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피움 ㅣ 기사 보기

피움 ㅣ 코너별 보기

피다액션[‘삶이 흐르는 강 MEKONG’ 전시회 후기] 메콩은 여전히 우리 마음 속에 흐르고 있을까?

2022-06-30
조회수 151

메콩은 여전히 우리 마음 속에 흐르고 있을까?

<삶이 흐르는 강 MEKONG> 전시회 개최 후기


“메콩을 담은 다양한 사람의 시선을 모아 보죠.”


2021년 어느 봄 날, 2년째 이어진 코로나 사태로 인해 메콩강을 방문하여 사진을 담아 오려던 계획을 포기해야 했을 때 임종진 사진작가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2019년 당시 피다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댐 붕괴와 메콩강 개발을 주제로 현지 시민을 만나기 위해 메콩강 유역을 직접 방문할 계획을 세웠었다. 그러나 2020년 초, 코로나 사태가 시작되며 우리는 현지 방문 계획을 모두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대신 한국 사회에 이 이슈를 알리는 대중 도서를 내는 계획으로 선회하여 <강을 잃어버릴 우리에게: 메콩강 개발과 라오스 댐 이야기(김연우, 송연재, 정승은, 이재원, 강하니, 2020)>(1)를 출간했다. 이 책은 메콩강 개발의 그림자와 발전의 진정한 의미를 되짚어 보는 책으로서, 피다가 이야기해온 ‘사람이 꽃피는 발전’과 ‘책무성 있는 개발협력’에 대한 고민을 일상적 언어와 구체적 사례를 통해 전달하고자 한 시도였다. 이 책을 통해 시민대중에 라오스댐 사고와 메콩강 개발 문제를 알리고 ‘강’을 잃지 않고 지켜야 함을 상기한 의미가 있었지만, 메콩 현지에 방문하여 직접 시민을 만나고 그들의 목소리를 담아오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컸다. 특히 댐 붕괴 사고 이후 주민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복구나 배·보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최대한 확인하고자 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기존 메콩 지역에서 활동하던 국제 시민단체들도 대부분 철수한 상황이었고 라오스 정부의 통제로 인해 라오스 언론인이나 시민사회 활동가와 접촉하는 것도 어려웠던 점이 가장 큰 한계로 남았다.


혹시나 코로나 사태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함께 맞이한 2021년에도 상황은 똑같았다. 당초 2021년 피다의 계획은 ‘사람이 우선인 사진’을 고민해 오신 공감아이/달팽이사진골방의 임종진 사진작가님과 촬영팀을 꾸려 메콩강 지역을 방문하여 ‘개발’과 ‘삶’을 주제로 다양한 이미지와 영상을 담아 와 대중전시를 통해 한국 시민과 나누는 것이었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현지 방문이 불가능해지면서 전시회 계획이 큰 벽에 부딪혔다. 우리는 다시금 한국 사회에 이 이슈를 알리고 메콩강의 더 나은 발전을 위해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했다. 전년도에 발간한 책의 내용과 책에 실렸던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기존 메콩 사진 작품들을 바탕으로, 한국 시민과 나누고픈 스토리를 꾸려 전시회를 해보자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더 많은 사람의 시선에 담긴 메콩의 이야기, 특히 우리가 만나지 못한 메콩 지역 사람들이 직접 전하는 메시지를 모아 하나의 전시로 잘 꾸려 한국 시민에게 나누어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메콩강과 함께하는 6개국 107인 공감 사진전’을 열다 


이렇게 계획을 확정한 후 참가자 모집을 시작했다. 상징적 의미가 있고 꽉 찬 느낌을 주는 100인을 목표로 했다. 메콩 지역에 현재 살고 계신 분이나 메콩 지역 출신으로 현재 한국에 살고 계신 분을 모집하여 그들의 시선에 담긴 메콩과 삶의 이야기를 수집하고자 했다. 그러나 동남아시아도 당시 코로나 상황이 심각했고 특히 미얀마의 경우 쿠데타 이후 시민 저항이 이어지던 시기였기에 사진을 제공해 줄 수 있는 분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수소문과 지인 네트워크를 통해 소수지만 캄보디아,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시민 작가의 사진과 이야기를 받을 수 있었다. 대신 메콩 지역과 인연을 맺은 적이 있는 한국 시민이 많이 참여했다. 많은 이들이 출장이나 여행을 통해 현지에서 본 자연 경관과 사람들의 모습, 개인의 추억 등이 담긴 사진과 이야기를 보내주었다. 최종 참가자는 107인으로 달성했고, 전시회 제목을 <삶이 흐르는 강 MEKONG: 메콩강과 함께하는 6개국 107명 공감 사진전>으로 정했다. 장소는 많은 시민이 찾을 수 있도록 홍대 KT&G 상상마당 4-5층 갤러리로 정했다. 


이번 전시 기획자이신 임종진 사진작가님께서 모인 2,392점의 사진을 일일이 보며 전시회의 전체적인 스토리를 구성했다. 최종적으로 전시된 액자는 총 208개로, 전시는 총 8개의 챕터 (풍경에 들다, 강에 스미다, 생을 살다, 내일을 품다, 안에 서다, 상처를 입다, 삶과 닿다, 그저 바라보다)로 구성되었다. 메콩강변의 자연과 메콩강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는 사진에서 시작해서, 메콩강의 문제가 한국 사회와 동떨어져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진으로 이어지고, 개발로 인한 피해 사례인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댐 붕괴 사고와 그로 인해 생긴 문제들을 보여주기도 했다. 전시장에는 피다가 2018년 캄보디아에서 개발 피해 현장의 시민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를 만나 ‘발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발전을 그리는 사람들>(2)을 상영하고 단체 소개 책자를 비치한 공간도 마련했다.




<삶이 흐르는 강 MEKONG> 전시회가 남긴 의미   


전시 기간은 처음에는 3주 계획이었으나 전시 취지에 깊이 공감한 상상마당 측의 제안으로 연장과 재연장을 거쳐 2021년 12월 15일부터 2022년 2월 6일까지 총 8주 동안 열렸다.(3) 그동안 약 2,500명의 시민이 전시장을 찾았다. 현재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분과 봉사단원 출신 등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았던 분도 있었지만, 상상마당 홈페이지나 SNS 전시홍보를 보고 찾아온 분, 환경문제나 동남아시아 지역에 관심이 많은 분, 홍대 데이트를 나온 커플, 나들이 나온 가족 등 일반인 관람객도 많았다. 관람객들은 이전에 잘 알지 못했던 아름다운 메콩강과 다양한 삶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는 소감을 방명록에 남기기도 했고 사람과 삶을 먼저 보는 시선을 알게 되었다고 이야기를 남기기도 했다. 사진 속 메콩 지역 주민들의 모습을 통해 여유와 충만함을 느끼고 행복한 시간이었다는 소감도 있었고, 동남아시아 여행갔을 때 기억을 떠올리게 되어 힐링하는 기회였다는 소회도 있었다. 동남아시아 지역 출신 분들은 코로나로 인해 긴 시간 고향에 가지 못하고 있는데 고향 풍경과 사람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소감을 남기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강도 삶도 흘러야 한다’는 이야기, 강은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터전임을 다시 기억하게 해준 전시였다는 후기가 가장 많았다. 


이번 전시는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107인의 시민작가가 ‘메콩’을 주제로 함께 만든 전시라는 의미도 컸다. 참여한 시민 작가들의 메콩강과의 인연은 다양했는데 현재 현지에서 살고 계신 현지분과 한국분부터, 메콩 지역을 주제로 연구와 활동을 하는 분, 과거 봉사단원이나 파견 경험을 가진 분, 여행을 다녀오신 분 등이 있었다. 우리는 전시를 통해 최대한 많은 시민 작가의 이야기와 메시지를 담고, 전하고 싶었다. 오프닝 행사에서부터 시민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관해 설명하고 관객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하고, 전시회 부대행사로 미니토크인 ‘나의 메콩이야기’ 시리즈를 통해 시민 작가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기도 했다. 연사로 참여한 시민작가들은 자신이 메콩 지역과 인연을 맺으며 생겨난 고민을 나누며, 우리 모두의 더 나은 발전을 위해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또한 ‘107인 시민 작가 인터뷰’ 시리즈 영상에도 이들이 어떤 마음으로 이 전시에 참여하고 있는지, 전시를 통해 관람객에게 전하고픈 메시지는 무엇인지 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4)  코로나19 방역패스 적용 기간이었던 전시기간 동안 지킴이와 도슨트로 전시장 운영을 함께해주신 시민 작가분들, 그리고 피다 회원분들께 이번 기회를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발전대안 피다에게도 이번 전시는 피다가 이야기해 온 ‘사람이 꽃피는 발전’의 구체적 내용을 대중과 소통하는 중요한 기회이자 도전이었다. 피다는 단순히 ODA를 감시하는 것을 넘어 ‘그렇다면 어떤 발전을 어떻게 지향해야 하는가’라는 대안 모색과 제시를 위해 힘써 왔고 그것을 ‘사람이 꽃피는 발전’ 개념으로 정리했었다. 그러나 추상적이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사람이 꽃피는 발전’의 이야기를 시민 대중과 함께 어떻게 소통해갈 것이냐는 문제는 늘 어려운 숙제였다. 2021~2022년의 <삶이 흐르는 강 MEKONG: 메콩강과 함께하는 6개국 107인 공감 사진전> 전시는 2020년의 <강을 잃어버릴 우리에게: 메콩강 개발과 라오스 댐 이야기>와 더불어 피다의 이런 고민을 담아 대중과 적극적으로 호흡하려는 첫 시도였다. 전시장을 방문한 관람객이 마음에 품고 갔을 더 나은 발전을 위한 고민의 씨앗이 어디에 어떻게 뿌리내릴지 우리가 직접 확인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는 전시 기간 동안 관객과의 소통을 통해 국제개발협력을 넘어선 ‘사람이 꽃피는 발전’의 이야기가 시민 대중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로서 특별한 힘을 가졌음을 알 수 있었다. 피다는 앞으로도 메콩을 포함한 다양한 지역과 주제, 이야기로 시민 대중과 ‘사람이 꽃피는 발전’의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호흡할 것이다. 


 



전시회를 통해 우리 홛동의 모순과 한계를 느끼기도...


이번 전시를 기획하고 준비하면서 우리 안의 한계를 느끼는 시간도 많았다. 참가자 모집을 시작하면서 우리는 현지 분들의 시선으로 메콩과 삶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구해보자며 메콩 현지에 살고 계시거나 한국에 거주 중인 메콩 지역 출신분들의 사진을 받자는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그분들에게 가 닿는다는 것은 처음 생각과는 달리 매우 어려웠다. 첫째로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현지와 접촉하고 참가자를 모집하는 것이 어려운 현실적 문제도 있었지만, 그보다 큰 것은 우리의 인식과 활동 범위의 한계였다. 처음에 우리는 국내 이주민 단체를 통해 국내 거주 중인 메콩 지역 출신 분들의 사진을 받고자 했다. 이주민 지원센터 여러 곳에 공문을 보내고 협조 요청을 해보았지만, 긍정적 답변을 받지 못했다. 국내 한 이주민 지원단체에 연락했을 때 활동가분께서 ‘우리 단체의 활동과는 결이 달라서 이 활동은 함께 하기가 좀 어렵겠다’라는 답변을 주셨다. 이 단체의 페이스북에 들어가 보았다. 심각한 이주노동자 인권 침해 문제, 사망사고 대응 활동 소식을 볼 수 있었다. 사람이 실제로 죽고 사는 현장에서 하루하루 투쟁하는 활동을 이어가시는 분들에게 ‘당신의 고향 사진을 갤러리에 전시하고 싶으니 보내달라’는 요청은 어떻게 들렸을까. 물론 우리 입장에서는 메콩을 사랑하는 마음의 좋은 의도의 기획이었지만, 우리 활동이 그들의 삶의 현실과는 유리되어 있는 사실, 그 한계가 크게 다가왔다. 이는 전시장에서도 이어졌다. 우리는 쾌적한 전시장에서 메콩 지역의 자연과 삶의 모습을 멋지게 전시하고 있지만, 실제 한국에 거주 중인 메콩 지역 출신 분들은 홍대 갤러리를 찾을 여유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그들에게 가 닿을 수 없다는 모순을 체감하며 우리 운동이 가 닿을 수 있는 지점과 우리가 이야기를 걸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한계를 절감했다.


물론 그들의 이야기가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발전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고 그렇기에 메콩강과 한강이 전혀 다르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고픈 전시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시기간 내내 입맛이 씁쓸했다. 우리가 전시회를 열고 한국 시민을 만나는 오늘, 부쩍 또 말라가는 메콩강을 보며 메콩강 어부는 어떤 하루를 보냈을까. 라오스 댐 붕괴 지역 주민들은 또 어떤 하루를 살아 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무거워졌기 때문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우리가 해야만 하는 것, 실제로 하고 있는 것 사이의 고민은 앞으로도 가져가야 할 숙제일 것이다. 그러나 그렇기에 더더욱,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가 가 닿을 수 있는 지점의 한계 때문에 더더욱, 우리는 늘 마음 한편에 메콩을 품고 살아야 한다. 메콩의 문제와 우리 사회의 문제가 전혀 동떨어진 것이 아님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전 세계의 또 다른 메콩강에서 세피안-세남노이 댐과 같은 개발사업이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는 현실을 감시하고 계속 의문을 표해야 한다. 그래야만 더 나은 발전을 위한 변화가, 그리고 그를 위한 고민이 이어질 수 있다.




<삶이 흐르는 강 MEKONG>의 한 조각을 마음에 새기는 방법   


대장정의 막이 내리고 전시회가 끝난 지 4개월이 지났다.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메콩강과 메콩의 삶들이 흐르고 있을까? 발전대안 피다에서는 <삶이 흐르는 강 MEKONG>이 더 많은 이의 마음속에 더 오래 흐를 수 있도록 전시를 온라인 공간으로 옮겨 다시 오픈하기로 했다. 이 주소로 접속하면 온라인 전시장에 입장할 수 있다. (주소: https://pida.or.kr/mekong-gallery)


온라인 전시장에서는 전시 기본 정보와 초대의 글, 기획의 글의 읽을 수 있고 동영상을 통해 오프라인 전시장 모습을 둘러볼 수 있다. ‘전시보기’ 메뉴를 통해 8개 챕터에 대한 설명을 읽고 대표 사진을 감상할 수 있다. ‘작품소장’ 메뉴를 통해 전시장에 걸렸던 사진액자의 배송을 신청할 수 있다. 메콩에 대한 애정으로 작품활동을 이어온 <삶이 흐르는 강 MEKONG>의 전시기획자이자 공감아이/달팽이사진골방의 대표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작품을 포함하여 모든 시민작가의 작품 중 아직 피다가 보유 중인 작품을 신청할 수 있으며, 소장을 위한 후원금은 전시비용 보전과 단체 운영 경비로 사용된다. 


이번에 오픈한 온라인 페이지와 작품소장을 통해 삶이 흐르는 강 메콩의 한 조각을 당신의 마음에 담기를, 그래서 그 강이 오래도록 우리의 마음 속에 흐르기를, 그리하여 언젠가는 우리의 마음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과 맞닿을 수 있기를 바란다. 


(1) 피다 홈페이지에서 <강을 잃어버릴 우리에게> 책 PDF를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링크

(2) 피다 홈페이지(유튜브)에서 <발전을 그리는 사람들> 다큐멘터리를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링크

(3) 피다 홈페이지에서 <삶이 흐르는 강 MEKONG> 전시 포스터와 도록(단행본 형태) PDF를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링크

(4) 피다 홈페이지(유튜브)에서 <삶이 흐르는 강 MEKONG> 전시의 오프닝 행사 영상, 온라인 투어, 부대행사인 ‘나의 메콩이야기’ 시리즈, 107인 시민작가 인터뷰 시리즈 등 다양한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링크



글쓴이: 강하니

발전대안 피다 사무국장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