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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ch[13호] 코이카, 무엇을 혁신할 것인가? -코이카 혁신위원회 및 10대 혁신과제 평가-

2018-03-30
조회수 5650


코이카, 무엇을 혁신할 것인가?
- 코이카 혁신위원회 및 10대 혁신과제 평가-



작년 한 해 한국 사회를 관통한 키워드는 “적폐청산”이었다. 재작년 말 불거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우리 사회 곳곳의 적폐가 드러났고, 적폐청산의 요구는 촛불집회와 조기 대선으로까지 이어졌다. 기존과 다른 근본적인 변화를 바라는 열망은 ‘개혁’, ‘혁신’ 등의 이름으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국정농단의 한 부분을 차지한 ‘코리아에이드(Korea-Aid)’와 ‘미얀마 K타운’ 사업으로 한국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적폐청산 목소리도 커졌는데,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코이카(KOICA)도 그 중심에 있었다.


코이카는 코리아에이드 사업을 실행하는 담당기관이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전임 이사장이 자진 사퇴했고, 내부 직원들의 성 비위 문제까지 연이어 터지면서 1991년 창립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7개월 간의 이사장 공백 후 작년 11월 말 임명된 이미경 신임 이사장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목표로 취임 직후 내·외부 인사들로 구성한 ‘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를 출범했다. 혁신위는 이 이사장과 함께 부서별 업무보고 받는 것을 시작으로 두 달 간의 활동기간을 거쳐 지난 2월 2일, 10대 혁신과제를 최종 발표했다. 혁신위원회의 구성, 활동 과정과 10대 혁신과제를 통해 코이카가 선언한 ‘혁신 로드맵’이 어떤 의미와 한계가 있는지 살펴본다.  



민간 인사 중심의 혁신위원회, 의견수렴 과정은 아쉬워


혁신위는 총 15명 중 10명이 외부위원으로 민간 인사의 비중이 높았다. 외부위원은 시민사회 5명, 학계 4명, 컨설팅 전문가 1명이었고, 내부 위원으로는 코이카 노조위원장을 포함한 직원 5명이 포함됐다. 외부위원인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의 윤현봉 사무총장이 위원장을, 송진호 전 부산YMCA 사무총장이 간사를 맡았으며 발전대안 피다의 한재광 대표도 위원으로 참여했다.


이러한 외부 인사 중심의 구성은 혁신위의 독립적인 활동을 위해 바람직했다는 평가도 있는 반면, 다른 시각도 존재했다. 먼저 신임 이사장이 시민사회 출신이라 외부위원의 상당수가 시민사회 출신이거나 시민사회와 관계된 인사였다는 의견이 있었다. 외부위원의 선정 기준은 정확히 알려진 바 없으나, 국제개발협력 활동에 참여하는 “민간”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데다 코이카와 협력 관계에 있는 파트너도 점차 다양해졌다는 점을 고려했다면 혁신위의 구성도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다. 또, 외부위원 중 용역 사업으로 코이카와 실질적인 이해관계에 놓여 있는 인사들이 포함되었다는 점도 제기됐다. 마땅하고 일리 있는 의견이지만, 현실적으로 이러한 요건을 제외하고 적합한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얼마나 되는지를 생각하면 이는 국제개발협력 생태계를 더 다양하고 튼튼하게 키워가야 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혁신위는 사업, 조직, 인사 등으로 분과를 나누어 내부 직원들과의 인터뷰, 분과별 논의 등을 거쳤고, 전체 회의를 통해 최종 로드맵을 완성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외부와의 논의 절차는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당초 혁신위는 최종 혁신과제 발표 전 내·외부 간담회를 통해 의견수렴을 할 예정이었으나, 1월 말 코이카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 외에 외부 간담회는 개최하지 않고 온라인 의견수렴으로 대체했다. 온라인 의견수렴도 각 과제에 대해 한 줄 내외의 짧은 설명만 포함된 초안 형태라 해당 자료만으로는 의견을 개진하기 어려웠고, 기간도 2월 2일 발표를 앞두고 1월 31일까지라 실질적인 반영 여부에도 의문이 있었다.



10대 혁신과제, 어떤 내용 담겼나


 
▲ 2월 2일 코이카 혁신 로드맵 발표회 현장. 혁신위원회 위원장인 윤현봉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사무총장이 발표하고 있다. ©코이카


혁신위원회는 지난 2월 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KOICA 혁신 로드맵 발표회’를 열고 10대 혁신과제를 발표했다(표 1 참조). 10대 과제는 혁신위원회를 꾸린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던 “문제사업 재발방지”와 향후 이를 제대로 이행하기 위한 “혁신과제 지속 추진”을 포함하여 사업과 조직 전체를 아우르는 방향으로 구성되었다.


<표 1> 코이카 10대 혁신과제

1

문제사업 재발방지 및 국민신뢰 회복

2

평화, 인권, 민주주의와 성 평등 등 보편적 가치 실현에 기여

3

개발협력 분절화 극복 및 개발효과성 제고

4

정부의 대외정책과 정합성을 가진 원조전략 수립 및 이행

5

상호존중 및 책무성을 기반으로 모든 파트너와의 협업 강화

6

글로벌 인재양성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적극 기여

7

개인정보를 제외한 모든 공공 데이터 공개

8

개방적이고 효율적인 전문조직으로 도약

9

사회적 가치 중심의 인권경영 및 윤리경영 실현

10

외부전문가의 평가와 환류체계 강화 및 혁신과제 지속 추진

*출처: 코이카 홈페이지



문제사업 재발 방지를 위한 사업과 전략 추진방향


혁신위는 첫 번째 과제로 <문제사업 재발방지 및 국민신뢰 회복>을 내세웠다. 여기서 문제사업은 지난 국정농단에 연루된 ‘코리아에이드’와 ‘미얀마 K타운’ 등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 문제를 제일 먼저 언급했다는 것은 혁신위에서도 가장 심각하고 중요하게 다루었다는 의미이다. 이를 위해 사업 심사 및 선정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기관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개혁을 세부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주요 정책, 전략, 사업 등의 심의에 대해 이사회의 책무성을 부여하고,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는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며 현재 정부 측 인사로만 구성된 이사회에 민간 참여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최순실 ODA 이권개입 사례들을 돌아보면 사업심사 과정에서 적합하지 않은 문제사업을 파악하고 걸러내는 체계가 무척 중요하다. 같은 문제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정확히 심사 과정의 어떤 점이 문제이고, 어떻게 보완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안이 나와야 할 것이다.    


코이카의 사업 방향과 관련해서는 2번 과제로 <평화, 인권, 민주주의와 성 평등 등 보편적 가치 실현에 기여>를 제시했다. 세부과제로는 이러한 범분야 사업을 확대할 뿐 아니라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범분야 주류화 전략과 실행 가이드라인 및 매뉴얼을 개발하는 것이 포함됐다. 이미경 이사장은 지난해 취임사에서도 인도주의 정신을 바탕으로 “국제개발협력의 기본정신과 기본원칙으로 돌아갈 것”을 강조하며 SDGs 16번 목표인 평화, 인권,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사업을 개발하고, SDGs 5번 목표인 성 평등이 ODA 전 분야에 관철되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과제는 이사장의 이러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전략 수립에 대해서는 4번 과제로 <정부의 대외정책과 정합성을 가진 원조전략 수립 및 이행>을 제시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99번인 ‘국익을 증진하는 경제외교 및 개발협력 강화’에 맞추어 개발협력 원칙과 국익의 조화를 추구하고,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 등 정부의 대외정책과 ODA를 연계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ODA는 국가 간에 진행되는 사업으로 국익이나 대외정책과 결코 분리될 수 없다. 그러나 코이카는 무상원조 전담기관으로서 정부의 대외정책과 ODA를 연계하는 동시에 코이카가 추구하는 인도주의 정신을 어떻게 조화롭게 추진해 나갈 것인지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인권’과 ‘윤리’를 앞세운 경영혁신 시도


이번 혁신과제는 인력, 조직 개편, 내부 인권과 윤리 등 경영 부문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6번 과제인 <글로벌 인재양성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적극 기여>에서는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ODA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내용의 인력 양성과 동시에 “3년간 현 직원의 50% 충원”, “상한목표가 없는 정규직화” 등 내부 인력 문제도 명시했다. 코이카는 창립 이래 예산이 48배 증가한 데 비해 인력은 2배도 늘지 않았고, 해외사무소 중 30%가 1인 사무소로 운영되고 있다며 만성적인 인력 부족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 코이카 본부나 현장 할 것 없이 한 사람이 담당하는 사업이 지나치게 많은 편이고, 이는 결국 사업 운영, 관리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러한 코이카의 인력 부족이나 직원 처우 문제는 매년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됐던 단골 이슈이기도 하다. 하지만 신규직원 채용은 정부 예산과도 연결되어 있고, 지금까지의 증가 속도를 고려할 때 3년 간 현 직원의 50%를 충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목표다. 대외적으로 이를 설득할 수 있을만한 강력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 코이카는 한 때 비정규직 직원이 전체의 50%에 달할 정도로 비정규직 비율이 많은 편이었는데, 몇 년 전부터는 계약직 직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대거 전환하고 있다. 이번 과제로 제시한 ‘상한목표가 없는 정규직화’는 현재 코이카 계약직 중 무기계약직을 포함해 정규직으로 전환할 인원의 목표치를 두지 않고 최대한의 전환을 하겠다는 것인데, 정규직 전환 자체는 바람직하나 ‘무기계약직’을 늘리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또한, 정규직 수를 확대하는 것만이 아니라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의 대우 차이 등 고용의 질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8번 과제 <개방적이고 효율적인 전문조직으로 도약>에는 조직 개편과 개방형 직위 확대가 포함됐다. 현재 코이카의 조직 구조는 동남아실, 아프리카실과 같은 지역편제와 봉사단 파견 담당인 월드프렌즈본부, 연수생 초청 담당인 연수사업실 등과 같은 사업유형별 편제가 혼용되어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코이카는 이사장이 바뀔 때마다 잦은 조직 개편과 일방적인 추진으로 내부에서 반발이 컸었는데, 이제 그런 의미에서의 형식적인 조직 개편은 중단되어야 한다. 또, 다양한 외부 목소리를 반영하고 청렴성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로 제시한 ‘감사실장, 해외사무소장 등 보직자의 개방형 직위제 10% 달성’에 대해서는 내부 의견수렴 과정에서 여러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업무를 맡는 순환근무제에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판단이 필요한 특정 직위가 있고, 개방형 직위는 이를 일부 보완하는 측면이 있으나 그에 앞서 내부 구성원들의 공감과 합의가 우선해야 할 것이다.


9번 과제로는 <사회적 가치 중심의 인권경영 및 윤리경영 실현>이 제시됐다. 특히 여러 세부과제 중에서도 ‘부패, 비리, 성 비위에 대한 무관용 원칙 즉각 시행’이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코이카는 직원들의 잇단 성추행과 미흡한 사후조치로 논란이 있었다. 작년 3월 코스타리카를 방문한 코이카 고위 간부가 한 인턴 직원을 성추행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징계 대신 해당 직원의 사표를 수리해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 8월에도 중동 지역의 사무소장이 현지 직원을 성추행 한 혐의가 드러났다. 공익제보시스템 및 공익제보자 보호장치 강화도 세부과제로 제시됐다. 지난해 최순실 ODA 이권개입 사태와 관련해 코이카 직원들이 국회나 언론에 제보하는 것을 두고 김인식 전임 이사장이 공개적으로 내부고발자들을 축출시키겠다는 발언을 해 고발당하기도 했다. 해당 과제는 이러한 배경에서 공익제보자를 보호하기 위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현재 35.6%인 여성 보직자의 비율을 3년 내 40%, 5년 내 50% 달성하겠다는 것과 윤리기준, 계약규정 등의 규정을 공무원 수준으로 강화하며 인권경영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등이 세부과제로 포함됐다.



‘개발협력 플랫폼’으로서 코이카의 역할과 자세


한국 무상원조 전담기관으로서 코이카의 대내외적 역할과 파트너십에 대한 과제도 명시됐다. 3번 과제인 <개발협력 분절화 극복 및 개발효과성 제고>는 현재 41개 기관이 1,132개의 무상원조 사업을 분절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이카가 전문성을 활용해 타 시행기관과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는 ‘개발협력 플랫폼’이 되겠다는 계획이다. 유·무상의 분절화만큼이나 무상원조 분절화도 심각한 문제이므로 코이카가 분절화 극복을 주요 과제로 명시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그러나 각 시행기관 상위의 부처별 이해관계도 얽혀있는 구조에서 외교부 산하 시행기관인 코이카가 분절화 극복에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보아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코이카를 중심으로 한 무상원조 일원화를 염두에 둔 전략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7번 과제는 <개인정보를 제외한 모든 공공 데이터 공개>로 정보공개 시스템 개선과 접근성 향상을 통해 국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국제원조투명성기구(이하 IATI)와 영국 원조투명성 단체인 Publish What You Fund의 원조투명성지수(ATI) 평가 등급을 향상시키겠다는 것이다. ‘투명성’은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적폐청산을 위한 핵심적인 요건으로, 코이카 뿐 아니라 「’18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에서도 3대 추진방향 중 하나로 중요하게 다루어졌다. 현재 코이카는 공식 홈페이지 외에도 ODA 정보포털, ODA 도서관, 전자조달시스템 등 각 정보가 너무 분산되어 있고,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어떤 사이트에 접근해야 하는지도 불분명하다. 정보공개 시스템 개선을 통해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기를 바라며, 정보공개의 양이 확대되는 것뿐 아니라 정보의 질과 접근성도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5번 과제로는 공공, 민간, 국제사회 등과 개발협력 파트너십 구축을 총괄하겠다는 목표로 <상호존중 및 책무성을 기반으로 모든 파트너와의 협업 강화>를 명시했다. 이를 위해 통합적 파트너십 전략 및 이행관리체계를 수립하고 국내외 시민사회, 기업, 대학 등과의 협업 예산을 5년간 두 배 확대하며, 국제질병퇴치기금 등의 혁신적 개발재원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파트너십에 대해 주로 ‘예산’ 관점에서 접근하는 경향이 있는데, 현재 협업 예산 규모가 적은 편이므로 예산 자체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이 파트너십의 충분조건은 아니다. 비단 협력 사업에 대한 논의만이 아니라 정책과 전략을 수립하는 단계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얼마나 논의하고, 그 의견을 어떻게 반영하는지가 핵심이다. 추후 수립할 파트너십 전략에는 이러한 내용까지도 포함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혁신과제 이행 모니터링, 앞으로가 더 중요


혁신위는 마지막 10번 과제로 <외부전문가의 평가와 환류체계 강화 및 혁신과제 지속 추진>을 제시하면서 혁신과제 이행의지를 드러냈다. 코이카는 이번 혁신위 결과를 5개년 경영전략인 ‘중장기 경영목표’에 반영하고, 혁신과제를 이행할 전담기구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또, 외부 전문가를 중심으로 혁신과제 이행을 평가해 향후 운영에 반영할 수 있도록 환류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혁신 로드맵은 혁신을 위한 첫 시작이자 토대라는 점에서 앞으로 10대 혁신과제를 제대로 이행하고, 꾸준히 모니터링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특히 과제의 이행 주체는 코이카 내부 구성원들이므로 이행 과정에서 이들과 어떻게 논의하고 협력해 가는지가 코이카의 혁신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적폐청산을 위한 첫 신호탄, 과연 순조로울까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최순실 ODA 이권개입 사태 당시 관련 정부 기관들은 말 바꾸기와 문서 조작으로 잘못을 회피하기에 급급했다. 이후에도 국무조정실이나 외교부 등의 관계당국이 직접 나서서 책임 있게 반성하는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특히 외교부는 지난해 혁신 TF를 구성해 혁신방안을 수립하면서도 적폐청산 내용을 전혀 포함시키지 않아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이카가 혁신위원회를 구성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포함한 혁신 로드맵을 발표한 것은 그 자체로 분명 의미 있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혁신’을 판단하는 기준이 최종 결과물인 혁신과제의 내용만은 아니기에 아쉬움도 남는다. 이미경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 대선캠프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출신으로 임명 당시 낙하산 인사 논란이 있었다. 전임 이사장이 최순실 인사 개입으로 물러난 상황에서 또 다시 이사장 임명 과정의 투명성이 논란이 된다는 것부터가 문제이다. 게다가 고위급 임원의 인사 문제는 이사장에서 그치지 않았다. 혁신위 간사였던 송진호 전 부산YMCA 사무총장이 혁신위 활동 중 코이카 상임이사직에 지원해 이후 경영기획 이사로 최종 선정되는 과정에서도 논란이 제기됐다. 송 이사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상임이사 임명은 공정한 내부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고 밝혔으나, 기관 내부에서는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  최고 리더십의 인사 의혹에 분명하게 답하지 않으면서 혁신을 이야기하는 것이 과연 얼마나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 이러한 문제는 쏙 뺀 코이카의 혁신이 한편으로 여전히 찝찝한 이유이다. 어찌되었건 적폐청산을 위한 첫 신호탄은 쏘아졌다. 10개의 혁신과제가 잘 실현되기를 바라지만, 동시에 혁신의 범위가 이번 과제만으로 국한되지 않기를 바란다.



기사 입력 일자: 2018-03-30


작성: 이유정 발전대안 피다 간사 / daralee0123@gmail.com



[1] 코이카 혁신위원이 코이카 이사로…내부 반발, 2018.02.22, 경향신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2222208025&code=940100#csidx7b78f73db58450bbb7816594cd838b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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