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과 사람들[지방에서 국제개발협력 하기 #03] 국제개발협력이 지역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고민 필요 - 울산국제개발협력센터 주민서 센터장 인터뷰

2023-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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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대안 피다는 서울과 중앙 정부, 전문가 및 관료로 대표되는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중심부'에 대응되는 '주변부'를 조명하기 위한 활동의 일환으로 매월 두 번째 피움을 통해 <지방에서 국제개발협력 하기>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본 시리즈를 통해 지방 소재 기관에서 활동하는 활동가, 지방 소재 대학에서 국제개발협력을 공부하고 가르치는 학생과 연구자 등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들려 드리고자 합니다.



지방에서 국제개발협력 하기 #03

국제개발협력이 지역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고민 필요

- 울산국제개발협력센터 주민서 센터장 인터뷰





안녕하세요,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피움 기자단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울산국제개발협력센터의 주민서 센터장이라고 합니다. 


어떤 계기로 울산국제개발협력센터장을 맡게 되셨나요? 개인적으로 울산에 연고가 있으신지요?

울산에 연고가 있지는 않아요. 사실 경상도 지역 자체에 연고가 없습니다. 울산국제개발협력센터를 오기 전에 유니세프에서 근무를 하던 중 한국에서 일을 더 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는데요. 유니세프에서 일할 당시 한국 정부 대상의 공공 파트너십 관련 업무를 담당하면서 한국 내 여러 기관들과 학교들을 접하면서 한국에서 개발협력 업무를 해 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주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한국에서10년 이상의 경력직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는 않은데, 시니어의 단계에서 제한적인 국제개발협력 일자리 중에서 적합한 곳을 찾아 울산국제개발협력센터장을 맡게 되었어요.


그렇다면 울산 센터장을 처음 맡게 되셨을 때 울산의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혹은 지방 국제개발협력 사회의 발전을 위해 어떤 다짐과 목표를 세우셨는지도 궁금합니다. 그리고 혹시 그러한 다짐이 ‘지방에서 국제개발협력 하기’라는 주제와 맞닿아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지방에서 국제개발협력 하기’라는 주제에 대해서는 울산에 내려오기까지는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의 국제개발협력 경험이 기업 CSR팀에 있던 것이 전부였기 때문에 솔직히 이전까지는 한국에서 수도권과 지방이 국제개발협력에 있어 이렇게까지 차이가 많이 나는지조차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지방의 발전이라는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울산에 내려왔던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전국 곳곳에 위치한 국제개발협력 센터 8개 중 대부분의 경우는 KOICA 출신인 분들이 운영하고 있어요. 따라서 비 KOICA 출신으로서 시니어급으로 넘어가는 국제개발협력 종사자들이 센터로 넘어올 수 있는 좋은 선례를 만들고 싶다는 다짐이 하나 있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네요. 오히려 지방에 오고 나서 지방의 국제개발협력 인프라가 이렇게까지 부족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여러 기회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일을 하면서부터 시작하게 된 것 같습니다.


울산국제개발협력센터가 수행하는 업무를 소개해 주세요.

KOICA가 지방에 국제개발협력센터를 설립할 때에는 ‘지방의 국제개발협력 저변을 확대한다’라는 맨데이트가 있었고, 이에 따라 센터들이 세계시민교육을 비롯하여 국제개발협력 인식을 증진하는 여러 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저희의 경우에는 교육 사업 이외에도, ODA가 돈이 된다는 것을 보여 주어야 지방을 움직일 수 있겠다는 판단을 바탕으로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특히 학생들이 울산에서도 국제개발협력과 관련된 스펙을 쌓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시비를 확보하여 울산시 정책이나 울산만의 발전 경험을 분석하여 울산형 국제개발협력 모델을 만들고, 그에 맞게 이노베이티브 파트너십을 쌓고, 인력 양성을 통한 인식 증진이라는 세 가지 틀을 잡고 사업들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울산국제개발협력센터가 수행하고 있는 다양한 업무 중에서 센터장님께서 가장 자부심을 느끼고 계신 업무가 있다면 더 자세히 소개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저희 울산 센터만이 하고 있는 사업을 소개하자면, 국제기구에 인턴을 보내는 ‘유 플라이(U FLY: Ulsan For International Youth)’라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울산이 100%로 시 예산을 투입하여 2022년의 경우 4명의 인턴을 선발해, 3명은 UN FAO에 파견했고, 1명은 울산 국제개발협력센터에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울산시가 국제개발협력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시비를 지출한다는 점에 있어서 울산시에 감사하고 있으며, 자부심을 느낀다는 표현보다는 울산시와 저희 센터가 좋은 협력 사례를 만들었다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울산국제개발협력센터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 www.ulsanidcc.com)


지방 국제개발협력센터로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계시다는 점이 매우 인상 깊습니다. 울산 국제개발협력센터 센터장으로서 현재 느끼고 계신 수도권과 지방 간의 개발협력 생태계 불균형 중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불균형이라는 것은, 어느 한쪽이 많이 가지고 있고, 다른 한쪽은 그러지 못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잖아요? 부산, 대구 등은 불균형이라는 표현이 적합하지만, 울산 같은 경우에는 불균형이라고 얘기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기반이 아예 없는 지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울산의 경우, GDP가 높은 국내 최대 산업 도시로서 국제개발협력의 필요성이 강조되지 않았어요. 아직까지도 국제개발협력을 하기보다는 현대차 회사에 입사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겠죠. 이러한 맥락에서 문제점보다는 지역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거기에서 오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수도권이 인프라를 다 쥐고 뺏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지역이 지역 특성상 국제개발협력 생태계의 필요성을 못 느낀 것이고, 이를 문제점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중앙 중심적 사고방식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것이 지역 간의 차이일 뿐, 문제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지방 정부가 지방의 국제개발협력 발전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어떻게 유인할 수 있을지, 우리가 지방 정부에 제시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무엇이 있을지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지자체는 한정된 예산을 갖고 있고, 지역민의 복지 증진을 위한 목적으로 세워졌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이 지역에 어떠한 도움이 되는지 면밀하게 분석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만 있고, 그것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필요성은 설득하지 못하시는 관계자 분들이 많은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저희 같은 경우는 지방의 인재 유출을 막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과 더 다양한 직업 풀을 가질 수 있다는 점들을 바탕으로 지자체를 설득하고 있습니다.


울산 지역을 기반으로 자체적인 개발협력 사업을 수행하는 NGO 등 민간 기관들과 혁신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고 센터의 소개글에서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네트워크 구축 방식과 현재 가장 활발하게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에 대해 공유 부탁드립니다.

울산에는 개발 NGO가 한 개인데, 굉장히 작고 영세한 기관이에요. 대형 단체의 울산 지부 등도 있지만, 울산 자체를 기반으로 한 개발 NGO들의 수가 굉장히 적은 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과 함께 협력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들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제가 개인적으로 민간 기업 및 KOICA 등의 도너 기관들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제개발협력의 중심부에 있는 기관들이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국제기구와 주로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 UNFAO, UN OHCHR, UNICEF 등의 국제기구와 주한 덴마크 대사관과 같은 재외 공관 등을 대상으로 협력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서는 서울에 있어야 한다'는 인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서울에 가아죠. 한국에서 국제개발협력 업계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보를 얻는 차원에서도 서울 지역이 더욱 유리한 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지방에는 다양한 관심사가 잘 없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니치 마켓인 국제개발협력 또한 서울에서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인식이 생겼다고 생각을 합니다.


(울산국제개발협력센터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 www.ulsanidcc.com)


서울에 일자리가 훨씬 많기 때문에 이러한 인식이 생겼다고 생각하는데, 혹시 지방에서 개발협력 활동가로서의 커리어 패스는 대체로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또한 지방이기 때문에 활동가가 겪게 되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개인적으로 지방에서 쭉 커리어를 쌓아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방 개발협력 활동가로서의 커리어패스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모르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지방에서 국제개발협력을 이야기할 때, 관련 이슈들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적고, 공감대를 얻을 만한 사람들이 많이 없는 것이 저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적인 어려움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울산에서 국제개발협력을 하더라도 서울에 있는 학생들과 동일한 수준의 기회와 환경이 주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국제 활동에 있어) 서울에서 JPO와 같은 프로그램이 최고로 좋은 커리어 패스라고 인식되듯이, ‘유 플라이’와 같은 울산 학생들을 위한 인턴십 프로그램도 가장 먼저 국제기구를 대상으로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더 나은 지방에서의 개발협력 현장을 위해 대중들 또는 동료 활동가들의 협력이 필요한 일이 있다면 무엇인지 의견 나눠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지방과 수도권의 문제보다는, 한국에서 국제개발협력을 하시는 분들이 정보를 얻거나 네트워킹을 하는 활동 자체를 한국으로만 제한한다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어적인 문제가 가장 크기는 하겠지만, 국제개발의 주류에 있는 국가들이나 커뮤니티의 자료와 트렌드를 많이 가져와 한국에 적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은 국제개발협력은 트렌드가 빠르지 않고, 가벼운 경험과 지식만을 가지고 국제개발협력 전체를 논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블러핑(bluffing: 허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지방 학생들의 경우 세미나나 네트워크의 기회가 적기 때문에 블러핑에 쉽게 속을 위험이 더 높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더욱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발행하는 자료들을 더 많이 보고 지방에 공유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자료 및 지식공유 세미나가 지역 안에서 자체적으로 진행되기에는 관련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해외 기관들, 예를 들어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와 같은 해외 연구소들의 연구 보고서나 자료를 기반으로 지방-서울의 차이를 신경 쓰지 않고 해외 자료를 많이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진행 및 정리: 피움 기자단 3기

하지민 (jimincarpediem@naver.com)

홍은선 (a63213713@gmail.com)