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는 시민이 한다! 르완다 시민현장감시단 이야기 ①
-르완다 개발현장으로 떠난 감시단의 활동 맛보기-
[편집자 주] 연초부터 발전대안 피다(구ODA Watch)는 ODA Watch의 OWL을 통해 ‘르완다 시민현장감시단’의 준비 과정들을 공유해왔는데요, 피움 2호부터는 지난 여름, 르완다를 방문해 벌였던 감시단의 활동들을 자세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 기사는 감시단의 준비 활동과 현장조사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를 담았습니다. 다음 호에는 감시단 활동 주요 결과와 더불어 감시단원들의 인터뷰를 실을 예정입니다. |

▲ 새마을운동시범마을 중 하나인 무심바 마을의 마을회관 모습, 새마을운동 깃발이 나부낀다. ⓒ발전대안 피다
천 개의 언덕이 있는 땅! 높은 산과 맑은 호수를 지닌 땅! 지난 여름, 발전대안 피다(구 ODA Watch, 이하 피다)는 시민들과 함께 가슴 아픈 제노사이드(genocide) 역사를 딛고 평화를 사랑하는 아프리카 르완다로 현장조사 활동을 떠났다. 작년 ‘캄보디아 시민현장감시단’ 활동에 이어 피다는 국제개발 분야의 여러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전문적인 현장 조사에서 벗어나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이하 ODA) 자금을 조성하는 주체인 ‘시민’이 개발도상국 현장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 보고들은 진솔한 이야기들을 담아 내는 활동의 장을 다시금 연 것이다.
이번 감시단은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경험과 활동 배경을 가진 5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연령은 다양하지만 르완다에서 일어나고 있는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현장’을 확인하고자 하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덕분에 세대의 벽을 뛰어넘어 찰떡 같은 팀워크를 발휘했고, 실제 르완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정부 및 민간단체 관계자들과 주민들을 두루 만나 우리나라 대 르완다 대외원조의 활동 현황과 성과, 한계점들을 직접 점검해보았다.
시민들은 왜 르완다로 갔을까?
시민감시단이 여러 관계기관들에게 자주 들었던 질문 중 하나는 “왜 르완다를 선택했나요?” 였다. 아시아 국가들보다 거리도 멀고, 유무상 원조의 역사가 다른 개발도상국보다 짧은 탓에 많은 사업들을 볼 수 있는 국가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2010년 한국의OECD 개발원조위원회(DAC: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가입 이후, 아프리카에 지원하는 ODA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 지자체 및 다양한 타 부처의 중요 사업들을 고루 볼 수 있다는 점, 민간단체의 홍보/모금 활동 모니터링을 위해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이미지가 아프리카 주민들의 모습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 또한, 인구의 80%가 농업에 종사하는만큼 폴 카가메 대통령의 ‘새마을운동’에 대한 높은 관심은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으며, 그 결과 새마을운동시범마을 사업이 처음 시행된 국가이자 대내외적으로 홍보가 많이 된 점 등도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 르완다 농촌 마을의 모습 ⓒ민경일
르완다는 벨기에로부터 독립한 이후 1990년대까지 후투족과 투치족 간의 끊임없는 민족 갈등을 겪어오다 1994년에 일어난 민족 대학살(Rwanda Genocide)로 인해 100만명의 국민이 목숨을 잃은 슬픈 역사를 가진 국가이다. 2000년대 이후부터는 군부 출신인 폴 카가메 대통령의 통치 하에 정치적 안정을 찾아가고 있으며, 분쟁 후 재건 성공의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지만 여전히 원조 의존도가 높은 최빈국[1]이기도 하다. 이에 르완다는 ‘VISION 2020’이라는 자체적인 국가개발계획을 통해 국가 통합 및 종합적인 성장을 기반으로 국가 경쟁력을 신장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한국도 무상원조 지원 규모를 계속적으로 증가시키면서 르완다의 국가개발계획에 맞춘 지원 전략을 수립해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어떤 시민들이 감시단 활동에 참여했을까?

▲ 왼쪽부터 이재원 팀장, 김은파 단원, 통역사 Mr. Shingiro, 이상혁 단원,
한재광 대표, 이지영 단원, 손수미 단원, 유영우 단원 ⓒ발전대안 피다
감시단 활동의 첫 단계는 긴 호흡으로 함께 활동할 수 있는 시민들을 모으는 것이었다. 더불어 한국ODA 정책과 제도의 변화와 개발도상국을 향한 국내 개발NGO 및 대중들의 인식 변화를 촉구하는 활동에 동의하는 시민들을 찾아야 했다. 1년간 매주 계속되는 스터디와 회의, 2~3주간의 현장 활동 일정을 모두 소화해낼 수 있는 시민들을 모집하는 일은 쉽지 않았지만 결국 활동에 애정과 열의를 가진 5명의 시민들이 운명적으로 모이게 되었다.
5명의 단원들 중 가장 연장자인 유영우 씨는 지난 캄보디아 감시단 멤버로도 참여했으며 올해는 단장으로 위촉되었다. 현재 ‘논골신용협동조합’에서 이사장직을 맡고 있는 유 이사장은 90년대 초반부터 성동지역에서 오랜 시간 철거운동을 해 온 이력이 있다. 고등학교 윤리 교사인 손수미 씨는 현직 교사이자 경희대 공공대학원에서 글로벌 거버넌스 전공으로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대학원생으로 개도국 현장을 경험하고자 하는 갈망이 있을 때쯤 감시단 프로그램을 접하고 지원하게 되었다고 한다. 다른 두 명의 단원은 모두 대학원에서 교육 분야를 전공하고 있는 대학원생들이다. 그 중 김은파 씨는 서울대 대학원에서 글로벌교육협력 전공자로, 이집트에서 코이카 봉사단원으로 2년, 이후 (사)호이를 통해 우간다에서 1년간 활동한 경험을 가지고 있어 현장 활동 경험들을 감시단 활동에서도 잘 녹여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서울대 교육대학원에서 교육 행정을 전공하는 이지영 씨는 ODA Watch의 시민활동가로 활동하다 ‘현장’에 대한 관심과 배움의 열정으로 두 번째 감시단 활동이 시작되길 작년부터 고대해왔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현재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에서 청년인턴으로 근무중인 이상혁 씨는 열매나눔인터내셔널 소속으로 1년간 NGO봉사단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어 감시단 활동 내내 르완다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를 많이 알려주었다. 피다 사무국에서는 한재광 대표와 이재원 팀장이 참여해 원활한 팀 활동을 위한 든든한 지원군으로 함께했다. 이렇듯 각기 다른 연령대와 성격, 경험들을 가진 5명의 단원들은 각자의 역량에 따라 맡은 바 소임들을 최선을 다해 해내주었고, 서로를 품어내며 3주간의 긴 일정들을 알차게 채웠다.
시민들은 르완다 현장조사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 왔을까?
단원들은 지난 3월부터 단체에 대한 이해와 지난 캄보디아 감시단 활동 결과들을 재학습하며 전반적인 오리엔테이션 교육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또한, 본격적인 학습 전에 감시단 활동의 출범 배경과 가치에 대한 고민을 나누면서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팀워크를 다졌다. 그리고 개발도상국에 대한 우리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을 통해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고받는 수직적인 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 맺음에 대한 훈련을 했다. 이후에는 매주 역량강화를 위한 학습과 토론의 시간도 이어졌다. 르완다의 역사, 문화, 언어 등 국가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르완다 국가개발전략과 우리나라의 르완다 국가협력전략(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CPS)을 분석했다. 또, 관계기관들의 사업자료를 분석하고 각 사업별, 대상별 핵심 질문사항들을 도출해보았다. 전문적인 시각은 아니지만 르완다 주민의 입장에서, 또 시민으로서 주장할 수 있는 바가 무엇일지 고민하며 ‘한국 시민’이라는 주체성을 가지고 한국과 르완다 현장의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노력해 온 시간들이었다.

▲ 스터디 모임 중인 르완다 시민현장감시단원들의 모습 ⓒ발전대안 피다
시민들의 노력과 더불어 관계기관들의 도움도 컸다. 무상원조 전담기구인 KOICA의 협력을 시작으로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어촌공사, 지자체 기관인 경상북도 새마을세계화재단 관계자들이 시민감시단의 활동에 대한 필요성에 크게 공감했고, 관련 사업 자료들을 공유해 준 덕분에 현장 조사를 가기 전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시민들이 현장을 두루 볼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해주고, 각 기관별로 담당 전문관이나 봉사단원을 연결해 현장에서 사업에 대한 자세한 설명들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현지 NGO기관인 Action Aid Rwanda의 도움으로 현지 주민들을 만나는 자리도 만들 수 있었다.
3주간의 현장조사 일정, 시민들은 무엇을 보고 왔을까?
감시단은 7월 23일부터 8월 8일까지 총 17일 간의 긴 여정을 보냈다. 이 중 이동시간에만 총 5일이 소요되었는데, 주말을 제외한 열흘간의 기간동안 ODA 사업현장 모니터링을 위해 총 4개의 무상원조 사업을 살펴보고, 빈곤포르노[2]에 대한 인식 조사를 위해 야루구루군에 위치한 두 곳의 산골짜기 마을로 들어가 약 70명 이상의 현지 주민들을 만나기도 했다. ODA 모니터링 대상 사업들은 르완다 개발 정책 및 우리나라 국가협력전략(CPS)에 따라 선정했다. 르완다 정부는 2000년에 공표한 ‘VISION 2020’을 바탕으로 카가메 대통령의 2번째 임기를 맞아 2010년, 7개년 정부 프로그램(Seven Year Government Program 2010-2017)을 수립했고, 이에 따라 경제개발 및 빈곤감소전략(EDPRS Ⅰ,Ⅱ / Economics Development and Poverty Reduction Strategy)을 세웠다. 감시단은 2013년 7월부터 시행된 EDPRS Ⅱ의 경제체제전환, 농촌개발, 생산성 및 청년고용, 책임성 있는 거버넌스 4대분야(thematic areas)에 따라 한국이 중점분야로 정한 1) ICT, 2)인적자원개발, 3)농촌지역개발 분야에 맞추어 사업을 선정했다. 특히, 르완다는 인구의 80%가 농업에 종사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고, 협동조합 및 지역연합 형태가 갖추어진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농촌개발 사업에 집중했다. 또한, 2011년 5월 ‘새마을운동ODA 사업 기본계획’이 확정되고 아시아(라오스), 아프리카(르완다) 지역에서 각 1개국을 새마을운동ODA 사업의 첫 시범국가로 선정함에 따라 오랜시간 새마을운동ODA 를 추진한 국가를 살펴볼 필요도 있었다. 이에 KOICA의 ‘키추키로 종합기술훈련원 1차, 2차사업’ , ‘야루구루 농촌종합개발사업’ 을 살펴보고, 농식품부와 농어촌공사에서 시행한 ‘국제농업협력사업 1차 사업: 농업 및 동물자원개발사업(양어/양잠/양계)’ 을 살펴보기 위해 남부주에 위치한 냐마가베군으로 이동했다. 마지막으로 새마을세계화재단의 ‘새마을운동시범마을 사업’이 시행된 3개 마을(키가라마, 무심바, 기호궤 마을)을 방문해 파견된 봉사단원들과 미팅 시간을 갖고, 새마을운동 사업에 참여하는 많은 주민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현지 시민단체인 Action Aid Rwanda의 키갈리 오피스의 도움으로 야구루루군 지역 담당자와 ‘빈곤 포르노’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주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민간단체의 홍보/모금 방법에 대한 자유로운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 농식품부 사업 현장에서 주민들과 인터뷰 중인 모습 ⓒ발전대안 피다
감시단은 국내에서 학습과 토론의 시간을 거쳐 모든 사업을 관통하는 핵심질문을 도출했고, 각 기관들로부터 제공받은 사업별 보고서를 토대로 세부질문들을 구성해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핵심질문은 총 4가지로 1)이 사업은 현지에 꼭 필요한 사업이었는가?, 2) 이 사업은 현지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는가?, 3) 이 사업의 효과는 지속가능한가?, 4) 이 사업은 현지의 불평등 해소에 기여했는가? 였다. 하지만 감시단이 글을 통해서 그려본 사업 현장은 실제와는 많이 달라 준비해 간 질문들만으로 조사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또, 언어적인 문제로 주민들의 인터뷰도 원활하지 않아 예상보다 활동이 꽤 힘들었다. 그렇기에 이러한 상황들을 매일같이 겪으며 담담히 활동해가는 현장의 전문가들과 활동가들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함을 배로 느끼는 시간이기도 했다.

▲ KOICA가 지원한 키추키로 종합기술훈련원(IPRC 센터)에서 학생들과 인터뷰 ⓒ민경일
시민현장감시단의 향후 활동계획은 무엇일까?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현장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헌신하는 한국의 여러 관계자들과 더불어 르완다 주민들이 “찾아 와주어 고맙고, 우리들의 목소리를 꼭 전해줘!” 라며 꼭 잡아준 따스한 손길을 생각하면 감사함과 송구함이 마음을 오간다. 귀국 후에는 현장 활동에 대한 정리부터 시작해 여러 자료들을 다시 찾아보고, 부족한 내용들은 국내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며 현장에서의 아쉬움을 채워가고 있다. 감시단은 이제 곧 개최될 결과보고회와 연말에 발간될 최종 결과보고서 작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감시단이 보고온 한국 국제개발협력 현장을 계속적으로 시민들에게 소개하고, 또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활동들을 이어가보고자 한다. 이렇듯 우리나라가 개도국의 발전에 왜 힘을 써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잘 지원하고 함께 상생할 수 있을지 등의 근본적인 질문과 방법들에 대한 건강한 고민들을 우리 안에서 풀어내다보면 시민들의 힘으로 조금은 더 정의로운 세상을 일구어낼 수 있지 않을까? 감시단의 활동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행동을 움트게 하는 씨앗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기사 입력 일자: 2016-12-15
작성: 이재원 발전대안 피다 애드보커시 팀장
tony5jw@naver.com
[1] 유엔 총회에서 3년마다 소득, 인적자산, 경제취약성을 기준으로 지정한 전세계에서 가장 빈곤하고 취약한 국가
[2] 빈곤포르노(Poverty Pornography) :‘빈곤 포르노’란 상업적인 목적 또는 자선행위나 특정 사안에 대한 지지를 늘리기 위해 필요한 동정심을 이끌어내고자 가난한 사람들의 상황을 부각시키는 모든 형태의 미디어(서면, 사진, 영상 등)를 의미
깨어있는 시민이 한다! 르완다 시민현장감시단 이야기 ①
-르완다 개발현장으로 떠난 감시단의 활동 맛보기-
▲ 새마을운동시범마을 중 하나인 무심바 마을의 마을회관 모습, 새마을운동 깃발이 나부낀다. ⓒ발전대안 피다
천 개의 언덕이 있는 땅! 높은 산과 맑은 호수를 지닌 땅! 지난 여름, 발전대안 피다(구 ODA Watch, 이하 피다)는 시민들과 함께 가슴 아픈 제노사이드(genocide) 역사를 딛고 평화를 사랑하는 아프리카 르완다로 현장조사 활동을 떠났다. 작년 ‘캄보디아 시민현장감시단’ 활동에 이어 피다는 국제개발 분야의 여러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전문적인 현장 조사에서 벗어나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이하 ODA) 자금을 조성하는 주체인 ‘시민’이 개발도상국 현장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 보고들은 진솔한 이야기들을 담아 내는 활동의 장을 다시금 연 것이다.
이번 감시단은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경험과 활동 배경을 가진 5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연령은 다양하지만 르완다에서 일어나고 있는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현장’을 확인하고자 하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덕분에 세대의 벽을 뛰어넘어 찰떡 같은 팀워크를 발휘했고, 실제 르완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정부 및 민간단체 관계자들과 주민들을 두루 만나 우리나라 대 르완다 대외원조의 활동 현황과 성과, 한계점들을 직접 점검해보았다.
시민들은 왜 르완다로 갔을까?
시민감시단이 여러 관계기관들에게 자주 들었던 질문 중 하나는 “왜 르완다를 선택했나요?” 였다. 아시아 국가들보다 거리도 멀고, 유무상 원조의 역사가 다른 개발도상국보다 짧은 탓에 많은 사업들을 볼 수 있는 국가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2010년 한국의OECD 개발원조위원회(DAC: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가입 이후, 아프리카에 지원하는 ODA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 지자체 및 다양한 타 부처의 중요 사업들을 고루 볼 수 있다는 점, 민간단체의 홍보/모금 활동 모니터링을 위해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이미지가 아프리카 주민들의 모습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 또한, 인구의 80%가 농업에 종사하는만큼 폴 카가메 대통령의 ‘새마을운동’에 대한 높은 관심은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으며, 그 결과 새마을운동시범마을 사업이 처음 시행된 국가이자 대내외적으로 홍보가 많이 된 점 등도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 르완다 농촌 마을의 모습 ⓒ민경일
르완다는 벨기에로부터 독립한 이후 1990년대까지 후투족과 투치족 간의 끊임없는 민족 갈등을 겪어오다 1994년에 일어난 민족 대학살(Rwanda Genocide)로 인해 100만명의 국민이 목숨을 잃은 슬픈 역사를 가진 국가이다. 2000년대 이후부터는 군부 출신인 폴 카가메 대통령의 통치 하에 정치적 안정을 찾아가고 있으며, 분쟁 후 재건 성공의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지만 여전히 원조 의존도가 높은 최빈국[1]이기도 하다. 이에 르완다는 ‘VISION 2020’이라는 자체적인 국가개발계획을 통해 국가 통합 및 종합적인 성장을 기반으로 국가 경쟁력을 신장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한국도 무상원조 지원 규모를 계속적으로 증가시키면서 르완다의 국가개발계획에 맞춘 지원 전략을 수립해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어떤 시민들이 감시단 활동에 참여했을까?
▲ 왼쪽부터 이재원 팀장, 김은파 단원, 통역사 Mr. Shingiro, 이상혁 단원,
한재광 대표, 이지영 단원, 손수미 단원, 유영우 단원 ⓒ발전대안 피다
감시단 활동의 첫 단계는 긴 호흡으로 함께 활동할 수 있는 시민들을 모으는 것이었다. 더불어 한국ODA 정책과 제도의 변화와 개발도상국을 향한 국내 개발NGO 및 대중들의 인식 변화를 촉구하는 활동에 동의하는 시민들을 찾아야 했다. 1년간 매주 계속되는 스터디와 회의, 2~3주간의 현장 활동 일정을 모두 소화해낼 수 있는 시민들을 모집하는 일은 쉽지 않았지만 결국 활동에 애정과 열의를 가진 5명의 시민들이 운명적으로 모이게 되었다.
5명의 단원들 중 가장 연장자인 유영우 씨는 지난 캄보디아 감시단 멤버로도 참여했으며 올해는 단장으로 위촉되었다. 현재 ‘논골신용협동조합’에서 이사장직을 맡고 있는 유 이사장은 90년대 초반부터 성동지역에서 오랜 시간 철거운동을 해 온 이력이 있다. 고등학교 윤리 교사인 손수미 씨는 현직 교사이자 경희대 공공대학원에서 글로벌 거버넌스 전공으로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대학원생으로 개도국 현장을 경험하고자 하는 갈망이 있을 때쯤 감시단 프로그램을 접하고 지원하게 되었다고 한다. 다른 두 명의 단원은 모두 대학원에서 교육 분야를 전공하고 있는 대학원생들이다. 그 중 김은파 씨는 서울대 대학원에서 글로벌교육협력 전공자로, 이집트에서 코이카 봉사단원으로 2년, 이후 (사)호이를 통해 우간다에서 1년간 활동한 경험을 가지고 있어 현장 활동 경험들을 감시단 활동에서도 잘 녹여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서울대 교육대학원에서 교육 행정을 전공하는 이지영 씨는 ODA Watch의 시민활동가로 활동하다 ‘현장’에 대한 관심과 배움의 열정으로 두 번째 감시단 활동이 시작되길 작년부터 고대해왔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현재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에서 청년인턴으로 근무중인 이상혁 씨는 열매나눔인터내셔널 소속으로 1년간 NGO봉사단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어 감시단 활동 내내 르완다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를 많이 알려주었다. 피다 사무국에서는 한재광 대표와 이재원 팀장이 참여해 원활한 팀 활동을 위한 든든한 지원군으로 함께했다. 이렇듯 각기 다른 연령대와 성격, 경험들을 가진 5명의 단원들은 각자의 역량에 따라 맡은 바 소임들을 최선을 다해 해내주었고, 서로를 품어내며 3주간의 긴 일정들을 알차게 채웠다.
시민들은 르완다 현장조사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 왔을까?
단원들은 지난 3월부터 단체에 대한 이해와 지난 캄보디아 감시단 활동 결과들을 재학습하며 전반적인 오리엔테이션 교육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또한, 본격적인 학습 전에 감시단 활동의 출범 배경과 가치에 대한 고민을 나누면서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팀워크를 다졌다. 그리고 개발도상국에 대한 우리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을 통해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고받는 수직적인 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 맺음에 대한 훈련을 했다. 이후에는 매주 역량강화를 위한 학습과 토론의 시간도 이어졌다. 르완다의 역사, 문화, 언어 등 국가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르완다 국가개발전략과 우리나라의 르완다 국가협력전략(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CPS)을 분석했다. 또, 관계기관들의 사업자료를 분석하고 각 사업별, 대상별 핵심 질문사항들을 도출해보았다. 전문적인 시각은 아니지만 르완다 주민의 입장에서, 또 시민으로서 주장할 수 있는 바가 무엇일지 고민하며 ‘한국 시민’이라는 주체성을 가지고 한국과 르완다 현장의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노력해 온 시간들이었다.
▲ 스터디 모임 중인 르완다 시민현장감시단원들의 모습 ⓒ발전대안 피다
시민들의 노력과 더불어 관계기관들의 도움도 컸다. 무상원조 전담기구인 KOICA의 협력을 시작으로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어촌공사, 지자체 기관인 경상북도 새마을세계화재단 관계자들이 시민감시단의 활동에 대한 필요성에 크게 공감했고, 관련 사업 자료들을 공유해 준 덕분에 현장 조사를 가기 전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시민들이 현장을 두루 볼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해주고, 각 기관별로 담당 전문관이나 봉사단원을 연결해 현장에서 사업에 대한 자세한 설명들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현지 NGO기관인 Action Aid Rwanda의 도움으로 현지 주민들을 만나는 자리도 만들 수 있었다.
3주간의 현장조사 일정, 시민들은 무엇을 보고 왔을까?
감시단은 7월 23일부터 8월 8일까지 총 17일 간의 긴 여정을 보냈다. 이 중 이동시간에만 총 5일이 소요되었는데, 주말을 제외한 열흘간의 기간동안 ODA 사업현장 모니터링을 위해 총 4개의 무상원조 사업을 살펴보고, 빈곤포르노[2]에 대한 인식 조사를 위해 야루구루군에 위치한 두 곳의 산골짜기 마을로 들어가 약 70명 이상의 현지 주민들을 만나기도 했다. ODA 모니터링 대상 사업들은 르완다 개발 정책 및 우리나라 국가협력전략(CPS)에 따라 선정했다. 르완다 정부는 2000년에 공표한 ‘VISION 2020’을 바탕으로 카가메 대통령의 2번째 임기를 맞아 2010년, 7개년 정부 프로그램(Seven Year Government Program 2010-2017)을 수립했고, 이에 따라 경제개발 및 빈곤감소전략(EDPRS Ⅰ,Ⅱ / Economics Development and Poverty Reduction Strategy)을 세웠다. 감시단은 2013년 7월부터 시행된 EDPRS Ⅱ의 경제체제전환, 농촌개발, 생산성 및 청년고용, 책임성 있는 거버넌스 4대분야(thematic areas)에 따라 한국이 중점분야로 정한 1) ICT, 2)인적자원개발, 3)농촌지역개발 분야에 맞추어 사업을 선정했다. 특히, 르완다는 인구의 80%가 농업에 종사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고, 협동조합 및 지역연합 형태가 갖추어진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농촌개발 사업에 집중했다. 또한, 2011년 5월 ‘새마을운동ODA 사업 기본계획’이 확정되고 아시아(라오스), 아프리카(르완다) 지역에서 각 1개국을 새마을운동ODA 사업의 첫 시범국가로 선정함에 따라 오랜시간 새마을운동ODA 를 추진한 국가를 살펴볼 필요도 있었다. 이에 KOICA의 ‘키추키로 종합기술훈련원 1차, 2차사업’ , ‘야루구루 농촌종합개발사업’ 을 살펴보고, 농식품부와 농어촌공사에서 시행한 ‘국제농업협력사업 1차 사업: 농업 및 동물자원개발사업(양어/양잠/양계)’ 을 살펴보기 위해 남부주에 위치한 냐마가베군으로 이동했다. 마지막으로 새마을세계화재단의 ‘새마을운동시범마을 사업’이 시행된 3개 마을(키가라마, 무심바, 기호궤 마을)을 방문해 파견된 봉사단원들과 미팅 시간을 갖고, 새마을운동 사업에 참여하는 많은 주민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현지 시민단체인 Action Aid Rwanda의 키갈리 오피스의 도움으로 야구루루군 지역 담당자와 ‘빈곤 포르노’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주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민간단체의 홍보/모금 방법에 대한 자유로운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 농식품부 사업 현장에서 주민들과 인터뷰 중인 모습 ⓒ발전대안 피다
감시단은 국내에서 학습과 토론의 시간을 거쳐 모든 사업을 관통하는 핵심질문을 도출했고, 각 기관들로부터 제공받은 사업별 보고서를 토대로 세부질문들을 구성해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핵심질문은 총 4가지로 1)이 사업은 현지에 꼭 필요한 사업이었는가?, 2) 이 사업은 현지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는가?, 3) 이 사업의 효과는 지속가능한가?, 4) 이 사업은 현지의 불평등 해소에 기여했는가? 였다. 하지만 감시단이 글을 통해서 그려본 사업 현장은 실제와는 많이 달라 준비해 간 질문들만으로 조사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또, 언어적인 문제로 주민들의 인터뷰도 원활하지 않아 예상보다 활동이 꽤 힘들었다. 그렇기에 이러한 상황들을 매일같이 겪으며 담담히 활동해가는 현장의 전문가들과 활동가들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함을 배로 느끼는 시간이기도 했다.
▲ KOICA가 지원한 키추키로 종합기술훈련원(IPRC 센터)에서 학생들과 인터뷰 ⓒ민경일
시민현장감시단의 향후 활동계획은 무엇일까?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현장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헌신하는 한국의 여러 관계자들과 더불어 르완다 주민들이 “찾아 와주어 고맙고, 우리들의 목소리를 꼭 전해줘!” 라며 꼭 잡아준 따스한 손길을 생각하면 감사함과 송구함이 마음을 오간다. 귀국 후에는 현장 활동에 대한 정리부터 시작해 여러 자료들을 다시 찾아보고, 부족한 내용들은 국내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며 현장에서의 아쉬움을 채워가고 있다. 감시단은 이제 곧 개최될 결과보고회와 연말에 발간될 최종 결과보고서 작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감시단이 보고온 한국 국제개발협력 현장을 계속적으로 시민들에게 소개하고, 또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활동들을 이어가보고자 한다. 이렇듯 우리나라가 개도국의 발전에 왜 힘을 써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잘 지원하고 함께 상생할 수 있을지 등의 근본적인 질문과 방법들에 대한 건강한 고민들을 우리 안에서 풀어내다보면 시민들의 힘으로 조금은 더 정의로운 세상을 일구어낼 수 있지 않을까? 감시단의 활동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행동을 움트게 하는 씨앗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기사 입력 일자: 2016-12-15
작성: 이재원 발전대안 피다 애드보커시 팀장
tony5jw@naver.com
[1] 유엔 총회에서 3년마다 소득, 인적자산, 경제취약성을 기준으로 지정한 전세계에서 가장 빈곤하고 취약한 국가
[2] 빈곤포르노(Poverty Pornography) :‘빈곤 포르노’란 상업적인 목적 또는 자선행위나 특정 사안에 대한 지지를 늘리기 위해 필요한 동정심을 이끌어내고자 가난한 사람들의 상황을 부각시키는 모든 형태의 미디어(서면, 사진, 영상 등)를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