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과 사람들[23호] 마주하진 못해도 여전히 함께 : 발전대안 피다 온라인 정기총회

2020-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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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하진 못해도 여전히 함께!!

- 2020 발전대안피다 온라인 정기총회 -


▲발전대안피다 활동터인 불광 서울혁신파크의 봄 풍경


어김없이 봄이 왔다. 그리고 총회 시즌도 함께 찾아왔다. 꽃봉오리는 하루가 다르게 펑!펑! 부풀어 오르며 따스한 기운을 전하는데, 우리의 마음은 여전히 겨울 속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국내로 확산됨에 따라 봄이 왔음에도 한산한 거리와 허전한 공간은 익숙한 풍경이 됐다.

올해 피다 사무국은 조금 서둘러 2월 총회를 준비했었다. 한해 활동계획을 조금 더 일찍 회원들과 공유하고 활기찬 걸음을 시작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2월 중순 바이러스에 대한 정부 위기 경보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됨에 따라 다수가 모이는 회의, 모임, 집회 등 다양한 사회 활동들이 제한되었다. 피다의 활동터인 은평 서울혁신파크 건물도 개별 사무실 외 모든 공용공간들에 대해 무기한 사용정지 조치가 시행되었다. 총회를 위해 피다의 활동터로 회원들을 초대하고자 했던 계획을 실현하기 어렵게 되었다. “회원들의 건강과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한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는 사무국과 운영위원회의 의견을 모아, 올해 총회는 창립 이래 처음으로 <온라인 총회> 형태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많이 아쉬웠다. 매년 정기 총회는 평소에 잘 만나지 못했던 회원들과 오랜만에 한데 모여 가까이 마주하고, 교류하면서 한 해의 시작을 함께 여는 의미가 무엇보다 크고 소중하기 때문이다. 이 소중함을 나누지 못하는 현실이 무척 아쉽고 미안함도 크지만 상황이 나아지는 대로 회원들과 함께 각자의 삶과 피다 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꼭 마련하겠다는 다짐을 하며 ‘새로운 실험과 혁신의 기회가 되리라!’ 라는 긍정의 기운을 가득 안고 온라인 총회를 열었다.


피다의 온라인 총회는!?

▲발전대안피다 온라인 총회 개최 포스터


온라인 총회를 한다고 공지했을 때 일부 회원들은 ‘정해진 시간과 일정에 맞춰 온라인에서 반갑게 만나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화상 프로그램을 활용해 실시간 화상 총회를 하면 즐거웠겠지만 바쁜 현대인의 일상을 고려하여 온라인 설문방식으로 총회를 준비했다. 온라인 설문조사 툴인 구글독스(Google Docs)를 활용해 3월 18일(수)부터 25일(수)까지 약 일주일간 정회원 및 후원회원에게 보고사항과 심의안건에 대해 약식으로 설명하고 의견과 동의를 구했다. 작년 활동 주요결과와 올해 활동 계획의 구체적 내용을 담은 ‘2020년 총회 전체 자료집’을 함께 첨부해 공유하여, 각 보고사항과 심의안건에 대해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설문을 하면서 각 문항에 대해 질문이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여 회원 소통과 참여 공간을 작게 나마 열어 두었다.


함께 피워낸 피다의 2019년

2019년 피다는 어떻게 활동해왔을까? 작년 한해는 외부지원사업 없이 단체의 방향성을 구체화하고 조직 내부 정비에 힘쓴 한 해 였다. 4대 집중 활동으로 ‘1) 발전논의 및 침해대응, 2) 피움 발행 방식 개편, 3) 사무국 운영 개편 및 소통/홍보, 4) 조직 모니터링 제도 구축’을 추진했다. 특히, 조직 내부 정비 활동 중 미투운동 후속조치와 조직 모니터링 제도(정의/평등 조직문화 지침, 정의/평등 조직문화 약속문, 정의/평등 조직문화 점검 체크리스트) 구축에 집중했다. 또한, 그간 미루어왔던 행/재정 시스템 개선과 사무국 1인 체제 안정화를 위해 활동별 역할분담과 근무일정 조정(주 4일 근무제 도입) 등의 실험이 긍정적인 성과로 평가되었다. 온라인 총회에 참여한 한 회원은 “내부 미투운동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워크숍 참여를 통해 조직문화를 점검하고 약속문까지 만들어 낸 점이 의미있는 성과” 라고 언급하며 “적극적으로 대내외에 이러한 노력을 알리고 실천적인 문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 고 당부했다. 다만 한 해 동안 내부 정비에 집중하다 보니 가시적인 사업들이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었다. 이로 인해 회원 이탈과 신규 회원 확보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 온라인 총회를 통해 많은 회원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전해지기도 했다. 2020년에는 새로운 회원들이 피다에 많이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기존 회원들과도 더 많은 소통을 통해 회원 유지 및 확보에 더욱 힘쓰고자 한다.


2020년 피다가 합니다!

피다의 2020년 활동 계획은 지난 2019년 총회에서 승인된 중장기 전략문서인 <피다 꽃피우기 2019-2025>를 토대로 구성되었다. (피다 꽃피우기 전략 문서 살펴보기 : http://www.pida.or.kr/201925 )

2020년 첫번째 활동 목표는 ‘지속가능한 활동기반 및 대안적 조직문화 구축’이며, 이를 위한 세부 활동으로 온/오프라인 홍보물 제작과 SNS 활용 확대를 통해 피다와 피다의 활동을 부지런히 알리고자 한다. 이와 연결해 인건비가 포함된 외부 지원사업 공모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신규회원 50명 확보를 위한 계획을 세웠다. 그저 말로써 세워진 목표가 아닌 결과로써 내년 총회 때 회원들께 자신 있게 목표 달성도를 말할 수 있도록 한 해 동안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한, 그간 정기적인 회원 소통의 장이나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기에 최소 연 2회 회원만남의 장을 개최하고, 회원들의 참여와 편의를 위한 서비스 도입도 상반기 내 진행할 예정이다. 회원 참여나 서비스에 있어 개선점을 제안하고 싶다면 언제든 피다 사무국으로 연락주시길 부탁드린다.

두번째 활동 목표는 ‘감시와 대안제시를 통해 한국 개발협력 활동과 생태계가 피다가 지향하는 발전의 방향으로 향상’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피다는 사람이 꽃피는 발전의 권리를 침해하는 사례에 계속해서 대응할 계획이며, 대표적 활동으로 2018년 7월에 발생한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댐 붕괴 사고’ 대응 활동을 지속하려 한다. 이 대응 활동은 2년간 바보의나눔 재단의 지원을 받게 되었고, 지원을 통해 한국 사회에 이 참사가 잊혀지지 않도록 또한,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애드보커시 활동 및 대안 콘텐츠 제작 등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자 한다. 더불어 피다가 조직문화에 대해 지속적으로 돌아보고, 고민하고, 개선해나가는 단체가 되기 위해 상설위원회로 정의평등위원회(이하 정평위)를 설치할 것이다. 정평위 운영을 통해 피다의 조직문화에 대한 고민이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생태계 개선을 위한 걸음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활동해 나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세번째 활동 목표는 ‘지속가능한 활동 및 대안적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것이다. 웹매거진 피움을 안정적으로 발간하고 오프라인 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고, 피다를 직접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활동을 자주 갖고자 한다. 핵심 활동인 <발전대안 토크콘서트 시리즈>는 ‘국경을 넘나드는 활동가와 시민이 함께 찾는 발전대안’ 이라는 컨셉으로 발전의 권리를 침해하는 다양한 국내외 이슈에 대해 실제 대응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단체 및 활동가와 시민이 직접 만나는 행사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에 다양한 글로벌 이슈에 대해 시민이 학습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피다가 길을 여는 역할이 되길 기대한다.

올해 계획에 대해 온라인 총회에 참여한 회원들도 공모사업이 추가로 선정되어 인력과 활동에 있어 활력이 생기길 기원한다는 응원의 메시지와 함께 회원 확대 필요성과 사무국 업무 부담을 걱정하며 함께 짐을 나누어 활동해 나가자는 격려의 말까지 더해져 피다가 지금껏 활동하게 된 것이 회원들의 힘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2년 간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잘 부탁드립니다!

올해는 피다 내 임원진!?들의 변화가 큰 해이다. 김경연, 한재광 2인의 공동대표에서 단독대표로 변경되면서 한재광 대표가 2년간(2020-2021) 연임하게 되었고, 지난 2년간(2018-2019) 활동해 주셨던 2기 운영위원 김경연(전 피다 공동대표), 나현필(국제민주연대), 김현주(에누마) 위원의 임기가 마무리되었다. 매달 이어지는 회의와 수시로 올라오는 온라인 단체방의 대화들이 고되셨을 텐데 늘 사무국 입장에서 그리고 단체 입장에서 애써 주신 시간과 노력들은 잊지 못할 것이다. 

3기 운영위원회는 2기 운영위원회에 참여했던 강하니 피다 사무국장과 장대업(서강대 글로벌한국학과/1년 연임) 위원, 김명신(유네스코한국위원회/1년 연임) 감사가 연임하고, 김태균(서울대 국제대학원), 송유림(서울노동권익센터), 양동화(지구촌나눔운동), 정용시(유네스코한국위원회) 위원이 새롭게 합류하게 되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로 운영위 모임을 연기하고 온라인 상에서 인사만 나누었지만 총회의 위임을 받아 피다의 활동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참여하며 중요한 역할을 해 주시리라 기대한다.


▲발전대안피다 활동터인 불광 서울혁신파크의 봄풍경 두번째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로 총회 개최를 두어번 미루고, 온라인 총회로 개최하게 되어 회원들께 송구한 마음이 그리고 필자의 개인적인 아쉬움이 여전히 남아있다. 이전 총회보다는 민감한 심의 안건들이, 회원들과 깊게 토론하고 결정할 안건들이 없어 가능했던 일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온라인 총회를 준비하면서 언제나 우리가 원할 때 모일 수 없으리라는, 계획이 있다고 해서 그 모든 것이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새로운 현실을 깨달았다. 전세계인이 겪는 위기와 어려움 속에서도 피다가 한국 사회에서 지키고, 꽃 피워내야 할 가치와 의미는 무엇일까? 올해는 부지런히 회원들과 함께 다양한 통로를 통해 대화하고 토론하면서 피다가 외치는 ‘사람이 꽃피는 발전’의 길을 위기 속에서도 피워내겠다는 다짐을 한다. 올해도 잘 부탁드린다.



기사 입력 일자 : 2020-04-02


작성 : 이재원 발전대안피다 애드보커시팀장 / tony5jw@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