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넘겨 새벽이 되어도 꼭 만나자던 친구의 메시지가 종일 마음에 가득했다.
몇 년을 못 만난 것도 아닌데, 그저 짐작으로만 담아두었던 안부를 직접 들을 수 있다 생각하니, 한 시간 가까이 달리고 있는 택시 안에서 잠깐 눈 붙이는 것도 까먹었다.
자정이 지난 시간, 마중을 나온 친구를 나도 모르게 덥석 안는다.
어디 들어갈 곳도 없었지만, 답답할 때마다 시간을 보냈다는 친구의 벤치에 초대를 받아 앉는다.
그간의 일들을 하나라도 빼놓고 싶지 않은 듯 쏟아내는 이야기는 와인 한 잔도 쉽게 비우지 못하게 한다. 늘 밝게 대해 주던 친구는, 질겅이던 삶의 몇 자락들을 열어내고 있다. 지나온 일에도, 지금 겪고 있는 일에도 나는 아무런 말을 덧댈 수가 없다. 같이 속이 상해, 꺼내는 이야기는 모두 다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차오른다.
동이 틀 무렵까지 끊임없이 이어지던 이야기들.
우리가 맞닥뜨리는 많은 일들은 대비할 수도, 해결할 수도 없는 것들임을 떠올리게 했다.
다만, 마음속에서 꺼내고, 이야기하다 보면, 어느덧 불어오던 바람을 느낄 여유쯤 찾을 수도 있겠다 싶어지는 듯하다.
달빛도 다 사그라져 포구의 바닷물도 검게 변해 있을 때쯤, 아까부터 비추고 있었을 가로등 불빛이 눈에 들어온다.
음악을 하는 친구는 여러 개의 음처럼 흐른다고 하고,
나는 톡 하고 점을 찍고 이내 사라지는 것 같다고 한다.
어찌 되든 그 자리에 잘 있어 보겠노라고, 그러다 다시 또 반갑게 만나자는 인사가 콕 하고 들어와 박힌다.
사진 & 글: 하동훈
‘사진하는 공감아이’ 사진치유자, 곁지가 사진가
(donghoon.ha.michael@gmail.com)
오늘을 넘겨 새벽이 되어도 꼭 만나자던 친구의 메시지가 종일 마음에 가득했다.
몇 년을 못 만난 것도 아닌데, 그저 짐작으로만 담아두었던 안부를 직접 들을 수 있다 생각하니, 한 시간 가까이 달리고 있는 택시 안에서 잠깐 눈 붙이는 것도 까먹었다.
자정이 지난 시간, 마중을 나온 친구를 나도 모르게 덥석 안는다.
어디 들어갈 곳도 없었지만, 답답할 때마다 시간을 보냈다는 친구의 벤치에 초대를 받아 앉는다.
그간의 일들을 하나라도 빼놓고 싶지 않은 듯 쏟아내는 이야기는 와인 한 잔도 쉽게 비우지 못하게 한다. 늘 밝게 대해 주던 친구는, 질겅이던 삶의 몇 자락들을 열어내고 있다. 지나온 일에도, 지금 겪고 있는 일에도 나는 아무런 말을 덧댈 수가 없다. 같이 속이 상해, 꺼내는 이야기는 모두 다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차오른다.
동이 틀 무렵까지 끊임없이 이어지던 이야기들.
우리가 맞닥뜨리는 많은 일들은 대비할 수도, 해결할 수도 없는 것들임을 떠올리게 했다.
다만, 마음속에서 꺼내고, 이야기하다 보면, 어느덧 불어오던 바람을 느낄 여유쯤 찾을 수도 있겠다 싶어지는 듯하다.
달빛도 다 사그라져 포구의 바닷물도 검게 변해 있을 때쯤, 아까부터 비추고 있었을 가로등 불빛이 눈에 들어온다.
음악을 하는 친구는 여러 개의 음처럼 흐른다고 하고,
나는 톡 하고 점을 찍고 이내 사라지는 것 같다고 한다.
어찌 되든 그 자리에 잘 있어 보겠노라고, 그러다 다시 또 반갑게 만나자는 인사가 콕 하고 들어와 박힌다.
사진 & 글: 하동훈
‘사진하는 공감아이’ 사진치유자, 곁지가 사진가
(donghoon.ha.michael@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