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들[24호] 서울환경영화제: 영화 <변화의 가장자리 (The Climate Limbo, 2019)> 리뷰

2020-07-31
조회수 3433

*피움 24호 5번째 기사는 총 3개의 짧은 기사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020년 7월 2일부터 15일까지 개최된 <제 17회 서울환경영화제> 상영작 중 피움 기자단이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감상하고 싶은 작품 3편을 선택해 공유합니다.


변화의 가장자리 (The Climate Limbo, 2019) 리뷰



지난 7월 2일부터 15일까지 JTBC와 환경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한 제17회 서울환경영화제가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개최되었다. 이번 영화제는 ‘ECO US, ECO EARTH’를 주제로 기후위기, 인류세, 생태계와 동물권, 쓰레기, 자원 등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었고,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제환경영화제인만큼 27개국 57편의 영화들이 상영되었다. 그 중에서도 필자가 인상 깊게 본 영화인 ‘변화의 가장자리’를 소개하려고 한다. 


▲사진: ‘변화의 가장자리’의 장면 중, 

출처 : 서울환경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유튜브 공식 트레일러 https://youtu.be/pD4FrgvkkVs


‘변화의 가장자리’는 기후 변화로 인한 인류의 이동을 테마로 하여, 기후위기와 생태위기를 마주한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방글라데시에서 홍수로 인해 난민이 된 사람, 나이지리아에서 기름 유출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불법 행위들로 인해 난민이 된 사람, 지중해의 기후 변화로 인해 피해를 입은 농부들이 등장한다. 방글라데시는 홍수가 발생하기 전 까지는 매우 풍요로운 땅이었다. 그러나 홍수는 삶의 기반이 되는 모든 것들을 순식간에 없애버렸다.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난민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나이지리아는 매우 풍부한 자원의 나라이다. 세계적인 석유 회사들은 나이지리아 사람들이 아닌 타국민들을 직원으로 고용했고, 그 자원으로 인한 수익은 자국민에게 돌아가지 않았다. 이는 자연스레 실업률을 상승시켰다. 생계가 막막한 사람들은 해적이 되거나 불법적으로 석유를 강탈하는 사람들이 되었다. 또한 석유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강과 바다에 원유가 유출되었고 그로 인해 토양은 죽어갔다. 죽어버린 토양과 수자원으로 농사를 지을 수 없기에, 생업을 잃은 농부들도 난민이 되었다. 이탈리아의 농부들은 전과 다른 환경으로 인해 농업에 큰 어려움을 겪었고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농업을 버리고 떠나게 되었다.

지구식량의 3분의 1은 벌에게 의존한다. 그러나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벌들이 눈에 띄게 사라지는 광경이 목격되고 있다. 이제 기후 위기는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다. 단순히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는 문제가 아닌, 우리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인 것이다. 

‘변화의 가장자리’는 최근 몇 년간의 심각한 기후 변화가 인류의 이동과 그로 인한 난민 발생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기후로 인한 인류의 이동은 늘 있어왔다. 그러나 최근에 이르러 기후 난민이 중요한 이슈가 된 것은, 기후 변화의 속도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2050년이 되면 2억 5천만 이상의 인구가 기후 난민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우리는 이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그저 우리와는 상관없는 제3세계의 일이라고 무관심하게 방관하고 있지는 않는가? 이 영화는 우리에게 ‘지금은 변화된 인식을 가지고 환경 보호를 위해 행동해야 할 때’라고 이야기한다.

현재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19(COVID-19)’로 인해 많은 위기를 겪고 있다. 누군가는 ‘코로나 먼저 극복하고, 환경은 그 다음에 생각하자’라고 흔히들 이야기한다(최근 대부분의 카페들은 코로나 감염 위험성을 이유로 매장 내에서도 플라스틱 컵을 제공한다). 물론 환경 문제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그러나 최근 기후 환경 문제가 전염병 발생과 긴밀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학계에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의 ‘에너지진짜뉴스’에 따르면 코로나19와 기후위기 모두 지나친 소비주의와 성장주의로 인한 결과라는 공통점을 가지며, 기온 상승과 그에 따른 기후위기는 병원균의 전파와 변형을 촉진한다고 한다. 즉, 코로나 바이러스와 환경 문제는 동떨어진 문제가 아니라는 것 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모든 것들을 위해, 작은 것이라도 하나씩 꾸준히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




기사 입력 일자 : 2020-07-31


최수은 피움 기자단, 경희대학교 국제학과 / justlikehannah@khu.ac.kr



*영화에 대한 자세한 정보 : http://seff.kr/project/the-climate-lim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