을 안겨 주고 싶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편하게 얘기한 것처럼 하고 싶은 말은 편하게 할 수 있는 분위기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김향지: 너무 비장하지 말자는 이야기, 관계라는 키워드, 함께 고민하고 공감하고 싶다는 메시지가 울림을 주는데요, 과거의 거대한 사회 운동이나 시민운동과는 달리 개발협력은 기본적으로 출발이 나의 생존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지향이 바깥을 향해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노동 운동이나 민주화 운동 같은 사회 운동보다는 내 삶을 통해서 겉으로 드러나는 치열함과 비장함이 약하게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생태계가 조금만 변화한다면, 나를 깎아서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살고 모두가 함께 꽃필 수 있는 일로서 매력 있는 ‘업’으로 널리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유토론 및 질의응답


김향지: 참가신청서를 통해 들어온 사전질문 그리고 채팅과 구글 설문을 통해 나눠 주신 이야기들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1. 주니어로서 소위 ‘잡일’만 하다가 연차가 쌓이는 것에 반해 역량 개발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중에 무능한 중간관리자가 되고 싶지는 않은데, 야근으로 개인 시간도 없고 어떻게 자기계발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니캉내캉: 저는 일과 개인의 삶을 분리하는 것이 건강한 삶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나의 가치관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일하는 시간 외에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할 텐데 야근이 많은 상황에서도 자기계발을 어떻게 하실지 고민 중이신 상황에 마음이 조금 아프고, 주변에 얘기해서 업무 분담을 다시 하거나 휴가를 통해 휴식을 갖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M: 저도 비슷한 고민을 했었는데요, 현재 상황을 관리자분께 꼭 말씀을 드리고 퇴근하시는 연습을 많이 하셔야 할 것 같아요. 현재 하고 있는 일이 결국은 자기 자신의 포트폴리오가 된다고 생각하시면 어떨까요. 지나친 일은 분명히 구분해야겠지만 중간관리자가 되기 위해 실무의 디테일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2. 계약직이라고 해도 나중에 다른 직장을 찾을 때 계약직으로 일했던 과거의 경력을 경력으로 인정해 주면 그것도 나름대로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잖아요. 다른 문제도 문제지만 과거의 경력이 경력이라고 인정되지 않는 것이 문제인 것 같아요. 나의 계약직 경력, 만약 5개월, 7개월, 12개월을 일했을 때 나의 경력을 온전히 2년 경력으로 인정해 줄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M: 저는 YP를 1년 동안 먼저 하고 봉사단원 활동을 1년 했는데요, 이후에 정식으로 취업을 하게 됐지만 이전 2년에 대해서는 경력으로 인정을 받지 못했습니다. 당시에는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갔는데, 사실은 이게 이야기가 많이 되고 반영이 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3. 이 분야에 계속 있으면서 버티면서 조금씩 변화를 계속 시도해 왔지만 내부선에서 한계가 많았습니다. 내부의 노력을 넘어서 외부(예를 들면 KCOC같은 지원 조직이나 미디어 등)와 함께 목소리와 판을 키우는 것도 방법인 것 같습니다. 

더불어, 활동가들의 연대체 활동들이 더 확대되어 파급력을 갖는 규모가 되었을 때 어떤 변화까지도 생각해 볼 수 있을까요?


니캉내캉: 활동가들의 활동에 대한 처우에 관련된 조직 문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때 변화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정도나 요구하는 범위가 다양했습니다. 관련해서 고민이 많은 활동가들이 많은 상황에서, 이러한 연대체들이 있다면 다양한 시도를 함께 해 보고, 떠나는 활동가들을 많이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만나는 것이 더 어려운 상황이지만 온라인으로라도 더 자주 만나서 이야기를 이어 나가면 개인들의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가치관이나 비전을 발전시킬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M: 일종의 애드보커시 활동이라고 생각한다면 일반 시민들의 인식 개선도 필요할 것 같아요. 기부나 후원 캠페인에서 활동가들은 많이 지워지기 마련인데, 후원자들에게 후원하는 단체의 활동가의 전문성과 역할을 제대로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노니필: 리더십에게 자극을 하는게 변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변화들이 많은데그런 이야기를 모아서, 모아진 의견을 리더십에 전달하면 변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오래, 더 즐겁게 일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 개발협력 활동가뿐 아니라 하루의 큰 조각을 꼬박꼬박 직장에서 보내야 하는 모든 사람이 스스로에게 던져볼 법한 질문이다. 그냥 즐겁게, 오래 일하고 싶을 뿐인데 불안정한 일자리, 적은 임금, 조직 문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너무 많다. 그래도 오늘 같은 자리를 통해 각자가 느끼고 생각한 바에 대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낸다면 활동가들의 노동 환경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 본 기사에서는 토론 내용 일부가 제외되거나 축약・편집되었습니다. 행사 전체를 다시 보고 싶으신 분들은 발전대안 피다의 유튜브 채널을 방문해 주세요. (링크)



글쓴이 : 피움 기자단 2기

윤세리 (serizetheday@gmail.com)

최하영 (zakhar102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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