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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다액션[피움X김칩]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어서 더 매력적인 국제개발협력, 함께 계속해 볼까요?

2022-07-14
조회수 217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어서 더 매력적인 
국제개발협력, 함께 계속해 볼까요?


글쓴이: 피움 기자단 3기 | 하지민(jimincarpediem@naver.com)


| 노.이.솔.그. 2차 워크숍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까?


발전대안 피다에서 주최하는 '국제개발협력 노동 이슈 솔루션 그룹(노이솔그)' 워크숍 시리즈의 두 번째 단원이 열렸다. "봉사단과 직업인 사이, '좋은 일 하시네요'를 넘어서기"를 주제로 6월 28일(화) 7시 마포구 청년문화공간JU 동교동에서 국제개발협력 현장에서 함께 고민하고 있는 노이솔그 참가자들이 모였다.


이번 행사는 지난 6월 28일 열렸던 1차 워크숍 이후 두 번째 순서로 진행되었다. 첫 번째 워크숍이 '좋은 일' 한다고 평가받는 국제개발협력 활동가들이 느끼는 국제개발협력 생태계의 본질적인 문제들을 함께 논하는 자리였다면, 2차 워크숍은 '좋은 일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넘어서서, 이 생태계에서 살아가는 개발협력 종사자들의 정체성, 그리고 한 직업인으로서의 전문성에 대한 인정을 둘러싼 이슈들을 토의했다.  


  '국개협UP'의 우승훈, 차홍선 활동가의 발표


| 실무자? 활동가? 아니면 다른 무엇?


이번 회차는 오프닝 발표와 약 한 시간의 조별 토의, 그리고 토의 내용 발표의 구성으로 진행되었다. 오프닝 발표자로는 '국개협UP' 팀의 차홍선, 우승훈 활동가가 참여했는데, 국개협UP은 지난 1회차 오프닝 발표자였던 '좋은 일 하시네요' 팀(오민영 활동가, 2019년 <떠난 이들에게 듣다> 연구 진행)의 바톤을 이어 받아 2020년 <국제개발협력, 계속해보겠습니다: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2030 활동가의 활동 실태와 지속가능성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금번 워크숍에서 국개협UP은 이 연구의 내용 중에서 특히 활동가들의 자기 정체성과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한 조건으로서의 전문성 인정에 관한 조사 결과를 나누어 주었다.



활동가들은 스스로를 어떻게 지칭할까 


연구 내용에 따르면, 개발협력 전∙현직 활동가들은 스스로를 무엇이라고 지칭해야 하는지에 대해 혼란을 느끼는 경향이 있었다. 스스로를 활동가라고 부르기에는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거나, 현장 파견직이 아닌 한국 사무직이기 때문에 망설여지기도 하고, 실무자∙활동가∙봉사자라는 용어들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활동가들이 국제개발협력을 시작하게 된 동기 ('국개협UP' 연구보고서 중)


'좋은 일을 넘어 무엇을 하고 싶나요?'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타인의 삶을 돕고 싶고 사회 변화에 기여하고 싶다고 응답한 사람이 56%로, 대다수가 사회 공헌에 대한 의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속적인 개발협력 활동을 위한 필요 조건에 대한 질문에서는 '적절한 임금'과 '전문성 및 사회적 인정'이 전체의 44%로 절반에 가까운 비율을 차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문성과 사회적 인정'을 위해서는 활동가 스스로가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조직 문화가 형성되어야 하는데, 시민사회 단체들은 대체로 권위자들의 강압적인 업무 지시로 활동가가 사업을 수행하거나, 회사 및 정부의 용역처럼 업무를 맡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였다.  


2차 워크숍 조별 토의 질문


| 나의 정체성 찾기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스스로를 노동자라고 자신 있게 외칠 수 있어야 한다"는 국개협UP의 마지막 당부에 이어, 참가자들은 5개 조(온라인 3조·오프라인 2조)로 나뉘어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깊이 있게 토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토의는 크게 4가지의 질문들에 대하여 각 조에서 조원들끼리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는데, 그 질문들은 다음과 같았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 내가 생각하는 나는 누구인가?
  • 내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
  • 다른 사람들은 나를 무엇이라고 여기는가?
  • 내가 생각하는 내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열띤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워크숍에 참여한 활동가들 또한 앞선 연구 결과와 동일하게 개발협력 활동가 스스로를 무엇이라고 지칭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본 워크숍에 앞서 각 참가자들은 온라인 사전 미션으로 ‘국제개발협력 활동가로서 내가 하는 일을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말로 소개하는가’, 그리고 ‘국제개발협력 활동가로서 내가 하는 일을 나의 주변 사람들은 제3자에게 어떤 말로 소개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모아 보는 활동을 했는데, 이 활동을 통해서도 대체로 자신의 일을 명확하면서도 쉽게 설명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워크숍 본 토의를 진행한 결과를 통해서도 노이솔그에 참가한 활동가들은 스스로를 활동가라고 지칭하지만, 활동가라는 단어로 연상되는 전문가, 지식인, 또는 현지에서 파견되어 밀착형 사업을 하는 활동가와는 자신이 거리감이 있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이 발견되었다. 이와 더불어, 자신의 업무 특성을 생각해 보았을 때 많은 노이솔그 참가자들은 자신을 한국 사무소에서 현장의 사업을 담당하는 관리자, 조정자, 조력자로서의 역할이 강하며, 정체성을 잃은 ‘행정’ 지원 실무자라고 스스로를 바라보는 의견도 있었다.


2차 워크숍 조별 토의 내용


이러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나눈 후, 스스로가 생각하는, 스스로가 원하는 개발협력 활동가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에 대한 논의들도 진행했다. 스스로가 바라보는 국제개발협력 활동가가 되기 위해서는 개인 차원에서는 자신의 정체성과 업무에 대한 자기 확신과 분야 전문성 (이를 위한 경험), 회복력이 필요하다는 공통된 의견이 있었다. 조직 및 사회 차원에서는 체계적이고 민주적인 조직 문화, 급여 만족도 및 사회적 인식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많이 대두되었다. ‘직업인으로서 국제개발협력 활동가의 전문성’에 대해서는 학위 중심의 기준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들이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연차가 낮은 활동가들의 경우 ‘활동가’라는 표현 자체를 통해 느끼는 ‘전문성’에 대한 부담과, 생애 주기에 걸맞은 적정 수입이 보장되지 않는 낮은 급여 조건을 타개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문성’을 확보하여 ‘몸값’을 올리고자 학위 취득의 필요성을 느끼는 경우가 있었다. 조직 내에서 실무 경력을 쌓으며 성장을 한 사람보다 석사나 박사 학위를 소지한 사람이 ‘전문가’로서 더욱 대우를 받는 현실은 이런 학력 과잉 현상을 촉진하고 젊은 활동가들의 자유로운 유입과 기존 활동가들의 성장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각 단체의 독립성 확보가 활동가들의 활동 여건 개선을 위한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 국제개발협력의 매력을 함께할 동지를 찾자


‘나/우리의 정체성’에 대한 토의로 시작을 했지만 그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공통적으로 ‘떠날 수밖에 없는 이들에 대한 안타까움’도 자주 공유되었다. 스스로는 전문적인 직업인으로서 일을 계속하고 싶지만 선뜻 남에게는 같은 길을 권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양가감정, 직업인으로서 대우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환경에서 일하다가 지쳐 아예 이 생태계 자체를 떠나는 것을 막고자 처음부터 큰 곳, 체계가 있는 곳으로 가라고밖에만 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씁쓸함이 이야기되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활동가 본인의 주관이 결국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공감을 샀다. 한두 마디로 간단명료하게 이 일을 설명할 수가 없다고 해서 필요하지 않은 일도 아니고, 매력적이지 않은 일도 아니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부분이 우리 분야의 말랑말랑함, 우리 분야의 잠재력을 더 많이 보여준다”던 한 참가자의 말처럼,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 그 자체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을 갖고 “긍정적인 부분들을 함께할 수 있는 동지”들을 찾아 연대한다면 ‘더 오래,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개발협력 생태계도 꿈 같은 이야기만은 아닐 수도 있다.


|  3차 워크숍에서 나눌 이야기는?


세 번째 워크숍은 8월 30일, “더 오래, 더 즐겁게 일하기 위한 변화 (1) 노동 조건”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된다. 국제개발협력 분야 노동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서의 ‘노동 조건’에는 어떤 것이 있고, 개선할 수 있는 방법과 대안은 무엇인지 토의를 해 보며 본격적으로 노동 이슈에 대한 솔루션들을 고민해 볼 예정이다. 3차 워크숍에 앞서 7월 마지막주 화요일에는 ‘더 오래,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국제개발협력 노동 환경을 위해 움직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온라인 특강이 진행된다.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실질적인 방법으로 액션을 취했던 사례들을 소개함으로써 변화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 그리고 방법론에 대한 고민에 불을 지피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노이솔그 2차 워크숍 참여 후기


글쓴이: 핑키 (공적인사적모임)


가수 겸 방송인 배철수 님은 몇 년 전 방송에서 이런 말을 했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음악밖에 몰랐다. 참여한 분들께 빚졌다고 생각한다. 세상 돌아가는 일보다도 오로지 음악에만 관심이 있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그분들을 늘 존경한다". 그는 나의 일상보다 우리 사회의 정의 회복을 우선했던 이들에게 여전히 '부채 의식 같은 게 있다'고 말한다. 그가 꺼낸 가슴속 이야기는 사회를 변혁하고자 앞장서서 용기를 낸 이들에게 그처럼 빚을 졌다고 여기며 살아가는 시민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이 사례는 사회 변화에 기여하고 싶어서 국제개발협력을 선택한 이들에게는 더욱 가슴 깊은 곳을 찔렀을 지도 모른다. 스스로를 내 마음속에서 활동가라 인정한 그 누군가와 비교하며 '저 정도는 해야 나도 활동가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는 사람, 사무실에 앉아 정리해야 할 서류들에 쌓여 '나는 실무자지 활동가는 아닌 것 같아'라며 한탄하는 사람, 미얀마, 우크라이나 사태 등이 발생했을 때 스스로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일하고 있음에도 특별히 기여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무기력함을 느끼고 자책하는 사람 등. 사회를 변화시키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것 같아서 스스로를 활동가라 칭하는 것을 고민하는 우리들.


배철수 님의 고민을 들은 유시민 작가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런 건 되게 아름다운 거죠. 그런 마음을 갖고 있다는 건 되게 좋은 거죠. 그때 함께 하지 못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 봐요. 하지만 형편 따라 하는 것이죠. 가족을 부양해야 해서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지 못할 수도 있고요. 그럼에도 가질 수밖에 없는 마음의 빚은 언젠가는 제 몫의 정의로 돌아오기 마련이에요. 스스로의 존엄을 찾으려는 작은 마음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거대한 선을 이루죠'.


개인적으로 필자는 베트남의 DMZ가 있던, 고엽제 피해자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파견 생활을 했다. 나에겐 수행해야 하는 프로젝트가 할당되어 있었지만 베트남 전쟁의 상흔이 여전한 지역에 파견 나온 한국인으로서 베트남 전쟁의 후유증을 못 본 척하기는 힘들었다. 한국이 ODA 공여국이 될 만큼 경제성장을 이룬 배경에는 50여 년 전의 베트남전 특수가 있었고, 그 이면에는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과 같은 암적인 역사가 존재하며, 아이러니하게도 50여 년이 흘러 나는 잘 사는 나라의 일원으로서 ODA 사업을 통해 그들을 '도우라'라는 사명을 받고 그곳에 당도했기 때문이다. 한국인으로서 베트남인들에게 가진 나의 그 부채의식을 내게 주어진 프로젝트만으로 해소하기엔 충분치 않았다. 그래서 지역 베트남인 청년 몇몇을 모아 청년 봉사단을 만들어 고엽제로 인한 중증 장애인이 사는 장애가구에 방문하여 쓰레기를 치우고 밭을 가는 등의 노력봉사활동을 헀다. 내가 했던 그 봉사활동은 사회 변화의 큰 바람을 만들 수 없는 산화되는 날갯짓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나 스스로가 현장에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일원으로서 그 본질을 추구하는 어떤 행동을 해봤다는 것, 주어진 환경에서 나만의 부채의식을 해소해보려 노력했다는 점에서 내게 큰 의미가 되었다.


다른 이의 삶에 관심을 갖는 모든 마음은 소중하고, 절대 무용하지 않다. 내가 당장 크게 영향력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훌륭하고, 작은 마음일지라도 표현하고 나처럼 작은 마음을 가진 이들과 연대할 수 있다면 그것도 역시 훌륭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열린 노.이.솔.그 2차 워크숍에 모여 '내가 활동가인지 실무자인지' 고민을 나눈 이들은 국제개발협력의 본질에 다가갈 궁리를 한 것만으로도 스스로의 활동을 진일보시킨 것이라 생각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활동가란, 적극적으로 행동하며 실천하는 사람. 특히 사회 활동이나 정치 활동에 적극적인 사람을 이른다. 사전의 정의에서 활동가냐 아니냐를 가르는 기준은 '적극성'의 여부다. 사회 변화를 위해 국제개발협력 커리어를 선택했고, 오늘 하루도 남의 삶에 관심을 갖는 데에 나의 노동력을 충분히 투입한 행위 그 자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적극성'은 입증되는 것 아닐까. 일을 넘어 더 많이 행동하면 좋고, 그렇지 않아도 괜찮다. 국제개발협력은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존재하고, 그 분야에 종사하는 나는 오늘도 나의 노동력으로 그 큰 흐름에 기여했을 테니까. 스스로가 이미 활동가로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주관적으로 정의되는 활동가의 의미를 지나치게 객관적으로 해석하고 스스로를 엄격하게 평가하기보다 오늘도 하고 있는 나의 일, 남의 삶에 관심을 가지려 하는 나의 일상을 더욱 긍정적으로 평가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그 마음을 다른 이들과의 연대로 이어보면 어떨까.




함께 보면 좋은 자료


1. 떠난 이들에게 듣다: 한국 개발NGO 활동가의 활동 중단 경험 연구 (by 오민영, 백소라) 

국제개발협력을 떠난 이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떠난 이들의 이야기 보기)


2. 국제개발협력, 계속해보겠습니다: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2030 활동가의 활동 실태와 지속가능성 연구 (by 국개협UP)

더 나은 분야 생태계를 위해 동료 활동가를 연구하고 실천적인 대안을 만들고자 한 연구입니다.

(2030 개발협력 활동가들의 실태는?)


3. 서울노동권익센터

지금 당장, 노무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상담 신청하셔서 도움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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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활동 경험을 가진 30명의 활동가들이 모여 개발협력 분야의 더 나은, 더 즐거운, 더 오래 일할 수 있는 노동 환경과 조직 문화를 위하여 머리를 맞대는 현장의 이야기를 매월 두 번째 피움을 통해 전해 드려요. 노동 이슈 솔루션 그룹 워크숍 소식은 특별히 개발협력 청년 활동가들의 즐거운 작당 플랫폼인 공적인사적모임에서 발행하는 국제개발협력 뉴스레터 김치앤칩스와 피움의 콜라보로 제작됩니다. 개발협력 노동 문제에 대한 관심과 공감대를 확대하기 위한 두 뉴스레터의 합작, 많이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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