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이야기[정책포커스] 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 쟁점과 제안: 정책 지향점, 일관성, 조정을 중심으로

202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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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다 정책포커스 1호: 2026년 4월 - 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 쟁점과 제안: 정책 지향점, 일관성, 조정을 중심으로



정부가 2026년 3월 발표한 중기 국제개발협력 정책의 법정문서인 「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은 향후 5년간 한국 ODA의 방향을 규정하는 핵심문서다. 본 정책문서는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정책 지향점의 모호성, 정책 간 일관성 부족, 그리고 부처 간 조정 체계의 한계 등 쟁점을 내포하고 있다.

발전대안 피다의 2026년 정책 포커스 1호는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반하여 「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제안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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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들어가며

2026년 2월 26일 개최된 제56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는 「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이하 ‘제4차 종합기본계획’)을 심의·의결했다. 본 계획은 한국의 중기 국제개발협력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최상위 전략문서로서, 향후 5년간(2026~2030년) 국제개발협력 정책의 기본 틀과 주요 과제를 규정한다.

2010년 제정된 「국제개발협력기본법」은 제11조에서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해 심의·의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4차 종합기본계획」은 법률에 근거하여 작성되는 법정 정책문서의 성격을 가지는데, 이는 정부의 국제개발협력 정책이 일정한 주기와 절차에 따라 제도적으로 관리·운영됨을 의미한다.

정부는 2010년 OECD DAC 가입을 전후로 국제개발협력 정책을 제도화하는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고, 그 핵심 내용 중 하나가 5년 단위로 수립해 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이다. 「제4차 종합기본계획」은 이러한 정책 연속성 위에서 마련된 것으로, 한국 국제개발협력 정책의 전략적 방향성과 우선순위를 재정립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금번 작성된 「제4차 종합기본계획」은 국내외적 정책 환경의 변화 속에서 수립됐으며,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

첫째, 정권 임기와 정책 기간이 일치하는 최초의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이다. 그간 수립된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들은 정책을 책임지는 정권의 임기와 일치하지 않는 구조적 한계를 보여 왔다. 「제1차 종합기본계획」(2011~2015)은 이명박 정부에서 수립되어 박근혜 정부에서 종료됐고, 「제2차 종합기본계획」(2016~2020)은 박근혜 정부에서 수립되어 문재인 정부에서 종료됐다. 이어 「제3차 종합기본계획」(2021~2025)은 문재인 정부에서 수립되어 윤석열 정부를 거쳐 이재명 정부 초기까지 이어지는 구조였다. 반면, 「제4차 종합기본계획」(2026~2030)은 2025년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의 임기와 동일한 기간을 갖도록 설계됐다. 정책의 기획과 집행이 동일한 정권의 정치적 책임하에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정책 일관성과 책임성을 제고할 수 있는 제도적 조건을 마련했다는 중요한 변화로 평가된다.

둘째, 본 정책문서는 국내에서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신뢰가 약화된 상황에서 수립됐다. 전 정부 시기 있었던 일부 ODA 사업이 부패 의혹과 연계됐다는 논란은 국제개발협력 정책 전반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저하되는 데 기여했다. 그 결과 ODA가 특정 집단이나 고위층에 의해 사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수단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우리 사회에 깊이 자리매김했다.1) 이러한 환경 속에서, 장기간 증가세를 보이던 ODA 규모는 2026년 들어 크게 축소되는 등 정책 추진 기반이 약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 특검 “김건희-건진법사-통일교 공모해 이익 주고받았다. 시사IN 2025년 9월 3일 보도.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6406 (검색일: 2026년 3월 27일), 범죄 피해·김건희 비리 의혹, 위기의 ‘캄보디아 ODA’···“끊기면 빈곤층부터 타격” 경향신문. 2025년 10월 27일 보도. https://www.khan.co.kr/article/202510240600061(검색일: 2026년 3월 27일).

셋째, 국제적으로 국제개발협력 환경이 전반적으로 악화되는 상황에서 수립됐다. 코로나19 이후의 재정 여건 악화, 난민 수용 비용 증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심화된 안보 위기와 이에 따른 공여국의 국방비 확대는 전통적인 ODA 재원을 압박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USAID 폐지 등 주요 공여국의 원조체계 재편 움직임은 국제사회에서 국제개발협력의 제도적 기반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대시키고 있다.

이같이 「제4차 종합기본계획」은 국내외 어려워진 정책 환경하에서 정권이 임기 중 책임을 질 수 있는 구조라는 특징을 가지고 작성됐다. 이에, 「제4차 종합기본계획」이 지향하는 방향과 정책 일관성과 관련한 쟁점과 과제를 짚어 보고자 한다.




II. 제4차 종합기본계획 주요 구성과 내용

「제4차 종합기본계획」은 총 6개 장 34페이지로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각 장의 제목은 Ⅰ. 개요 및 경과, Ⅱ. 대내외 환경분석, Ⅲ. 제3차 기본계획 평가, Ⅳ. 제4차 국제개발협력 추진방향 및 추진과제, Ⅴ. 제4차 국제개발협력 재원배분 방향, Ⅵ. 향후 계획(안)이다. 그리고 붙임으로 주요 추진과제를 제시한다.

「제4차 종합기본계획」의 주요 구성요소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비전

「제4차 종합기본계획」은 비전으로 ‘혁신과 성과를 기반으로 보편적 가치와 상생을 실현하는 K-ODA’를 제시한다.


2. 전략목표와 중점과제

4대 전략목표로 ‘포용적 가치실현’, ‘호혜적 상생확대’, ‘혁신적 개발이행’, ‘통합적 체계구축’을 제시한다. 4개의 개별 전략목표는 각각 3개의 중점과제를 제시하는데, 개별 중점과제는 3개씩의 세부 과제를 담는 구조로 구성됐다. 이를 구체적으로 보면 [표 1]과 같다. 

[표 1] 「제4차 종합기본계획」의 4대 전략목표 및 내용

전략목표포용적 가치실현호혜적 상생확대혁신적 개발이행통합적 체계 구축
중점과제

글로벌 위기 대응 강화

• 기후 위기 대응

• 보건 위기 대응

• 식량 위기 대응

대외정책 정합성 제고

• 전략성 강화

• 대외전략과 연계강화

• 고위급 외교활동 지원

개발협력 프로그램 혁신

• 제안형 ODA 도입

• 첨단기술 활용사업 확대

• 혁신적 사업모델 발굴

원조 체계 정비

• 무상원조사업 정비

• 사업 대형화

• 통합 홍보체계 강화

지속가능발전과 평화 기여

• SDGs 등 개발의제 선도

• 분쟁 취약국 지원 강화

• 안전 역량 지원 강화

협력국 발전기반 강화

• 경제·사회 인프라 지원

• 산업생태계 강화

• 인재 양성 확대

미래분야 협력 확대

• 과학기술 협력 확대

• 문화·관광 협력 확대

• 청년 일자리 확대

성과관리 내실화

• 통합 성과관리 구축

• 평가 내실화

• 통합정보포털 고도화

취약계층 삶의 질 향상

• 인도적지원 강화

• 취약계층 지원 강화

• 교육접근성 강화

글로벌 위험 대응 협력 강화

• 공급망 연계 강화

• 해양 협력 강화

• 공공데이터 활용 강화

민간 참여 활성화

• 민간재원 활용 확대

• 개발금융 기능 강화

• 민간 파급효과 증대

사업 현장성 강화

• 재외공관 중심 협업

• 현지사무소 역할 강화

• 현지 인력 활용 확대

출처: 관계부처 합동. 2026. 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2026-2030). 제56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의결안건(제56-1호)의 내용을 정리함.


3. 이행기반

「제4차 종합기본계획」은 정책을 추진할 3대 이행기반으로 ‘정당성 확보’, ‘파트너십 강화’, ‘전문성 제고’을 제시하고, 각각의 이행기반에 3개의 내용을 제시한다. 먼저 ‘정당성 확보’의 내용으로 △책무성 확보, △투명성 강화, △국민지지 제고를 설정했다. ‘파트너십 강화’의 내용으로는 △민간 참여 확대, △다자협력 내실화, △공여국과 파트너십 강화를, ‘전문성 제고’의 내용으로는 △지속가능 생태계 구축, △ODA 연구기능 증진, △시행기관 전문성 제고를 제시한다. 


4. 재원 배분 방향

「제4차 종합기본계획」은 4대 전략목표와 12대 중점과제 추진을 위해 필요한 △ODA의 재원 규모 및 유형별 구성, △지역별 배분 방향, △소득그룹별 배분 방향, △분야별 배분 방향 등 4대 측면의 내용을 제시한다.




III. 주요 쟁점


1. 정책 지향점

1) 지향점의 성격

「제4차 종합기본계획」은 향후 5년간의 한국 국제개발협력 정책이 지향할 최고 목표인 비전으로 ‘혁신과 성과를 기반으로 보편적 가치와 상생을 실현하는 K-ODA’를 제시한다. 이는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제4차 종합기본계획」은 최근 국제개발협력 환경의 변화 속에서 국익과 개발의 결합 강화 흐름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현재 주요 공여국들은 국제개발협력을 자국의 외교·안보 및 경제 전략과 강하게 연계하고 있다. 실제로 「제4차 종합기본계획」 역시 ‘대내외 환경분석’에서 “美·英·日 등은 국익을 위한 대외원조 정책을 강화하고 자국 대외경제 및 외교·안보적 이익과의 전략적 연계추진”(p.2)하고 있음을 제시한다. 이 정책문서는 국익을 명시적인 최상위 비전으로 제시하지는 않으나, ‘상생’이라는 개념을 통해 국익 추구에 상응하는 내용을 포괄적으로 반영한다. 또한 ‘K-ODA’와 같이 공여국으로서 한국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국익’이라는 용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하지 않더라도 그에 준하는 정책적 지향을 최고 수준의 목표에 포함시킨다.

「제4차 종합기본계획」은 비전에서 ‘상생’ 외에 ‘보편적 가치’를 함께 제시한다. 이를 통해 「제3차 종합기본계획」에서부터 이어져 온 국제개발협력의 규범적 목표 제시를 계승한다.2) 이는 정부가 국익과 보편적 가치라는 이중 목표를 병치하는 구조, 즉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적 방향을 선택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접근은 국제사회의 국제개발협력에서 나타나는 주요 흐름과도 부합한다. 대표적으로 2015년 영국은 정부의 개발협력 담당부인 ‘Department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DFID)’의 전략문서 「UK Aid: Tackling Global Challenges in the National Interest」를 통해, 국제개발협력이 세계 최빈층에 대한 도덕적 의무를 이행하는 동시에 자국의 국익을 지원해야 한다는 방향을 명확히 제시한 바 있다.3) 이같이 다수의 공여국들이 국제개발협력의 본질인 보편적 가치의 실현을 국익과 연계하는 정책 기조를 강화해 왔지만, 두 가치의 결합이 반드시 국익을 우선하고 보편적 가치를 후순위에 두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공여국들이 국제개발협력에서의 국익을 협의의 경제적·전략적 이익에 한정하지 않고, 빈곤퇴치, 지속가능한 환경, 인권 등 글로벌 규범 가치의 실현까지 포괄하는 광의의 개념으로 해석하는 사례들도 확인된다.4) 이는 보편적 가치의 실현 자체를 국익의 일부로 간주하는 접근이 가능함을 시사한다.

2) 「제3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 계획」의 비전은 ‘협력과 연대를 통한 글로벌 가치 및 상생의 국익 실현’이다.

3) Department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 2015. UK Aid: Tackling Global Challenges in the National Interest. https://assets.publishing.service.gov.uk/media/5a81adae40f0b623026989a0/ODA_strategy_final_web_0905.pdf (검색일: 2026년 3월 30일)

4) 김보경. 2021. 개발협력에서의 국익개념: OECD DAC 회원국을 중심으로. 국제개발협력연구 제13권 4호 pp.1-28 본 논문은 개발협력에서의 국익 개념을 중심으로 OECD DAC 회원국가를 세 가지 유형으로 분석한다. 첫째, 글로벌 가치를 국제개발협력 정책의 거시적 비전으로는 상정하지만, 국익을 협의적으로 해석해 정치, 경제적 측면의 안보화로 활용하는 국가들이다. 네덜란드, 미국,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일본, 체코, 포르투갈, 폴란드, 핀란드, 호주, 헝가리 등이 이 그룹에 해당한다. 둘째 그룹으로는 국익의 개념을 광의로 해석해 빈곤퇴치, 지속가능한 환경, 인권 등 글로벌 가치와 같은 규범적 가치실현을 국익 실현과 비교적 동일시하는 국가들로, 오스트리아, 벨기에, 캐나다,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노르웨이,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를 제시한다. 그리고 셋째 그룹으로 규범적 가치의 실현과 국익 실현을 동일시하나, 난민 ,이주 등 지역공동체에 위협이 되는 이슈 발생 시 국익 개념에 대한 중범위적 해석 가능성을 가진 국가들이다. 덴마크, 프랑스, 독일, 그리스, 이탈리아가 여기에 속한다.

  • 영국의 개발정책 연구기관인 Overseas Development Institute(ODI)는 2019년 발표한 「Principled Aid Index」를 통해 국제개발협력이 지향해야 할 핵심 원칙을 제시했다. 해당 보고서는 국제개발협력의 기준으로 △개발수요와 취약성에 대한 대응 △글로벌 협력 △공익 지향성을 제시하며, 단기적 상업적·지정학적 이익에 기반한 원조 접근을 지양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ODI는 기후변화, 감염병, 불평등, 테러와 같은 글로벌 차원의 복합적 도전에 대한 대응이 단순한 국제적 책임을 넘어, 장기적으로는 공여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점을 설명한다.5) 이러한 논리는 국제개발협력에서 국익과 보편적 가치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데 있어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즉, 국익은 단기적이고 직접적인 경제적·상업적·전략적 지정학적 측면의 이익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차원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과정 속에서 실현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5) Gulrajani, Nilima, and Rachel Calleja. 2019. The Principled Aid Index. London: Overseas Development Institute.

둘째, 한국 국제개발협력 정책의 역사적 맥락에서 「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이 제시하는 비전의 성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책 비전은 해당 시기 정부가 국제개발협력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최상위 지향점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분석 대상이다.

[표 2]는 2005년 이후 정부가 발표한 주요 국제개발협력 정책 문서의 최고 목표를 비교한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 정부의 국제개발협력 정책이 지향해 온 가치와 목표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우선, 2005년 발표된 최초의 정책 문서인 「국제개발협력 개선방안」은 최고 목표로 ‘국가 이미지 개선’과 ‘국제적 영향력 확대’를 제시함으로써, 국제개발협력을 단기적이고 현실적인 국익 수단으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이후 2010년 발표된 「국제개발협력 선진화방안」은 ‘수원국에 희망을’, ‘국제사회에 모범을’, ‘국민에게 자긍심을’과 같은 표현을 제시하였다. 이는 정책 목표라기보다는 정책 방향을 상징하는 슬로건적 성격이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2016년 「제2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은 ‘인류의 공동번영과 세계평화에 기여’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는 「국제개발협력기본법」 제3조가 규정한 기본 정신과 부합하는 내용으로, 국제개발협력의 규범적·보편적 성격을 명확히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21년 발표된 「제3차 종합기본계획」은 ‘협력과 연대를 통한 글로벌 가치 및 상생의 국익 실현’을 제시하며, 보편적 가치와 국익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정책 비전의 범주를 확장했다. 이어 2026년 「제4차 종합기본계획」은 ‘혁신과 성과를 기반으로 보편적 가치와 상생을 실현하는 K-ODA’를 제시함으로써, 이러한 이중적 지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와 같이 2005년부터 2026년까지 약 20여 년간 수립된 정책 문서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한국 국제개발협력 정책의 비전은 다음과 같은 변화 경로를 보인다. 초기에는 국가 이미지 제고와 같은 단기적 국익 중심 접근이 강조됐으나, 이후 2010년 OECD DAC 가입과 2016년 SDGs 출범 등 국내외 정책 환경이 성숙해 감에 따라, 2016년에는 공동번영과 평화와 같은 보편적 가치 중심의 규범적 접근이 강화됐다.

한편, 코로나19 이후의 재정 제약, 난민 수용 비용 증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대표되는 복합위기와 주요 공여국의 정책 변화가 나타난 2020년대에는, 보편적 가치와 국익을 병존시키는 이중적 지향 구조가 정책 비전에 반영되고 있다.

[표 2] 한국 정부 국제개발협력 정책문서상의 최고 목표 변화 (2005~2026)

정책 문서명

국제개발협력
개선방안 (2005)

국제개발협력
선진화방안 (2010)

제2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 (2016)

제3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 (2021)

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 (2026)

국내외
주요 환경

• MDGs 시작 (2001)

• 아프가니스탄 전쟁 (2001)

• 이라크 전쟁(2003)

• 서남아 쓰나미(2004)

• OECD DAC 가입(2010)

• G20 서울 정상회의 (2010)

• 부산세계개발원조총회 (2011)

• SDGs 시작 (2016)

• 유럽 내 난민 위기 심화 (2015)

•  COVID 팬데믹 (2020-2023)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022)

• USAID 해체 (2025)

• 주요 공여국 ODA 규모 축소

최고 목표
(비전)

• 국가 이미지 개선

• 국제적 영향력 확대

• 수원국에 희망을

• 국제사회에 모범을 

• 국민에게 자긍심을

• 인류의 공동번영과 세계평화에 기여 

• 협력과 연대를 통한 글로벌 가치 및 상생의 국익 실현

• 혁신과 성과를 기반으로 보편적 가치와 상생을 실현하는 K-ODA

출처: 2005년 국제개발협력 개선방안, 2010년 국제개발협력 선진화방안, 2016년 제2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 2021년 제3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 2026년 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함. 

「제4차 종합기본계획」은 이전 계획과 비교할 때 비전의 구성에서 중요한 변화를 보인다. 「제3차 종합기본계획」이 ‘상생의 국익 실현’을 명시적으로 제시한 것과 달리, 「제4차 종합기본계획」은 ‘국익’이라는 표현을 비전에서 직접적으로 포함하지 않았다. 그러나 본 계획은 비전의 핵심 개념인 ‘상생’에 대해 “협력국과 공여국 간 동반성장을 통한 ODA의 지속가능성 확보”(p.11)로 설명하고 있다. 이는 협력국과 공여국의 동시적 이익을 강조하는 것으로, 최근 10여 년 이상 주요 공여국에서 나타난 보편적 가치와 국가 이익을 병존시키는 정책 흐름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비전은 정책의 지향점에 있어 여전히 불명확성을 내포하고 있다. 즉, 한국 국제개발협력이 국익을 우선하고 보편적 가치를 보완적으로 추구하는 것인지, 단순히 두 가치를 기계적으로 병렬시키는 것인지, 또는 글로벌 차원의 규범적 가치 실현 자체를 국익으로 간주하는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은 지향점의 모호성은 정책의 우선순위 설정에 따른 실행 과정에서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며, 결과적으로 정책의 일관성과 효과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국제개발협력 정책의 방향성을 명확히 하되, 한국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을 통해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영국,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등 전통적 공여국들은 정권의 이념적 성격과 무관하게 최근의 비우호적인 국제 환경 속에서 국제개발협력을 적극적으로 자국의 외교·안보 및 경제적 이익과 연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하고 있다. 정책의 지향점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주어진 환경 속에서 일시적인 조정과 타협을 통해 변화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역사적 과정을 통해 한 사회 내에서 형성되고 공유된 정체성과 가치는 정책이 추구하는 이익의 성격과 방향을 근본적으로 규정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현재 공여국들의 국제개발협력 정책 지향점은 오랜 시간 형성된 정체성을 가진 사회 구성원들에 의해 또다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은 국제개발협력 정책을 규정하는 근본적 지향점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이 제도화되어 왔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제4차 종합기본계획」이 제시한 ‘상생’이라는 개념이 글로벌 보편적 규범 가치의 실현과 상업적·지정학적 국익 추구 사이에서 어떠한 우선순위를 갖는지에 대해서는 보다 명확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이에 향후 한국 국제개발협력 정책은 비전의 개념적 명확성을 제고하고, 정책의 정당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회적 공론화와 참여적 정책 형성 과정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 사회가 독재와 권위주의 시대를 지나 민주주의가 심화되어 가며 인권, 통일, 노동, 환경, 복지 등 여러 이슈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형성되어 가고 있다.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를 시작하는 것이 늦어져서는 안 된다. 

2) 민간의 상업적 이익 추구

「제4차 종합기본계획」은 비전에서 제시한 ‘상생’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이익과 연계된 다양한 정책 요소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단기적 상업적·지정학적 이익 추구로 이어질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첫째, ‘전략 2. 호혜적 상생 확대’의 하위 과제인 ‘② 협력국 발전 기반 강화’에서 제시된 “민간부문의 참여 가능성이 높은 유망 인프라 사업을 중심으로 대형·고부가가치 사업을 발굴하고 협력 기반 확충을 지원한다”(p.17)는 내용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해당 문구는 인프라 사업의 발굴 및 지원 기준으로 한국 민간부문의 참여 가능성을 중요한 요소로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출발점은 원칙적으로 협력국의 개발 수요에 기반해야 하며, 한국 민간기업의 참여 가능성은 이에 대한 보완적 요소로 검토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민간부문의 참여 가능성이 사업 선정의 주요 기준으로 작동할 경우, 현지의 실질적 수요가 충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진출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사업이 추진되는 왜곡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이는 국제개발협력의 수요 중심 원칙을 약화시키고 사업의 효과성과 정당성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둘째, ‘전략 2. 호혜적 상생 확대’의 하위 과제인 ‘③ 글로벌 위험 대응 협력 강화’에서 제시된 “민간부문 수요를 고려하여 공급망–ODA 연계 사업을 체계화·구조화하는 시장 발굴형 사업 추진”(p.18)은 주의 깊게 검토할 필요가 있는 사항이다. 해당 접근은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과 개발협력을 연계하려는 시도로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목적이 국가 또는 민간부문의 경제·상업적 수요에 과도하게 종속될 경우, 국제개발협력의 기본 원칙을 저버릴 수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국제개발협력은 원칙적으로 협력국의 개발 수요와 공공성에 우선적으로 기반하여 설계되어야 한다. 민간 부문의 상업적 수요에 대한 고려는 배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거 일본이 1950~80년대 원자재 확보를 목적으로 동남아시아 국가에 ODA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기업 이익과 결합된 원조가 부패 문제로 이어진 사례는 이러한 접근이 갖는 위험성을 보여준다.6) 국제개발협력이 특정 경제적 이해에 종속될 경우 사업의 정당성과 효과성이 훼손될 수 있다. 따라서 공급망–ODA 연계 사업은 개발 목적의 우선성을 명확히 준수하는 가운데 추진되어야 하며, 유사한 문제가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 재현되지 않도록 제도적 기준과 통제 장치의 마련이 필요하다.

6) 캐럴 랭커스터. 2010. 왜 세계는 가난한 나라를 돕는가? 서울: 시공사, 김석수. 2016. 일본 정부개발원조(ODA)와 국익의 연계. 문화와 정치. 제3권 제1호. pp.83~108, 한기조. 2015. 일본 ODA와 종합상사의 역할. 일본근대학연구. 제49편. pp.435~464

셋째, ‘전략 3. 혁신적 개발 이행’에서 제시된 ‘제안형 ODA’ 도입은 국제적으로도 중요한 쟁점 사안으로 평가된다. 제안형 ODA는 기존의 협력국 요청 기반 사업 발굴 방식에서 벗어나, 공여국이 주도적으로 사업을 기획·발굴하여 선제적으로 제시하는 접근을 의미한다.

「제4차 종합기본계획」는 “협력국의 수요와 여건뿐만 아니라 민간부문의 수요조사를 통해 사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재외공관을 통해 협력국과 협의체를 구성하여 구체화”(p.19)하는 방식을 제시한다.  이는 사업 발굴 단계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수요를 반영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접근은 협력국의 개발 수요와 민간부문의 수요 간에 상충이 발생할 경우 이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명확히 제시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한계를 가진다. 국제개발협력의 기본 원칙을 고려할 때, 협력국의 개발 수요가 사업 설계의 최우선 기준으로 유지되어야 하며, 민간부문의 수요는 협력국의 개발 수요 내에서  반영을 고려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제안형 ODA의 도입과 운영 과정에서는 수요 간 우선순위 설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고, 협력국 주도성(ownership)이 훼손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2023년 ‘제안형 협력(Offer-type Cooperation)’을 도입하여 공여국 주도의 사업 발굴 방식을 확대했다. 그러나 해당 접근은 도입 직후 협력국의 주도성(ownership) 약화, 기업 중심 ODA 확대, 국제개발협력의 외교·산업화, 그리고 구속성 원조 가능성 등의 문제로 비판을 받은 바 있다.7) 이후 일본 정부는 이러한 비판을 반영하여 해당 방식을 ‘Co-Creation for Common Agenda Initiative’로 조정하는 등 정책 보완을 시도했다. 이는 공여국 주도 방식이 개발협력의 기본 원칙과 충돌할 경우 정책 수정이 불가피함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러한 일본의 경험은 한국이 유사한 정책을 도입·확대하는 과정에서 동일한 문제를 반복하지 않도록 사전에 충분한 검토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7) Yamagata Tatsufumi. 2025. The Future of Development Cooperation: Don’t tie ODA to security. https://www.japanpolicyforum.jp/diplomacy/pt2025011512073514994.html (검색일: 2026년 3월 7일)

넷째, ‘전략 3. 혁신적 개발 이행’의 하위 과제인 ‘③ 민간 참여 활성화’에서 제시된 “기업 등 민간부문의 관심 분야를 타겟팅한 KSP 민간제안제를 통해 정책자문 종료 이후 후속 인프라 사업에 기업 참여 가능성을 확대한다.”(p.21)는 내용 역시 동일한 맥락에서 검토가 필요하다.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이 민간부문의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발굴할 경우, 협력국의 우선적인 개발 수요가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존재한다.

국제개발협력에서 민간의 참여는 오랜 기간 강조되어 온 중요한 흐름이다. 특히 MDGs와 SDGs와 같은 국제적 개발목표의 채택 이후, 개발 재원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방안으로 민간의 역할이 확대되어 왔다. 그러나 민간기업의 참여가 협력국의 개발 수요보다 우선되는 방식으로 사업이 설계될 경우, 국제개발협력은 ‘상생’이라는 명분 아래 기업의 이익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수단으로 변질될 위험이 있다. 이는 ODA의 공공성과 개발 목적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민간 참여 확대는 개발 수요 중심 원칙을 전제로 추진되어야 하며, 공여국의 경제적 이익이나 민간기업의 상업적 이해가 협력국의 수요를 대체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명확한 기준과 이를 관리·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필요하다.


2. 정책 일관성과 조정

1) 정책 비전의 일관성  

「제4차 종합기본계획」의 하위 정책으로는 「유상분야 기본계획」과 「무상분야 기본계획」이 존재한다. 「국제개발협력기본법」은 분야별 기본계획안을 유상원조 주관기관과 무상원조 주관기관이 각각 수립하여 국제개발협력위원회에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후 위원회가 이를 조정·심사하여 종합기본계획을 의결·확정하는 구조를 갖는다.8) 이러한 제도적 구조를 고려할 때, 최상위 정책문서인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과 하위 정책문서 간에는 정책 지향점의 일관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8) 국제개발협력 기본법 제11조(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의 수립 등) ③ 주관기관은 5년마다 소관 분야의 기본계획안(이하 "분야별 기본계획안"이라 한다)을 작성하여 위원회에 제출하여야 한다. ④ 위원회는 제3항에 따라 제출된 분야별 기본계획안 등을 조정·심사하여 종합기본계획을 의결·확정한다.

그러나 「제4차 기본계획 무상분야」의 정책 목표는 「제4차 종합기본계획」과 일정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9) 무상원조 주관기관인 외교부는 2026년 1월 21일 개최된 ‘제12차 무상개발협력전략회의’에서 「제4차 기본계획 무상분야」를 채택했다. 해당 문서는 최고 목표로 “글로벌 위기 극복에 기여하는 가시적 성과 창출을 통해 글로벌 책임강국 실현”을 제시한다. 이는 정부의 외교정책 비전인 ‘글로벌 책임강국’과 정합성을 갖는 내용이다. 반면, 국제개발협력 정책의 최상위 법정 문서인 「제4차 종합기본계획」은 비전으로 “혁신과 성과를 기반으로 보편적 가치와 상생을 실현하는 K-ODA”를  제시한다. 두 문서 간에는 지향점의 표현과 정책적 강조점에서 차이가 존재하며, 이는 정책 체계 내에서의 일관성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9) 유상원조의 「유상분야 기본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본 글에서는 피다가 입수한 「무상분야 기본계획」만을 대상으로 한다.

‘보편적 가치와 상생을 실현하는 K-ODA’와 ‘글로벌 책임강국’ 둘 중 어느 것이 한국 국제개발협력 정책의 최종 지향점으로 적절한가? 두 정책 문서 간 일치는 필요 없는 것인가? 두 비전이 각각 한국 국제개발협력 정책의 최종 지향점으로서 어떠한 관계를 갖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제시되지 않는 점은 정책 해석과 집행 과정에서 혼선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2026년 기준 전체 ODA 예산 5조 4,372억 원 중 무상 ODA가 약 56.9%(2조 5,132억 원)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무상분야 정책 목표의 방향성이 전체 국제개발협력 정책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10) 만약 정책문서가 제시하는 비전이 단순한 선언적 슬로건에 그친다면 실질적 정책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실제 정책 설계와 집행의 기준으로 기능할 경우 두 문서 간의 불일치는 정책 일관성과 효과성 측면에서 중요한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 먼저 작성한 「제4차 기본계획 무상분야」의 목표를 「제4차 종합기본계획」이 채택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최상위 법정 문서인 「제4차 종합기본계획」이 설정한 비전을 하위문서인 「제4차 기본계획 무상분야」가 수정해 수용하지 않은 것인지 정책 일관성 차원에서 우려된다. 「제4차 종합기본계획」과 「제4차 기본계획 무상분야」간의 관계 설정, 비전 간 위계와 정합성, 그리고 정책 목표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명확한 기준 제시가 필요하다.

10) 관계부처 합동. 2026. ’26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확정액 기준). 제56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의결안건(제56-2호)

[표 3] 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과 제4차 기본계획 무상분야 지향점 비교

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제4차 기본계획 무상분야
통합혁신 방향 추진 체계도전략목표 중심 ’전략적 무상원조‘ 추진체계
비전• 혁신과 성과를 기반으로 보편적 가치와 상생을 실현하는 K-ODA비전• 글로벌 위기 극복에 기여하는 가시적 성과 창출을 통해 글로벌 책임강국 실현 비전•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인 투자
전략
목표

• 포용적 가치실현

• 호혜적 상생확대

• 혁신적 개발이행

• 통합적 체계구축

추진
방향

• 단일 전략목표체계 및 단일 성과관리체계

• 전략목표별 무상원조 재원배분방향

• 글로벌위기 대응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 글로벌 책임강국으로서 소프트파워 증진

전략
목표

• 청년 산업인력 양성을 위한 기술·디지털·혁신 역량 강화

• 건강한 청년 육성을 위한 보건의료 회복력 강화

• 청년의 기후 회복력 강화를 위한 기후 적응·감축/에너지 접근성 개선

• 청년 소득증대 기반 지속가능하고 안전한 (농촌) 지역사회 조성

출처: 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2026-2030)과 제4차 기본계획 무상분야(안)-무상원조 통합‧혁신 방안의 내용을 종합해 구성함.

2) 전략목표의 일관성

「제4차 기본계획 무상분야」는 ‘전략적 ODA 추진방향’ 중 ‘방안 1. 단일 전략목표체계 및 단일 성과관리체계’에서 ‘전략목표 중심의 무상원조 추진체계’를 제시하며, 비전으로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인 투자”(p.19)를 설정하고 이에 기반한 4대 전략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해당 비전과 전략목표가 정책 대상을 ‘미래세대’, 구체적으로는 ‘청년’으로 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4대 전략목표는 △기술·디지털·혁신, △보건의료 회복력, △기후 적응·감축 및 에너지 접근성, △지속가능하고 안전한 농촌 지역사회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고 있으나, 세부 내용에서는 “청년 산업인력 양성을 위한 기술·디지털·혁신 역량 강화”(p.19)와 같이 정책 대상을 일관되게 ‘청년’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청년’을 정책 대상으로 설정하는 것은 상위 문서인 「제4차 종합기본계획」에서는 확인되지 않는다. 「제4차 종합기본계획」에는 ‘청년’이라는 단어가 총 8번 나오는데, ‘청년일자리 확대’(p.20), 국민 지지 제고 맥락에서 ‘청년층 대상 행사’(p.26), 민간참여 중 ‘참여 주체로 청년’(p.27)이 주 내용이다. 모두 한국 청년이다. 이는 협력대상국 청년을 주요 정책 대상으로 설정한 「제4차 기본계획 무상분야」와는 범위와 내용 측면에서 명확한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차이는 정책 집행 과정에서 혼선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2026년 기준 2조 5,132억 원 규모로 89개국에서 1,505개 사업을 시행하는 37개의 무상 ODA 시행기관 입장에서는, 「제4차 종합기본계획」과 「제4차 기본계획 무상분야」중 어느 문서를 우선적 준거로 삼아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 기준이 불명확해질 수 있다. 또한, 정책 대상을 청년으로 한정한 점 자체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하다. 「제4차 종합기본계획」은 ‘포용적 가치실현’을 전략목표로 설정하고, 취약계층 지원 강화를 주요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아동, 여성, 장애인, 노인 등 다양한 취약계층을 포괄하는 접근을 의미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제4차 기본계획 무상분야」이 ‘청년’과 같이 특정 연령집단에 정책 대상을 명시적으로 집중시키는 것은 국제개발협력의 포용성과 형평성 측면에서 한계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정책 대상 설정에 있어서는 특정 집단에 대한 전략적 집중과 더불어, 다양한 취약계층을 포괄하는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하며, 상·하위 정책 문서 간 대상 설정의 정합성을 확보하기 위한 보완이 요구된다.

3) 불명확한 정책 조정 과정 

①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심의 부재

「국제개발협력기본법」은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의 수립 절차에 대해 명확한 규정을 두고 있다. 제13조는 유상 및 무상 ODA 주관기관은 각각 「분야별 기본계획안」을 수립하여 제출하도록 명시하고 있으며, 제11조는 국제개발협력위원회가 이를 접수하여 조정·심사한 후 종합기본계획을 의결·확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이 「분야별 기본계획안」에 대한 공식적인 검토와 조정을 거쳐 수립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발전대안 피다가 2026년 2월, 국제개발협력위원회 및 실무위원회에 각 2인씩 참여한 민간위원 총 4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 결과에 따르면, 2026년 2월 11일 개최된 국제개발협력 실무위원회와 2월 26일 개최된 제56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에서 「유상분야 기본계획안」 및 「무상분야 기본계획안」에 대한 심의는 공식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무조정실이 사전에 제출된 유·무상 분야 기본계획안을 내부적으로 조정·검토하여 「제4차 종합기본계획」을 수립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국제개발협력위원회 및 실무위원회 차원에서 해당 계획안에 대한 공식적인 조정 및 심의 절차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법률이 규정한 절차적 정합성과 투명성 측면에서 주목해야 할 사안이다. 「제4차 종합기본계획」수립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과 정책 결정의 투명성에 대한 의문이 든다. 향후 국제개발협력 정책 수립 과정에서 관련 절차의 명확화가 필요하다. 

[표 4] 국제개발협력기본법상의 종합기본계획과 분야별 기본계획안 수립 관련 내용

내용
제11조(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의 수립 등)

9. 그 밖에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

③ 주관기관은 5년마다 소관 분야의 기본계획안(이하 "분야별 기본계획안"이라 한다)을 작성하여 위원회에 제출하여야 한다.

④ 위원회는 제3항에 따라 제출된 분야별 기본계획안 등을 조정·심사하여 종합기본계획을 의결·확정한다.

제13조(국제개발협력 주관기관의 역할 및 기능)

① 주관기관은 다음 각 호의 역할 및 기능을 수행한다.

1. 소관 분야의 국제개발협력 정책 및 전략의 수립

2. 분야별 기본계획안과 제14조제4항에 따른 분야별 시행계획안의 작성 및 위원회 제출

출처: 국제개발협력기본법. https://www.lawnb.com/Info/ContentView?sid=L000011140 (검색일: 2026년 3월 31일)

② 불분명한 무상원조 정비·통합기관 목표 수

「제4차 종합기본계획」과 「제4차 기본계획 무상분야」 간에는 정책 내용 측면에서도 추가적인 불일치가 확인된다. 특히 무상 ODA 시행기관의 통합 목표와 관련하여 두 문서 간 차이가 존재한다. 무상 ODA 주관기관이 수립한 「제4차 기본계획 무상분야」는 2026년 기준 약 40여 개의 무상원조 시행기관을 2030년까지 10여 개 수준으로 통합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해당 방향은 2026년 3월 외교부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동일하게 확인된다.11) 반면, 최상위 정책문서인 「제4차 종합기본계획」은 전략 4 ‘통합체계 구축’에서 “다수의 무상 시행기관(2025년 기준 41개)을 역량 있는 기관 중심으로 절반 이상 정비”(p.22)한다는 목표를 제시한다. 이는 시행기관 수를 절반 수준으로 축소하는 방향으로 해석되며, 구체적 목표치 측면에서 「무상분야 기본계획」이 제시한 ‘10여 개로의 통합’과는 차이를 보인다.

11) 무상원조 통합 체계 구축을 위한 법제 정비, 기능 강화. 외교부 보도자료. 2026년 3월 10일 https://www.mofa.go.kr/www/brd/m_4080/view.do?seq=376972&page=10&pitem=10 (검색일: 2026년 3월 31일)

이와 같이 동일한 정책 영역에 대해 상이한 목표가 제시될 경우, 정책 집행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2030년까지의 시행기관 통합 목표가 ‘절반 수준 감축’인지, 또는 ‘10여 개로의 대폭 통합’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 설정이 필요하다.

③ 상·하위 문서 간 위계적 정합성 확보 

정책 추진 절차 측면에서도 검토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국제개발협력위원회가 최상위 정책문서인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 의결 후 확정한 이후, 주관기관들은 이를 반영하여 「분야별 기본계획」의 최종안을 수립하고, 이후 시행기관이 이를 기반으로 세부 시행계획을 수립·이행하는 것이 정책 체계의 기본 구조다. 그러나 최상위 문서가 최종 결정되면 그에 맞추어 하위 문서도 조정해서 최종 발간되어야 한다. 「제4차 기본계획 무상분야」가 2026년 1월 21일 제12차 무상개발협력전략회의에서 이미 의결되었으며, 종합기본계획이 확정되기 이전 단계에서 대외적으로도 공식화됐다. 「제4차 종합기본계획」이 의결된 2월 26일 이전인 1월 19일 뉴욕에서 개최한 제19차 한-UNDP 정책협의회에서 「제4차 무상분야 기본계획」의 4대 전략목표가 공식적으로 소개됐다.12) 외교부가 2월 확정된 「제4차 종합기본계획」에 맞추어 하위문서인 「제4차 기본계획 무상분야」를 수정해 최종적으로 확정할 것인지 의문이다.

12) 글로벌 복합위기 하 유엔개발계획(UNDP)과의 파트너십 증진 방안 논의-UNDP 부총재 면담, 제19차 한-UNDP 정책협의회 개최 등- 외교부 보도자료. 2026년 1월 29일. https://www.mofa.go.kr/www/brd/m_4080/view.do?seq=376864&page=1&pitem=10 (검색일: 2026년 3월 31일)

향후 국제개발협력 정책 수립 과정에서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과 「분야별 기본계획안」 간 위계적 관계를 명확히 하고, 정책 간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이상에서 제기한 「제4차 종합기본계획」과 「제4차 기본계획 무상분야」 간의 정책 일관성 문제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무상원조 주관기관인 외교부가 수립한 「제4차 기본계획 무상분야」가 법적 절차에 따라 국제개발협력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조정·심사되지 않았다. 이는 정책 수립 과정의 절차적 정합성과 관련된 문제를 제기한다.

둘째, 상위 문서인 「제4차 종합기본계획」이 확정된 이후, 해당 문서의 주요 내용이 하위 문서인 「제4차 기본계획 무상분야」에 충분히 반영될 것인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 이는 정책 간 위계와 반영 관계의 불분명성을 드러낸다.

셋째, 「제4차 기본계획 무상분야」가 4대 전략목표의 주요 대상으로 ‘청년’을 설정한 반면, 상위 문서인 「제4차 종합기본계획」에서는 해당 대상이 핵심 정책 대상으로 명확히 제시되지 않고 있다. 정책 대상 설정에 있어 상·하위 문서 간 정합성 부족을 보여준다.

넷째, 무상원조 시행기관 정비·통합 목표에 있어서도 두 문서 간 차이가 존재한다. 「제4차 종합기본계획」은 2030년까지 시행기관을 ‘절반 이상 정비’하는 방향을 제시한 반면, 「제4차 기본계획 무상분야」는 이를 ‘10여 개 수준으로 통합’이라는 높은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정부 정책 문서에 두 가지 목표 범위가 존재한다.

이러한 사항들은 한국 국제개발협력 정책의 최상위 문서로 기능해야 할 「제4차 종합기본계획」이 하위 문서인 「제4차 기본계획 무상분야」와 내용 및 수립 과정 측면에서 일관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2026년 3월 19일 개최된 ‘제12회 정부-시민사회 국제개발협력 정책협의회’에서 발전대안 피다는 이 이슈에 대해 질의를 했다. 이에 대해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사무국 역할을 수행하는 국무조정실 국제개발협력본부는 “분야별 기본계획 수립 지침을 사전에 시달하였으며, 관계 부처가 제출한 계획을 검토하여 종합기본계획에 반영했다. 다만, 분야별 기본계획에는 주관기관의 특성이 반영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책 대상 설정과 관련하여 외교부는 “종합기본계획이 포괄적인 성격을 가지는 만큼 일부 용어상의 차이는 존재하나, 기본적인 정책 방향은 일치한다”고 답변했다.

이와 같은 설명은 정책 조정 과정에 대한 일정 부분의 해명을 제공하나, 상·하위 정책문서 간 지향점, 대상, 목표 설정의 차이를 충분히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향후 국제개발협력 정책 수립 및 조정 과정에서는 정책 간 위계와 역할을 보다 명확히 하고, 실질적인 정책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요구된다.

4) 정책 조정

① 투명한 정비·통합 기준과 공정한 절차

「제4차 종합기본계획」에서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는 내용은 ‘전략 4. 통합적 체계 구축’ 중 ‘원조체계 정비’, 그 가운데서도 무상 ODA 시행기관 정비다. 이는 비록 무상 부문에 한정된 조치이지만, 한국 ODA가 오랫동안 지적받아 온 구조적 문제인 분절화(fragmentation)를 완화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정책적 의의를 갖는다.

동 계획은 2025년 기준 41개에 이르는 ‘무상 ODA 시행기관을 절반 이상 정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아울러 ‘KOICA 공공협력사업을 중심으로 통합적 플랫폼 체계를 강화’(p.22)하겠다는 방향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사업의 중복을 줄이고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시도로 이해된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비 기준의 명확성, 절차의 공정성, 그리고 정책 결정 과정의 투명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특히 다수의 시행기관을 대상으로 한 구조적 재편은 정책 이해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비 기준과 과정이 충분히 공개되고 사회적 논의를 통해 정당성이 확보될 필요가 있다. 통합 추진 과정에서 특정 기관이나 집단의 이해가 과도하게 반영되는 방식은 지양되어야 한다.

또한 통합의 내용이 시행기관 수의 축소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도 검토가 필요하다. 정책 통합과 기능적 조정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한 기관 수 정비가 추진될 경우, 장기적으로 한국 ODA의 효율성은 개선될 수 있으나, 사업의 적절성과 효과성 측면에서는 한계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통합 대상이 되는 기관과 사업이 실제로 낮은 성과를 보였는지에 대한 객관적 검증이 선행되어야 한다. 기관 규모나 사업 수행 이력만을 기준으로 재편이 이루어질 경우, 규모는 작지만 현장 수요에 부합하는 사업이 배제될 위험이 존재한다.

② 무상원조 16대 목표 획일적 적용 

「제4차 기본계획 무상분야」가 제시한 4대 전략목표와 이에 따른 16대 중간목표의 분야를 모든 무상 ODA 사업에 일률적으로 적용할 경우에도 유의가 필요하다. 16대 중간목표에 포함되지 않는 분야가 신규사업 발굴 과정에서 배제될 경우 기초교육, 공공행정, 장애, 영양 등 국제개발협력에서 중요한 영역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참고로 2026년 한국 무상원조 예산에서 공공행정이 차지하는 비중이 8.7%로 인도적지원(16.8%), 교육(12%), 농림수산(9.5%)에 이어 네 번째로 크다. 그리고 시민사회 협력사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간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 시민사회는 자율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을 발굴·제안해 왔다. 그러나 신청이 가능한 사업 분야가 정부가 제시한 16대 중간목표에 한정될 경우, 시민사회의 자율성과 창의성이 제약되고, NGO는 정책 수행의 파트너가 아니라 정부 우선 분야만을 집행하는 단순한 하위 주체로 기능이 축소될 우려가 있다. 이는 국제개발협력에서 오랫동안 강조되어 온 정부-시민사회 간 파트너십의 원칙과도 상충될 수 있다.

[그림 1] 「제4차 기본계획 무상분야」 내 16대 중간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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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관계부처 합동. 2026. 제4차 기본계획 무상분야(안)-무상원조 통합·혁신 방안-. 제12차 무상개발협력전략회의 의결안건(제12-2호)

무상원조 통합은 구조적 개선을 위한 중요한 정책 방향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효율성 제고만을 우선하는 방식으로 추진될 경우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통합 정책은 충분한 사전 검토와 단계적 접근을 통해 추진되어야 하며, 정책의 효과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균형 있는 설계가 요구된다.

5) 정책 성과관리 

「제4차 종합기본계획」 제Ⅲ장은 「제3차 종합기본계획」에 대한 평가내용을 제시한다. 주로 ‘ODA 규모, 분야 및 지역별 목표, 비구속성 원조 비율’ 등 정량적 지표를 중심으로 목표 달성 여부를 점검한다. 정성적 평가에서는 ‘DAC 중견 공여국으로서의 위상 강화’와 ‘전략적 ODA 기반 마련’ 등 긍정적 성과를 제시하는 한편, ‘전략 간 연계 부족, 컨트롤 타워 기능의 미흡, 분절화 문제, 책무성 강화 필요, 다양한 주체와의 파트너십 확대 필요’ (pp.4~9)등 한계와 개선 과제를 함께 제시한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제3차 종합기본계획」이 설정한 12개 중점과제 및 세부 과제의 실제 이행 여부와 성과에 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평가 결과는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 이는 정책의 실질적 성과를 평가하고 차기 계획 수립에 반영하는 데 있어 한계를 노정한다.

「제4차 종합기본계획」은 ‘붙임 주요 추진과제’를 통해 4대 전략목표 및 이행 기반에 따른 총 34개의 과제를 제시한다. 구체적으로 ‘포용적 가치실현’ 3개, ‘호혜적 상생 확대’ 6개, ‘혁신적 개발 이행’ 5개, ‘통합적 체계 구축’ 9개, 그리고 이행 기반 관련 과제 11개로 구성되어 있다(pp.33~34). 그러나 제시된 과제들의 상당수는 ‘전략 수립’, ‘지정’, ‘평가’, ‘공개’, ‘개최’, ‘개발’ 등 행정적 산출물 중심의 성격을 갖고 있어, 정책의 실질적 변화나 개발 성과를 측정하기보다는 과제 수행 여부를 단순히 이행 여부(O/X)로 판단할 수 있는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보건 분야 ODA 추진전략 수립’, ‘AI 및 문화 분야를 새로운 중점 분야로 추가’, ‘중점협력국 지정’, ‘다자협력 추진전략 수립’, ‘평가체계 구축’ 등은 정책 방향 설정에는 의미가 있으나, 실제 개발 효과성과 성과를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지표로는 한계가 있다.

또한 「제4차 종합기본계획」 본문에서 제시된 주요 정책 방향과 과제 중 일부는 ‘붙임 주요 추진과제’에 포함되지 않아, 정책 우선순위와 이행 과제 간의 연계성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 문제도 존재한다. 이는 정책의 핵심 내용과 실행 계획 간의 정합성을 약화시키고, 실제 이행 과정에서의 정책 효과를 저해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향후 정책 설계에 있어서는 정량적·정성적 평가의 균형을 확보하고, 단순 산출물 중심의 과제 설정을 넘어 개발 성과와 효과성을 반영할 수 있는 실질적 지표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제4차 종합기본계획」이 제시하고 있지만, 붙임에서 제시한 주요 추진과제에는 없는 주요 내용들의 예시다.

<포용적 가치실현>

▪︎ 우리기업의 우수한 식품기술을 인도적지원과 연계하여 식량위기 해소에 기여 (p.12)

▪︎ 우리의 발전된 수사 시스템 공유와 첨단수사 인프라 확충을 통해 치안역량을 향상시키고 협력국 국민과 우리 재외국민, 체류객 등 안전 제고 (p.13)

▪︎ 아동·여성·장애인 등 취약 계층의 기본적 안전과 삶을 보호하고 소득창출 기회 마련 등 생계‧자립도 중점 지원 (p.14)

▪︎ STEM, AI·ICT 교육 관련 인프라 구축, 현지 대학 지원을 통해 과학기술 전문인력 양성과 연구·기술 역량 강화에 기여 (p.14)

<호혜적 상생확대>

▪︎ 창업보육까지 연계하는 한국형 기술․직업 교육훈련 시스템 지원을 강화하여 훈련-창업보육-시장진출로 이어지는 일체형 생태계 육성 (p.17)

▪︎ 민간부문 수요를 고려하여 공급망-ODA 연계 사업을 체계화․구조화하는 시장발굴형 사업 추진 (p.18)

<혁신적 개발이행>

▪︎ 인턴 등의 정규직 고용 연계, 다자협력 전문가(KMCO) 국제기구 파견 등 양질의 청년 일자리와 해외 진출 기회를 지속 발굴 (p.20)

정부는 「제4차 종합기본계획」이 제시한 34개의 주요 추진 과제에 더하여, 정책적으로 중요한 핵심 과제들을 추가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특히 단순한 과제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수준을 넘어, 정책의 실질적 성과와 개발 효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성과관리 프레임워크를 구축·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성과관리 체계는 향후 5년간 정책 이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정책 조정 및 개선에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축적된 평가 결과는 2030년 「제4차 종합기본계획」의 종합 평가에 활용될 뿐만 아니라, 차기 계획인 「제5차 종합기본계획」 수립 시 실질적인 근거 자료로 기능할 수 있다. 따라서 성과관리 체계는 정책의 연속성과 학습 효과를 제고하는 핵심 수단으로서, 체계적이고 일관된 방식으로 설계·운영될 필요가 있다.



 

IV. 나오며

발전대안 피다는 「제4차 종합기본계획」의 실효성 있는 이행을 위해서 이하의 사항들을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반영할 것을 제안한다. 아울러, 본 계획의 수립 과정에서 제기된 절차적·내용적 보완 사항은 향후 「제5차 종합기본계획」 마련 시 주요 참고 기준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현 이행 단계에서도 이를 조속히 개선해 정책 집행의 효율성과 성과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 

첫째, 한국 국제개발협력 정책의 가치 지향점을 명확히 설정하기 위한 공론화 과정을 본격화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국제적 경향을 반영하거나, 글로벌 보편적 가치와 상업적 또는 지정학적 국익을 단순히 병치하는 방식은 지양돼야 한다. 한국 사회 구성원들이 국제개발협력의 목적과 지향점에 대해 보다 충분히 토론하고 숙고하여, 그 결과를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의 비전에 반영하는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 차기 계획 수립 시점인 2029년에 논의를 시작하기에는 늦으며, 현재부터 단계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이는 성숙한 공여국으로서 한국이 감당해야 할 정책적 책무이기도 하다.

둘째, 민간의 단기적·상업적 이익 추구를 정책 목표의 우선순위에 놓는 방식의 정책 설계와 집행은 경계해야 한다. 민간 재원의 동원은 국제개발협력 재원 확충의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으며, 민간이 축적한 경험·기술·전문성을 개발협력 사업에 효과적으로 결합하는 방향 또한 적극 모색되어야 한다. 다만, 민간의 이익 실현을 중심에 놓는 정책은 국제개발협력의 핵심 원칙인 현지 수요 우선 원칙과 충돌할 위험이 있음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민간 부문 참여와 연계된 사업의 정책 목표 부합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필요시 시정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체계적인 모니터링·관리 체계를 제도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과 유·무상 원조 「분야별 기본계획」 간의 정책 일관성을 제고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여야 한다. 이를 위한 세부 과제는 다음과 같다.

① 국무조정실은 향후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재정경제부 및 외교부가 작성한 유·무상 원조 「분야별 기본계획」에 대해 실질적인 조정·심사 기능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에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 아울러 주관기관은 최종 확정된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의 정책 방향 및 핵심 내용을 준거로 삼아 「분야별 기본계획」을 수정·최종 확정하고, 이를 소관 시행기관에 일관되게 적용·이행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②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과 「분야별 기본계획」은 동일한 정책 비전을 공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다만, 유상원조와 무상원조 각각의 사업 특성 및 추진 방식의 차이를 고려하여 전략목표와 세부 추진과제를 목적에 맞게 차별화하되, 상위 계획과의 정책적 정합성은 반드시 확보되어야 한다.

③ 「국제개발협력기본법」이 규정한 법정 절차에 따라, 「분야별 기본계획」은 국무조정실 내의 행정적 실무 처리에 그치지 않고, 국제개발협력위원회에 공식 안건으로 상정하여 위원들이 실질적인 심의·의결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실효성 있게 담보하기 위해서는 본회의 및 실무위원회 참여 위원의 심의 역할을 명확히 규정하고, 형식적 의결에 그치지 않도록 위원들의 참여를 실질적으로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야 한다.

넷째, 무상원조 추진체계의 통합은 원조 효과성 제고 측면에서 그 정책적 필요성이 인정되는 방향이나, 제도적 파급 효과와 현장 적용 가능성을 면밀히 고려한 신중하고 단계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이와 관련한 세부 개선 과제는 다음과 같다.

① 시행기관 정비 기준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원칙에 근거하여 설정되어야 하며, 기준의 내용과 적용 과정은 관련 이해관계자가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공개하여야 한다. 아울러 기관 통합의 추진은 주관기관의 단독 판단에 의존하는 방식을 지양하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상 최고 의결기구인 국제개발협력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하여 공식적인 심의·의결 절차를 거쳐야 한다.

② 시행기관의 물리적 통합에 앞서, 범정부 차원의 정책통합을 선행 과제로 추진하여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농업·교육·과학기술·ICT 등 분야별 전략, 아프리카·ASEAN 등 권역별 전략, 인도적 지원·성평등 등 주제별 전략을 포함하여 기존에 수립·발표된 개별 정책들을 범정부적으로 조율하고 통합하기 위한 종합적 프레임워크를 우선적으로 마련하여야 한다. 특히,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 등 복수의 부처에 걸쳐 수행되는 동일 분야 정책을 어떻게 조정·통합하고, 이를 국가협력전략(CPS)의 실행 체계와 연계할 것인지에 대한 체계적 설계가 선행되어야 한다. 시행기관 정비는 이러한 정책통합의 기반 위에서 추진될 때 비로소 실질적인 행정적·사업적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③ 무상 ODA 시행기관 통합 목표와 관련하여, 「제4차 종합기본계획」이 제시한 ‘현행 대비 절반 이상 정비’와 「제4차 기본계획 무상분야」가 제시한 ‘10여 개 기관 통합’의 목표치 간 불일치는 정책 신뢰성과 일관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관련 계획 간의 수치적·내용적 불일치를 조속히 해소하고, 이행 가능한 구체적 목표와 로드맵을 명확히 제시하여야 한다.

④ 「제4차 기본계획 무상분야」가 제시한 16대 목표의 획일적 적용 방식은 국제개발협력 현장의 다양한 여건과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우려가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수혜 대상을 '청년'으로 제한하는 접근 방식과 4대 전략 분야 중심으로 전체 사업을 재편하려는 시도는, 국제개발협력이 추구하는 포용성과 분야 다양성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아동·노인·장애인 등 다양한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과, 기초교육·공공행정·영양 등 국제개발협력의 중요 분야가 정책 목표 설정 과정에서 배제되거나 축소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시민사회협력사업을 특정 정책 목표에 기계적으로 종속시키는 방식을 지양하고, 사업의 자율성과 현장 적합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글쓴이

한재광 (발전대안 피다 대표)

윤영준 (발전대안 피다 운영위원)

우승훈 (발전대안 피다 운영위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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