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다뷰[12호] 2018년 한국 국제개발협력, 변화의 가능성을 전망한다

2018-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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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한국 국제개발협력, 변화의 가능성을 전망한다


2018년 한국 국제개발협력 사회는 어떤 변화를 맞이할까? 한국 국제개발협력은 2010년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가입 및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개최를 전후로 지속해서 성장해 왔다. 그동안 국제규범의 내재화, 양적 규모의 증대, 질적 개선 수행체계의 개선, 참여 주체의 확대 그리고 국민들의 인식 증대 등의 변화가 이루어졌다. 국제개발협력은 우리 사회에서 더는 낯설지 않은 주제가 됐으며,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발전을 나타내는 또 하나의 분야가 되었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한국 국제개발협력은 큰 문제 없이 지속해서 성장할 것인가? 빠른 성장의 과정에서 내재하였던 문제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2018년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주요 변화 가능성을 전망해보고자 한다.
 
오는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에서 개헌을 추진할지를 두고 정치권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개헌 시기와 발의 주체 그리고 내용과 범위에 대한 이슈가 남아있지만, 개헌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향후 추진될 개헌과정에 따라 정부조직개편이 이루어진다면, 오랫동안 논의되어온 정부 부처 내 ‘원조통합’이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작년 7월 발표한 국정과제에서 ‘체계적·통합적·효율적 개발원조 추진(99-4)’을 제시했으나, 현재 근본적인 문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태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청와대가 제도개선 차원에서 이를 다루고 있지만 큰 진전은 없다. 개헌 이후 추진될 정부조직개편이 그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고질적 문제로 제기된 ‘원조 수행체제의 분절화’를 해결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2017년 11월 KOICA에 이미경 이사장이 취임했다. 역대 최초의 정치인 출신이자 여성 이사장이다. 이 이사장은 취임식에서 “국제개발협력의 기본정신과 기본원칙으로 돌아가자”라는 방향을 제시하고 취임 직후 시민사회, 학계 출신 외부인사와 KOICA 내부인사로 구성된 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키고 혁신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부임 이후 SDGs 목표 중에서도 특히 5번 성평등과 16번 평화와 민주주의, 인권의 핵심가치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KOICA는 국정농단과 연루된 전임 이사장이 자리를 물러난 뒤 수개월의 지도자 공백 기간을 거치고 현재 새로운 출발의 과정에 서 있다. 새로운 지도자는 이전과는 다른 방향을 제시했고, 다른 방식으로 일을 시작했다. 향후 KOICA가 새로운 가치들을 어떻게 정책과 사업에 적용하고 제도화할지 주목된다. 오는 2월 2일 발표 예정인 혁신위원회의 혁신과제를 바탕으로 KOICA가 윤리성과 책무성, 전문성이 담보된 기관으로 성장할 것인지 지켜보아야 한다. KOICA의 변화는 단순히 정부산하 무상원조전담 기관의 내부적 문제가 아니다. 신임 이사장 선임으로 KOICA의 혁신은 대내외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고, 국제개발협력 분야 공공기관의 변화 가능성을 확인하는 지표 중 하나이다. 2018년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새로운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새롭게 변화한 KOICA가 우리 사회의 존경을 받는 원조기관이 될 것을 기대해 본다.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는 오래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 거액의 기부금을 횡령한 새희망씨앗 사건과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 등 기부·모금과 관련된 연이은 사건 발생으로 모금시장이 위축되면서 모금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개발NGO들에는 어려운 시간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일방적 결정과 과도한 행정부담으로 개발NGO들을 힘들게 했던 소위 ‘보조금’이 다시 ‘출연금’으로 전환되었지만, 행위자들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재정 측면에서 시민사회의 정부 의존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시민사회는 정부의 대체자인가 보완자인가’와 같은 정부-시민사회의 파트너십에 대해 보다 심층적인 고민과 토론이 부족한 가운데 예산만 증대하는 것은 도리어 시민사회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수년 전부터 고위직 인사의 성추행 및 불투명한 후원금 운용 등 개발NGO들의 윤리성 문제가 수면위로 드러나고 있다. 불건전한 재정 및 인사, 조직 운용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는 비단 몇 단체에만 해당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만성화된 활동가들의 잦은 이직과 노동권 이슈는 더는 회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높아지는 시민, 후원자 그리고 활동가들의 인식은 개발NGO에 더 큰 도전과제들을 제시할 것이다.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발전과제는 무엇인가 그리고 누가 그 해결을 주도해야 하는가? 시민사회는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

지속해서 주목해야 할 사항도 있다. 인권과 평화를 다루는 단체들의 성장이다. 원조 활동을 중심으로 개발협력을 추진하는 단체들이 전통적 개발NGO라면, 인권과 평화의 관점으로 파트너국가의 발전을 위해 협력하는 대안적인 시민사회단체들의 활동이 증대하고 있다. 이 단체들이 파트너국가의 발전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고, 새로운 접근법을 통해 어떤 변화를 도모하는지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같이 2018년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정체성과 체제, 시행 주체와 관련해 기존과는 다른 변화의 방식 즉 ‘대안’의 필요성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역사적으로 여러 차례 어둠의 시간을 보내왔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고 보다 나은 세상으로 변화한 경험을 겪었으며, 변화는 현재에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한국 국제개발협력은 한국 사회의 발전과 결코 유리될 수 없다. 그렇다면 변화의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하는가? 우리 사회의 발전은 ‘백마를 타고 온 철인’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았다. 헌신적인 리더들이 기여는 했지만, 결국 시민들이 주도한 변화가 현재의 우리 사회를 만들었다.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변화의 주체 또한 시민들이다. 시민으로서 각각의 정부와 민간 원조 관련 기관 종사자, 시민사회 활동가 그리고 후원자와 납세자 모두이다. 2018년 현재 우리 앞에는 여전히 변화하기 힘들고 어려운 기존 제도가 큰 산같이 서 있지만, 한국 국제개발협력 변화의 주체는 시민임을 잊지 않고 각자의 영역에서 함께 노력하기를 제안한다.



기사 입력 일자: 2018-01-31

작성: 발전대안 피다 운영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