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과 사람들[10호] 공간, 마을, 사람 - 이병연 충북대 건축학과 교수 인터뷰

2018-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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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마을, 사람
- 이병연 충북대 건축학과 교수 인터뷰


선(線)과 선(線)이 만나는 공간, 공간으로 이루어진 마을, 그 곳에 터를 잡고 사는 사람들. 그들에게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낯선 이들이 지어 놓고 간 건축물은 어떤 의미일까. 건축가의 눈에 비친 개발이란 어떤 모습일까.
 
미지의 분야를 묻고 답한다는 사실은 언제나 긴장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인문서적이나 뒤적이던 백면서생 필자가 살면서 한번 만날까 말까 한 건축가라니!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지난 7월 어느 여름날, 이병연 교수의 충북대 연구실을 찾았다. ‘공공, 민간, 시민 영역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섭렵한 뛰어난 건축가’라는 이미지와 나 자신의 무지에서 비롯된 긴장감은 겸손과 존중이 배어있는 온화한 교육자를 만나 이내 편안함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이야기가 시작되자 건축가에서 스승으로 변했던 그는 어느덧 산사(山寺)에서 죽비(竹扉)를 들고 내려온 선승(禪僧)이 되어 있었다.


▲ 인터뷰 중인 이병연 교수 ⓒ정용시


마을 건축의 핵심, 지역 자산
 
정용시(이하 정): 교수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2월에 네팔 건축 사업 자문건으로 뵙고 거의 반년만에 뵙네요.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이병연(이하 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추진하는 네팔 지역학습센터(Community Learning Center) 건축 사업의 현지 설계를 진행중입니다. 지금은 현지 허가도서 승인 절차 중에 있고요. 네팔 사업 전에는 한국해비타트와 함께 방글라데시에서도 건축 사업을 한 적이 있었는데요. 특이한 점이라면, 두 나라 주민들 모두 자신들의 전통적인 건축 방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어요.


 
정: 의외네요. 개발 활동가 입장에서는 현지 문화나 전통을 어떻게든 존중하면서 사업을 하려고 고민하는데, 오히려 현지 주민들의 반응이 그럴 줄은 몰랐는걸요. 사업을 진행 하시면서 그런 주민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는지요?  
 

이: 우리나라의 전통 한옥 사례를 많이 이야기하는 편입니다. 한국도 예전 새마을운동을 하던 시기에 ‘슬레이트 지붕’으로 상징되는 서구식 건물을 본격적으로 짓기 시작했잖아요. 쉽고 빠른 방식으로 마을을 만들었던 거죠. 그런데 3,40년이 지나고 보니 한옥의 가치가 얼마나 훌륭합니까. 그렇게 우리 내부로부터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해서 지금은 다시 전통의 자산들을 찾고 있습니다. 현지 주민들에게는 한국의 이런 전철을 답습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씀 드리는데요. 그래도 쉽지는 않네요.
 


정: 현지 전통을 유지하면서 현대 기술을 활용하는 건축 방안이 있을까요?
 
이: 예를 들면 기본적으로 현지 전통 건축 양식을 따르면서도, 단열이나 채광 설계는 현대화된 기술을 활용해서 에너지 효율이나 쾌적함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작업하는 거지요. 그래도 여전히 아쉬움은 남습니다. 우리가 한옥의 가치를 특별한 교육이 아니라도 내재적으로 잘 알고 있는 것처럼, 현지의 가치는 현지 주민들이 가장 잘 알고 있거든요. 예컨대 네팔에서는 전통적으로 돌을 쌓아 집을 짓는데요, 이게 경관은 물론이고 실내환경을 조절하는 오랜 진화과정이 축적된 결과로 과학적으로도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에서 이러한 지속적으로 축적된 내재적 기술 축적에 대한 믿음이 부족합니다. 물론 외부자인 저희 입장에서는 현지인들과 다른 접근법을 도입하는 등의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기존 가치들의 핵심 원형들을 발굴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건축가의 눈에 비친 한국의 개발협력
 
정: 제가 오늘 교수님 뵈러 오면서 인터뷰 제목을 어떻게 할까 고민을 좀 해봤는데요. 교수님께서 마을 건축 사업 하실 때 주민 참여를 중시 하시는 것 같아서 “공간, 마을, 사람”, 이렇게 제 마음대로 정해봤는데 어떠세요?
 

이: 좋습니다. (웃음) 그런데 사실 저도 인터뷰 요청 받고 무슨 이야기를 할까 좀 생각해봤는데요. 제안해주신 주제에 더해서, 건축에 대한 ‘프로젝트 진행 규범의 정립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그 중에서도 치밀한 기획단계 운용의 중요성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요.
 
우리나라 건축 분야는 사전 기획 과정에 투여되는 시간과 노력이 전반적으로 부족한 편입니다. 문제는 이런 국내 건축 분야의 관행이 개도국 사업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인데요. 개도국 건축 사업에 대한 경험이 국내사업보다 적다보니 현지에서의 기술적 오차는 국내보다 더 커지겠지요. 여기에 개도국에 대한 막연한 기술적 우월감을 가지고 현지 건축 사업을 하는 경우도 자주 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꼭 그렇지 않은게, 방글라데시 프로젝트에 정화조 공사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규모가 크지 않아 아주 단순한 사업이라고 생각을 했고 국내에서는 공장 생산제품을 구매해 설치하는데, 막상 현지에서는 한국에서 오래 전에 하던 것처럼 현장에서 정화조를 직접 건설하는 방식으로 짓고 있었어요. 만약 한국의 현재 기술을 최선으로 생각하고 설계를 진행하면 현지에서는 구현할 수 없고, 결국 우리 설계가 전혀 쓸모 없게 될 수 있다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현지 기술에 대한 현장조사와 현지 전문가들과의 협의를 포함하는 사전타당성 조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런 시행착오는 항상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코이카 사업을 위해 현지에 몇 번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우리나라 전문가들이 현지의 전문가들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물론 회계 처리를 포함한 프로젝트 관리 같은 부분에서는 우리가 앞서 있는 게 사실이기도 하지만, 세부 공법과 기술의 경우 사회적 맥락에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고 현지에서의 건설자재 수급 가능성, 기술자의 숙련도 등을 포함해서 종합적인 고려가 필요합니다. 더구나 현지 전문가들은 지역의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를 갖고 계시거든요.
 
기획 과정의 중요성에 더해 현지 건축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장기적으로 제안하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현지의 가치와 기술의 가능성을 현지 전문가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발굴하면 좋겠다는 건데요. 우리가 아무리 선진화된 기술이 있다 하더라도 현지에 내재화된 가치와 만나지 못하면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장기적인 안목, 즉 연구, 기술개발, 실행에 이르는 장기적인 가치창출이 우리 건축 분야에 매우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정: 이 문제는 비단 건축 분야의 문제라기 보다는 한국의 개발협력 영역 전반의 문제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사전타당성 조사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든가, ‘우리가 앞서 있으니 너희는 받아들여라’는 식으로, 개발협력 사업을 일방향적인 ‘이식’이나 ‘전수’로 바라보는 관점이 그런 것들인데요.
 
이: 개도국 건축 사업을 사후 평가해 보면 참담한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코이카 건축 사업 평가에 참여하셨던 어느 건축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물리적 건설비용만을 예산으로 편성해 두고 완공 후 유지관리 비용을 잡아놓지 않아, 완공 이후에 기획의도대로 운영되지 않는 시설들이 많다고 합니다. 또한 대형 프로젝트의 경우 대부분 국내 자재를 현지에 운송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에는 현지에 자재가 없어 개보수를 못하는 사례도 다반사로 일어납니다. 기획 단계에서 이런 부분들을 예측하지 못해 일어나는 결과들입니다.
 
그렇지만 긍정적인 움직임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긴 합니다. 최근 국내 공공건축 분야에서는 기획을 잘하기 위한 제도적 정비들이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거든요. 예를 들면 공공건축물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만족도와 개선 의견을 수렴하는 ‘거주후평가(Post Occupancy Evaluation)’라는 제도가 도입되기도 했고요. 건축 후 3-5년이 지난 후에 평가한 결과를 다시 새로운 건축 기획에 반영하는 거지요. 이런 과정들은 개발협력 사업에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렇게 그 동안 양적인 측면에 치중됐던 건축 분야의 사업들도 점차 질적인 측면을 고려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정립된 프로젝트 수행 절차에 대한 한 단계 높은 수준의 규범들이 해외 프로젝트에서도 접목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의 교육이 미래의 건축을 짓는다

정: 사실 인터뷰 하기 전에 교수님 이력을 슬쩍 보고 왔는데요, 워낙 하고 계시는 일이 많아서 어떤 사업을 여쭤봐야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동안 하셨거나 지금 하고 계신 일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업 하나만 말씀해주시겠어요?
 
이: 한국해비타트 사업으로 진행했던 방글라데시 건축이 기억에 남습니다. 국내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저비용의 건물에 디자인을 통해 가치를 만들었던 사례이기도 하고, 현지에서 여러 주체들과 협력해 본 경험도 좋았어요. 그렇지만 무엇보다 제가 지도하고 있는 대학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었다는 점이 교육적인 측면에서 가장 의미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한국해비타트 사업으로 건립한 방글라데시 커뮤니티센터 전경 ⓒ이병연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제가 존경하는 사무엘 막비(Samuel Mockbee)라는 건축가가 계시는데요. 루럴스튜디오(Rural Studio)로 유명한 미국의 건축가입니다. 건축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에게 저는 이 분의 이야기를 번역한 <희망을 짓는 건축가 이야기>라는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낙후된 뉴올리언스 지역에서 연간 약 200달러의 예산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건축을 하는 이야기인데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이론과 실무가 괴리되어 있는 건축 교육의 한계를 느낄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우리 교육을 실무 중심으로 재편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런 면에서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나오는 사례를 교육의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정: 그러고 보니 교수님께서는 건축가이시기도 하지만 교육자이기도 하시군요. 학생들을 지도하실 때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지요?
 
이: 우리나라 건축 교육이 형태를 만드는 ‘조형’ 교육에 주로 치중되어 있는데, 실제로 재료를 정하고 만지는 과정을 체험하는 ‘구축법’ 교육은 많이 부족한 형편입니다. 또한 실제 계획한 것을 직접 경험할 수 없다보니 학생들의 ‘공간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런 면에서 방글라데시와 네팔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는 규모면에서나 유형면에서나 학생들이 구축법을 연구하고 상세계획을 수립하고, 직접 공간을 경험함으로써 공간감을 기르는데 아주 좋은 교육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좋은 질문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획이자 좋은 답을 찾는 출발점인데요. 대학 교육 커리큘럼도 학생들이 스스로 의문을 제기하고 해결하는 과정 그 자체를 교육하는 것이 부족합니다. 개별 교과목들을 파편적으로 가르치는 격이어서 학생들이 건축물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고 각 교과들을 통합적으로 이해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런 점에서 네팔과 방글라데시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직접 건축 사업에 참여하면서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었고, 장기적으로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정규 교육과정에 도입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건축의 공리(共利), “좋은 공간이 좋은 영향을 미친다”
 
정: 단체명에서도 짐작하실 수 있을 거 같은데, 저희 ‘발전대안 피다’가 개발에 대한 대안을 찾아가는 단체거든요. 우리 피움 독자들과 개발협력 활동가들과 나누고 싶으신 건축의 대안이 있을까요.
 
이: 저는 우리나라 개발협력 사업의 체계가 무척 경직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정도 규모의 예산이 있으니 정해진 기한에 맞춰 이런 곳에 꼭 써야한다’는 부담이 있으신거 같아요. 저는 앞으로 10년, 20년 후를 바라 보고 조금 차근차근, 유연하게 접근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루이스 칸(Louis Kahn)이라는 건축가의 말씀을 소개해 드리고 싶은데요. 방글라데시 국회의사당을 지은 분이기도 하지요. 그 분이 건축에 대해 하신 말씀 중에 ‘어떻게(how) 짓는지 묻지 말고, 무엇을(what) 짓는지 물어보라’는 말이 있어요. 기술적인 문제에 집중하기 이전에, 그 건물의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라는 말씀이지요. 저는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커뮤니티에는 반드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집단적인 열망이 있거든요. 이 열망에 동참하고 이 열망을 담아내는 과정이 바로 건축이 아닐까 합니다.
 
쌀은 먹어버리면 그만이지만 건축물은 수십 년이 지나도 그곳에 살아가는 사람이 있고, 또 지나가면서 그 건축물을 지켜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건축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인데요. ‘건축의 공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공간이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건데요. 좋은 교실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일반적으로 좋은 성과를 낸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잖아요. 명확한 평가는 어렵지만 이 공리만큼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어떻게 좋은 공간을 만들어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 공리가 무너지면 건축은 할 필요가 없습니다. 건축가라면 평생을 두고 가져가야 하는 화두입니다.
 


지속가능한 건축을 말하다
 
정: 교수님께서는 한국에서 학사, 석사, 박사과정까지 수료하시고 영국으로 가셔서 다시 석사 과정에 입학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박사를 마치지 않으시고 석사과정으로 유학을 결심한 이유가 있으셨는지요?
 
이: 한국에서 건축을 계속 공부하다 보니 ‘건강한 도시’를 설계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이런 관심이 자연스럽게 지속가능성이나 친환경이라는 개념과 연결이 되더군요. 그런데 당시 국내에는 이런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이 없었거든요. 그런 상태에서 박사 논문을 국내에서 쓴다는 게 두렵기도 했고요. 그래서 영국에서 1년간 저에너지 건축을 공부하고 돌아와서 박사 논문을 완성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국내에도 이런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이 많이 생겼지만요.
 
제 전공 분야와 관련해서는 최근에 국내에서 몇 가지 일을 하고 있는데요. 강원도 삼척에서 지금은 폐허 상태가 된, 우리나라 최초의 시멘트 산업 부지에 공원 문화시설을 짓는 ‘그린 포트(green port)’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경기도에서는 도청, 교육청, 도서관 같은 공공시설이 이전하는 경기융합타운 부지에 대한 생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고요. 풀무 학교로 잘 알려진 충남 홍동 마을에서는 작은 어린이 도서관도 하나 건립하고 있고, 마을 커뮤니티 시설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 에너지 절감을 위해 새로운 건축 재료를 사용해서 작업하고 있는 지역도 있는데요, 사실 제가 하고 있는 일들은 ‘마을’, ‘에너지’, ‘재료’라는 주제로 요약할 수 있어요.
 


정: 정말 많은 일들을 하고 계시군요. 모두 흥미로운 일들이라 하나하나 들어보고 싶긴 한데 저녁 식사 시간이라 그럴 수는 없을거 같고요. (웃음) 대신 막연하지만 전체적인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지속가능한 건축’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이: 첫 번째로는 커뮤니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반영하는 일로 항상 무엇을 지향할 것인지에 대한 끝없는 고민인 것 같고요. 두 번째는 그 삶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기술적 대안과 지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속가능한 경제라고 할까요. 결국 경제 시스템이 작동할 수 있어야 마을이 지속가능하다고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인터뷰가 끝났다. 예정된 시간을 30여분이나 훌쩍 넘겼음에도 내 앞에 있는 이 사람은 정작 누구일지 궁금증만 더해졌다. 건축의 공리, 마을의 지속가능성, 사람들의 열망, 좋은 질문을 찾는 교육, 한국 사회와 발전. 이런 화두를 모두 내려놓고 나면 무엇을 하실 요량이냐고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에 슬쩍 물었다. 얼른 은퇴하고 마을에서 재활용 자재를 모아 집 짓는 협동조합을 해보고 싶단다. 천생 석공(石工)다운 꿈이다.



기사 입력 일자: 2017-09-25

작성: 정용시 피움 편집위원,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개발협력팀 팀장 / yongshi78@unesc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