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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다뷰지금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노동을 이야기해야 한다

2022-05-27
조회수 319

 

 

지속가능한 삶과 활동을 위한 괜찮은, 좋은 일자리를 위한 조건들

 

비영리 섹터의 일자리는 과연 ‘괜찮은, 좋은 일자리’인가? 2019년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은 ‘공익활동가의 삶과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한 지원 수요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 응답한 공익활동가들은 자기 일이 가치 지향적이라는 장점이 있으나 경제적 보상과 사회적 인정이 낮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그로 인한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높았다. 특히 2-30대 활동가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높았으며, 30대 활동가는 일에 대한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낮고 미래 전망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2020년 국제개발협력 분야 활동가 그룹 ‘국개협UP’의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2030 활동가의 활동실태와 지속가능성 연구’에 응답한 170명의 참가자도 대체로 자신의 임금에 대해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그 반면, 가치실현 측면에서는 만족도가 보통 이상으로 나와 앞선 ‘동행’의 연구와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활동가들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 의미 있는 일, 재미있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지만 왜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높고 직업 만족도가 낮을까? 유럽연합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동등한 노동 기회, 성 평등, 노동 유연성, 생애에 걸친 배움, 건강하고 안전한 노동환경, 노동의 다양성 등 여섯 가지를 삶의 질을 높여줄 노동의 덕목으로 꼽았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좋은 일자리에는 동등한 기회, 노동의 자발성, 생산적 노동, 공평한 대우, 노동의 안전성, 노동의 존엄성 등 여섯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임금, 근로 조건, 고용 형태, 일자리의 안정성을 좋은 일자리의 필수 조건으로 제시했다. ‘괜찮은, 좋은 일자리’의 개념은 다면적인 것이며 조직과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근로 조건과 노동의 질, 노동 환경은 공통분모인 것이다.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노동의 특수성

 

그렇다면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일자리는 ‘괜찮은, 좋은 일자리’인가? 앞서 언급한 2020년 ‘국개협UP’ 연구 조사에서 국제개발협력 활동가들은 활동 중단의 주된 이유를 계약 만료와 조직 리더십 및 조직 문화라고 답했다. 또한 지속적인 활동을 위한 조건으로 적절한 임금과 사회적 인정을 꼽았다.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자신의 직업을 설명할 때 흔히 “좋은 일 하시네요”라는 반응을 접하곤 한다. 어디까지가 봉사이고 어디부터가 노동인지의 경계가 불분명한 문제로 인해 많은 이가 현실적 어려움 속에서도 혼자 끙끙 앓기도 한다. 조직문화도 단체마다 매우 다르다.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단체들이 종교 기반인 경우가 많기에,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이야기하면 상급자들로부터 봉사 정신이나 신앙심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해 문제 제기 자체가 어렵기도 하다. 이러한 조직 문화는 시민사회단체에서 기본적 고용 관계(노사 관계)가 확립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었고, 단체 실무자들의 노동권 미확립의 문제는 계속 이어져 왔다. 이처럼 활동가의 지속가능한 삶과 활동을 위해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에는 기관의 정체성과 구성원의 관계, 책임과 권한, 조직 문화를 바꾸기 위한 근본적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단체가 안고 있는 노동권 침해의 문제는 몰라서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자원의 부족, 즉, 각 단체의 재정적 한계로 인해 해결하지 못하는 측면이 큰 것 또한 사실이다. 실무자들이 노동권 보호와 처우 개선을 주장하려고 해도, 단체의 어려운 재정 상황(후원금 부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에 누구에게 어떠한 개선을 어떻게 요구해야 할지 답답할 때가 많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노동 조건 개선의 주체가 불명확한 것, 즉 낮은 임금 수준이나 적절치 못한 보상체계에 대한 책임이 과연 누구에게 있는가 또한 중요한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이러한 배경에서 국제개발협력 분야 종사자, 특히 주니어급(청년층) 종사자들 중 상당수가 봉사단원, 인턴, YP 등의 이름으로 노동자성을 부정당하고 있다. 실제 이들은 정규직 실무자에 못지않은 업무량을 소화하고 프로젝트에서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지만, 처우나 조건은 봉사단원이나 인턴에 맞추어진 경우가 많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일이 전문성을 발휘하는 노동으로서 인정하는 사회적 이해도 부족할뿐더러, 봉사단원이나 인턴이라는 ‘임시성’, ‘비전문성’을 강하게 암시하는 명명 탓에 이러한 일자리들은 본질적으로 불안정하다.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노동의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구촌 이웃들과 함께 일하고 싶은 마음을 가진 이들은 계속해서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진입하고 있다. 그러나 고용 안정성 문제를 비롯한 여러 노동 이슈들로 인하여 이 분야에서 커리어를 장기적으로 지속하기 어려운 경향이 큰 것이 문제다. 한국 국제개발협력 생태계를 지속가능하게 하려면 이들이 오래 일하고 싶고 오래 일할 수 있는 노동 조건, 개발협력 활동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고 자신을 ‘꽃피울’ 수 있는 노동 환경이 갖춰져야만 한다. 이를 위해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중요한 주체인 활동가들이 의견을 모으고 실질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논의의 장을 만드는 것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대두했다.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공론장 필요성: 실무자가 활동 속에서 스스로를 꽃피울 수 있도록!

 

그간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는 실무자들의 열악한 노동 조건에 대한 문제 제기가 꾸준히 이어져 왔으나 실무자들이 주체가 되어 본격적인 논의를 진행하지 못한 점은 큰 한계였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자발적인 활동가 그룹들이 생겨났고, 국제개발협력 분야 활동가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연구 조사와 토론이 이어져 왔다. 활동가들 스스로 노동 환경을 바꾸고 권한과 권리를 찾기 위한 행동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발전대안 피다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깊이 공감하며,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노동 이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공론장을 마련했다. 공개 모집을 통해 국제개발협력 분야를 떠나지 않고 ‘더 오래 일하고 싶은’ 혹은 개발협력 활동을 통해 ‘자신을 꽃피우고 싶은’ 현직·휴직 실무자들이 모였다. <국제개발협력 노동 이슈 솔루션 그룹: 개발NGO 활동가가 꽃피는 노동을 위한 해결책을 찾는 워크숍 시리즈>에 모인 서른 명의 활동가는 올 한 해 동안 총 5회의 워크숍을 통해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가 경험하는 다양한 노동 이슈를 토의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여 연말에 그 결과를 공유포럼을 통해 발표할 것이다.

 

발전대안 피다는 국제개발협력 생태계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이번 프로그램이 활동가들이 오래 일하고 싶고 오래 일할 수 있는 ‘괜찮은, 좋은 일자리’를 통해 스스로를 꽃피울 수 있도록 함께 머리를 맞대 고민하고, 목소리를 내고, 실질적인 변화를 만드는 길이 되기를 기대하며, 피다 회원 및 피움 독자들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바란다.

 


글쓴이: 발전대안 피다 운영위원회

 


발전대안 피다 <국제개발협력 노동이슈 솔루션 그룹> 자세한 정보 보기: 링크

참고자료

  • 2019년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공익활동가의 삶과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한 지원수요조사’ 읽기: 링크
  • 2020년 <국개협UP>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2030 활동가의 활동실태와 지속가능성 연구’ 읽기: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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