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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19호] 델리아 아줌마

2019-04-17 15:23
조회수 139


[편집자주]  ‘사진하는 공감아이(이하 공감아이)’ 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하 코이카)이 지난 3월 16일부터 4월 13일까지 서울 서교동 KT&G 상상마당에서 <곁지기 시선전 : 사람이 사람을 보다> 전시를 진행했다. 지난 2018년, 코이카에서는 ‘시민참여평가단’ 을 모집해 시민들과 함께 민관협력사업 중 필리핀에서 활동하는 국내 개발NGO의 사업 현장을 찾아 평가작업을 진행했다. 또한, 그곳에서 만난 필리핀 사람들과 평가단의 활동 모습을 공감아이의 곁지기 사진가들인 임종진 대표와 하동훈 사진치유자가 담아왔고, 그 결과들이 전시로 이어진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보다’ 전시명은 공감아이의 활동 영역인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인간존엄성 사진 프로젝트명과 동일하다. 그동안 분야 내에서 고통스럽고, 어려운 모습을 중심으로 파트너국 (개발도상국) 시민들을 그려온 것에 대한 인식전환이라는 선언적 의미를 담고 있다. 현지 사람들의 존엄한 삶에 밀착해 인간 생명의 가치를 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공감아이의 활동에 깊은 공감과 강력한 응원의 기운을 보태며 ‘사람이 꽃피는 발전’을 위한 걸음을 걷는 발전대안 피다와도 좋은 동료단체로 뜻을 모아 함께 걷길 소망한다. 아래는 전시작 중 하나인 ‘델리아 아줌마’ 를 소개한다.


"델리아 아줌마"




“왓츠 유어 네임, 마이 네임 이즈 델리아.” 한쪽에서 밝은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주머니는 주르륵 주르륵 땀을 흘리던 나를 불러 울타리 안 평상에서 쉬게 해주십니다. 몇 마디를 주고 받았을 뿐인데, 아주머니는 집 안으로 나를 초대해주십니다. 일상의 공간으로 들어간 아주머니는 자연스럽게 왕골 짚풀 위에 앉으며 이야기를 이어 가십니다. 아주머니의 손을 거치는 짚풀들은 '촤좌작' 소리를 내며 근사한 모습이 되어갑니다. 언제 다시 태풍이 몰아칠지 아무도 모르지만, 다시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친구와 수다도 떨며, 하루하루 일을 하며 지낼 수 있는 날들에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고 하십니다. 


낯선 곳에 도착한 우리는 이방인임 만으로도 이름 모를 환영을 받곤 합니다. 그들의 일상에 슬쩍 들어가 본 나는, 오히려 그들의 곁을 나누어 받은 사람입니다. 나 아닌 사람에게 시간과 곁을 내어주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내어 보여준 일상의 온전하고 담담함에 나는 아릿한 감동을 받습니다. 대상으로 바라보기 보다 곁에서 머무르며 시간을 함께 하는 사람이 되어가길 다짐하며, ‘곁지기’라는 이름을 나에게 얹었습니다. 따스한 햇살이 어깨에 살포시 내려앉는 만큼의 무게감이 참 좋습니다. 뜨거웠던 햇살이 따스하게 남았습니다.


기사 입력 일자: 2019-04-18


사진&글: 하동훈 ‘사진 하는 공감아이’ 사진치유자, 곁지기 사진가 / gongam_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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